“광주에서 얻은 영감, 예술로…등불같은 작가 되고 싶어요”
2026 꿈을 쏘다 <1>한국화가 심다이
부산 출생, 군산서 대학 광주서 활동
한국 채색화, 전통 기반 꿈·현실 교차
남도 자연은 큰 위로…작품에 담아
부산 출생, 군산서 대학 광주서 활동
한국 채색화, 전통 기반 꿈·현실 교차
남도 자연은 큰 위로…작품에 담아
![]() 부산에서 태어나 군산에서 대학을 마치고 광주에서 활동하는 심다이 한국화가는 “위로를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아틀리에 ‘미감’에서 포즈를 취한 심 작가. |
2026년 올해도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최선의 기량을 연마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예술가들이 많다. 미술, 공연 등 분야에서 활동이 기대되는 지역의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부산에서 태어나 군산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광주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화가 심다이 씨(34)의 얘기다.
그가 고향을 떠나 전북으로 광주로 떠돌며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나는 커서 화가가 될 거야’라는 생각 하나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자라고 보니 부모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미술하면 먹고 살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였다. 난감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나는 화가가 될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살아왔는데, 안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얼마 전 심 작가는 ACC디자인갤러리에서 진행한 박사학위 청구전(국립군산대 예술대학)을 마무리했다. ‘More than Paradise’전은 꿈인 듯, 현실인 듯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모티브로 한다. 현실과 비현실, 이성과 비이성, 자아와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법은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기자는 최근 전시를 성황리에 마친 심 작가와 인터뷰를 했다. 서구 화정동에서 한국화 아틀리에 ‘미감’을 운영 중인 그는 화가로서 오늘이 있기까지 우여곡절의 시간을 풀어놨다.
“고등학교 시절 화가가 되고 싶어 부산의 일반 고등학교에서 예고로 전학을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한동안 필통에 4B연필만 넣고 다니며 ‘난 언젠가 그림을 그릴 거야’라는 꿈만 꾸었죠. 그러다 예고 홈페이지에서 전학 실기시험 공지를 보게 됐고, 학교 미술 선생님 소개로 시험 준비를 하러 화실에 다녔어요. 예고에 꼭 가야겠다는 일념밖에는 없었습니다.”
화실에 다니는 동안은 새벽 내내 연습했다. 그렇게 한 달을 꼬박 준비해서 예고에 갈 수 있었다.
심 작가는 “이후 미대만 가면 되는데, 그때도 여전히 부모님 반대가 심했다”며 “그래서 집에서 좀 멀고, 학비를 장학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다 생활비만 벌면 되는 곳을 많이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가 군산대학교에 진학하게 된 이유다. 그때까지 산과 바다가 있는 부산에 살다가 군산으로 가는 버스에서 지평선을 처음 봤다. ‘아 내가 정말 다른 곳으로 왔구나’하는 실감이 들었다고 심 작가는 회고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의 미대에 진학했던 터라 “방학이나 학기 중에 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생활비와 학비를 벌었다”고 한다. 전북미협 아르바이트, 시강이나 카페 알바, 디자인 포토샵 알바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공모전에 그림도 내는 등 “어느 구름에 비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다.
한국화를 평생 진로로 생각하게 된 것은 대학 2학년 때 수묵화 강의를 들으면서였다. 광주에서 강의를 온 교수님은 곽수봉 한국화가였다. 처음 수업을 듣고 곽 선생님의 개인전에 갔는데 “한국화와 남도의 멋에 매료돼 버렸다”고 심 작가는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광주에 그림을 배우러 다녔다.
“어떻게 보면 지금 시대에는 거의 없는 도제식 교육을 받았어요. 선생님의 기교나 테크닉보다는 ‘안목’과 ‘태도’에 대해서 배웠죠. 작업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 무엇이 좋은 것이고 진짜인지를 구별해내는 직관, 미적 판단 같은 것들이요. 그게 지금 저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이에요.”
졸업 후에는 광주미협에서 근무도 하며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했다. 미협에서는 시립미술관 분관 위탁 관리 업무, 광주국제아트페어 운영지원부에서 예산 관련 일을 했다. 당시 경험으로 미술 행정 업무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공모전이나 국제아트페어 등에서 일하면서 많은 작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은 것이 광주에 빨리 녹아들고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한다.
그의 작업은 ‘내면의 빛’(Inner Light)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한국 채색화의 전통을 기반으로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경계 공간을 초점화한다. 그에 따르면 화면 속 여러 겹으로 쌓인 색층과 투명한 빛의 표현을 매개로 내면의 무의식에서 빛의 형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한다. “단순한 이상향의 재현이 아니라 평온과 관조, 사랑이라는 내면의 심상을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에 방점을 둘 뿐 아니라 “관람자가 작품 앞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며, 각자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평온과 사랑을 발견하도록 이끄는 명상적 회화를 지향한다”고 심 작가는 언급했다.
20대부터 광주에 오고가며 이제는 ‘광주사람’이 다 됐다는 그는 “광주에서 살아보니 밥이 너무 맛있고 물이 너무 좋다”며 웃었다. “남도의 자연 풍경을 보면 정말 놀라워요. 능력 있고 저명한 조경가의 계획 아래 조성된 것처럼, 그냥 길가에 심어진 나무들도, 산세도, 단풍과 풀의 색까지 다른 곳과는 다르죠. 광주에서 남도 지방으로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정말 오밀조밀,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진 정원 같으니까요. 사찰도 아담하지만 곳곳에 구경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요.”
작품 활동 틈틈이 화실에서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기에 그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하려는 분들이면 그래도 조금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들이 아닐까 했는데, 생각 외로 우울이나 공황장애, 마음의 아픔이 있는 분들이 많았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 분들과 많은 대화도 나누고, 또 아름다운 색채를 보고, 낯설지만 한국화 붓과 한지를 대상으로 깊이 몰입하는 시간도 가지며 치유되는 모습들을 봤다”고 그는 그림이 주는 치유 효과에 대해서도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박사학위 청구전에서 선보였던 ‘More than Paradise’의 담론을 더욱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광주라는 멋스럽고 다정한 도시에서 받은 영감을 다시 예술로 돌려드리고 싶다”며 남도의 자연이 저에게 건네준 위로를 그림에 담아, ‘심다이의 그림을 보면 마음 한구석에 등불이 켜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심 작가는 대한민국 한국화 대전 최우수상, 정수미술대전 한국화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광주시 미술대전 추천작가, 대한민국 한국화대전 추천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부산에서 태어나 군산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광주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화가 심다이 씨(34)의 얘기다.
그런데 막상 자라고 보니 부모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미술하면 먹고 살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였다. 난감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나는 화가가 될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살아왔는데, 안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얼마 전 심 작가는 ACC디자인갤러리에서 진행한 박사학위 청구전(국립군산대 예술대학)을 마무리했다. ‘More than Paradise’전은 꿈인 듯, 현실인 듯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모티브로 한다. 현실과 비현실, 이성과 비이성, 자아와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법은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 ‘선경’(仙境) |
“고등학교 시절 화가가 되고 싶어 부산의 일반 고등학교에서 예고로 전학을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한동안 필통에 4B연필만 넣고 다니며 ‘난 언젠가 그림을 그릴 거야’라는 꿈만 꾸었죠. 그러다 예고 홈페이지에서 전학 실기시험 공지를 보게 됐고, 학교 미술 선생님 소개로 시험 준비를 하러 화실에 다녔어요. 예고에 꼭 가야겠다는 일념밖에는 없었습니다.”
화실에 다니는 동안은 새벽 내내 연습했다. 그렇게 한 달을 꼬박 준비해서 예고에 갈 수 있었다.
심 작가는 “이후 미대만 가면 되는데, 그때도 여전히 부모님 반대가 심했다”며 “그래서 집에서 좀 멀고, 학비를 장학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다 생활비만 벌면 되는 곳을 많이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가 군산대학교에 진학하게 된 이유다. 그때까지 산과 바다가 있는 부산에 살다가 군산으로 가는 버스에서 지평선을 처음 봤다. ‘아 내가 정말 다른 곳으로 왔구나’하는 실감이 들었다고 심 작가는 회고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의 미대에 진학했던 터라 “방학이나 학기 중에 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생활비와 학비를 벌었다”고 한다. 전북미협 아르바이트, 시강이나 카페 알바, 디자인 포토샵 알바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공모전에 그림도 내는 등 “어느 구름에 비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다.
한국화를 평생 진로로 생각하게 된 것은 대학 2학년 때 수묵화 강의를 들으면서였다. 광주에서 강의를 온 교수님은 곽수봉 한국화가였다. 처음 수업을 듣고 곽 선생님의 개인전에 갔는데 “한국화와 남도의 멋에 매료돼 버렸다”고 심 작가는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광주에 그림을 배우러 다녔다.
“어떻게 보면 지금 시대에는 거의 없는 도제식 교육을 받았어요. 선생님의 기교나 테크닉보다는 ‘안목’과 ‘태도’에 대해서 배웠죠. 작업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 무엇이 좋은 것이고 진짜인지를 구별해내는 직관, 미적 판단 같은 것들이요. 그게 지금 저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이에요.”
졸업 후에는 광주미협에서 근무도 하며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했다. 미협에서는 시립미술관 분관 위탁 관리 업무, 광주국제아트페어 운영지원부에서 예산 관련 일을 했다. 당시 경험으로 미술 행정 업무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공모전이나 국제아트페어 등에서 일하면서 많은 작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은 것이 광주에 빨리 녹아들고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한다.
![]() ‘promise’ |
그의 작업은 ‘내면의 빛’(Inner Light)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한국 채색화의 전통을 기반으로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경계 공간을 초점화한다. 그에 따르면 화면 속 여러 겹으로 쌓인 색층과 투명한 빛의 표현을 매개로 내면의 무의식에서 빛의 형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한다. “단순한 이상향의 재현이 아니라 평온과 관조, 사랑이라는 내면의 심상을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에 방점을 둘 뿐 아니라 “관람자가 작품 앞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며, 각자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평온과 사랑을 발견하도록 이끄는 명상적 회화를 지향한다”고 심 작가는 언급했다.
20대부터 광주에 오고가며 이제는 ‘광주사람’이 다 됐다는 그는 “광주에서 살아보니 밥이 너무 맛있고 물이 너무 좋다”며 웃었다. “남도의 자연 풍경을 보면 정말 놀라워요. 능력 있고 저명한 조경가의 계획 아래 조성된 것처럼, 그냥 길가에 심어진 나무들도, 산세도, 단풍과 풀의 색까지 다른 곳과는 다르죠. 광주에서 남도 지방으로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정말 오밀조밀,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진 정원 같으니까요. 사찰도 아담하지만 곳곳에 구경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요.”
작품 활동 틈틈이 화실에서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기에 그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하려는 분들이면 그래도 조금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들이 아닐까 했는데, 생각 외로 우울이나 공황장애, 마음의 아픔이 있는 분들이 많았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 분들과 많은 대화도 나누고, 또 아름다운 색채를 보고, 낯설지만 한국화 붓과 한지를 대상으로 깊이 몰입하는 시간도 가지며 치유되는 모습들을 봤다”고 그는 그림이 주는 치유 효과에 대해서도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박사학위 청구전에서 선보였던 ‘More than Paradise’의 담론을 더욱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광주라는 멋스럽고 다정한 도시에서 받은 영감을 다시 예술로 돌려드리고 싶다”며 남도의 자연이 저에게 건네준 위로를 그림에 담아, ‘심다이의 그림을 보면 마음 한구석에 등불이 켜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심 작가는 대한민국 한국화 대전 최우수상, 정수미술대전 한국화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광주시 미술대전 추천작가, 대한민국 한국화대전 추천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