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와 태명 - 김윤하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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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와 태명 - 김윤하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2025년 12월 17일(수) 19:55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부는 모든 면에서 조심하게 된다. 특히 말과 행동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데 이는 바로 태교 때문이다. 예비 엄마라면 누구나 몸과 마음이 튼튼한 아기, 재능이 발달한 아기가 태어나기를 원하며 이런 소망은 태교로 이어진다.

태교는 임신부의 행동이 태아에게 심리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근거로 임신 중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언행을 삼가며 태아가 자라나기 위한 준비를 보다 잘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임신 중 교육을 말한다. 한때 비과학적인 미신이라고 치부됐으나 자궁 내 환경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에 의해 그 영향력이 증명되고 있다.

태아는 3개월이면 청각기관이 발달하고 5개월이 되면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이를 위한 애칭을 만들어 부드럽고 분명한 목소리로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다양한 느낌을 담아서 이야기하는 태담 태교는 아이에게 좋은 자극과 정서적 안정을 줄 뿐만 아니라 임신부와 태아의 정서적 유대를 깊게 한다.

또한 음악 태교를 통해 태아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우뇌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바느질 태교를 통해 태아 두뇌 발달을 도운다고 한다. 그 외 음식태교, 태교운동, 태교여행 등이 권장되고 있다.

부부가 상의해 어떤 방법의 태교를 할지 결정하되 태아에게 다양한 학습 효과를 주기 위해 태교법은 두 가지 이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어느 시기에 어떤 태교를 중점적으로 할 것인지 등 계획도 함께 세워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태교를 많이 한다고 해서 아이가 천재이거나 풍부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태교는 아기에 대한 사랑을 기본으로 임신부가 즐겁게 행할 수 있는 방법과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가 임신을 확인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게 될까? 모르긴 몰라도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태아가 뱃속에서 건강하게 자랄 10개월, 혹은 그 이상 부르게 될 태명을 붙이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태명, 우리나라 옛 이름으로는 ‘배냇이름’이라고 한다. 태명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태아가 태어나기 전부터 보고 듣고 배운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아챈 선조들은 엄마 뱃속에서의 열 달을 한 살로 인정하고, 태명을 붙여 이름을 부르고 대화하고 교감하며 태아와의 애착 육아를 시작했다.

한 육아 방송 프로그램에서 축구선수 이동국의 아들인 대박이가 태어난 이후에도 ‘이시안’이라는 이름보다 대박이라는 태명으로 더 많이 불린 것처럼 언제부터인가 예쁜 태명을 짓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태명을 짓는 것에는 특별한 법칙이나 규칙은 없다. 부부 만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을 담아 부르면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모든 부부들이 공통적으로 아기의 건강, 지혜로움을 기원해서일까 비슷한 태명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태아의 건강을 바라는 의미의 튼튼이, 힘찬이, 쭉쭉이, 씩씩이, 쑥쑥이 등의 태명도 있고,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의미의 대박이, 복덩이, 럭키, 로또, 다복이, 복땡이, 축복이 등의 태명도 있다. 이 외에도 작은 모양을 의미하는 콩알이, 꼬물이 등의 태명도 선호되며, 지난 2018년의 경우 황금개띠이다 보니 개똥이, 금동이, 황금이, 금몽이와 같이 띠를 따라 짓기도 한다.

태아는 임신 20주가 되면 엄마의 목소리를 감지하기 시작하고 이후로 뱃속으로 전달되는 부모의 목소리를 기억하기 시작한다. 단순히 ‘아가’라는 호칭보다 애정이 담긴 태명을 통해 태아와 교감을 한다면 이것이 바로 최고의 태교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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