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심장’ 광주, 반도체 뒷문 잠그는 ‘패키징’ 열쇠 쥐었다
수도권 ‘메모리 허브’, 광주 포함 남부권 ‘소부장·패키징 거점’ 이원화
광주 ‘첨단 패키징’ 특화 …AI 시대 반도체 고부가가치 영역 선점 기회
광주 ‘첨단 패키징’ 특화 …AI 시대 반도체 고부가가치 영역 선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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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일 내놓은 ‘K-반도체 육성전략’을 보면 광주시가 맡게 될 역할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정부는 수도권 용인·평택을 ‘제조(메모리) 허브’로, 광주를 포함한 남부권을 ‘소부장·패키징 혁신 거점’으로 이원화했다.
이 중에서도 광주가 ‘첨단 패키징’ 특화 지역으로 낙점된 것은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 AI 시대 반도체 산업의 고부가가치 영역을 선점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반도체 설계 자산(IP)의 절대 강자인 ‘Arm’을 활용한 인재 양성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광주 반도체 생태계의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은 물리적 한계에 봉착했다.
회로 선폭을 좁히는 것만으로는 성능 향상이 어려워지자, 업계는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칩들을 하나로 묶어 성능을 극대화하는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가속기 역시 이 패키징 기술이 없으면 탄생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광주가 이 분야의 적임자로 꼽힌 배경에는 ‘AI 산업 중심지’라는 위상이 있다.
AI 연산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칩이 필수적인데, 이를 시스템반도체와 결합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패키징이다.
정부도 언급했듯, 광주는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돼 있어 신규 패키징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즉, 광주에서 데이터를 처리(AI 데이터센터)하고, 그 처리에 필요한 두뇌(AI 반도체)를 조립·마감(패키징)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완성되는 셈이다.
하드웨어 인프라만큼이나 이번 전략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바로 ‘인재’다.
아무리 좋은 패키징 설비가 있어도 이를 운용하고 설계할 인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설계 자산(IP)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인 ‘Arm’을 끌어들였다.
정부는 최근 국내에 ‘Arm 스쿨’을 유치해 우선 광주과학기술원(GIST)학생과 재직자를 대상으로 통합 설계 교육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1400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됐다. 이는 광주 입장에서 천군만마와 같다. 패키징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칩의 구조를 이해하는 설계 역량이 필수적인데, Arm 스쿨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광주의 팹리스 및 패키징 현장에 투입된다면 ‘설계-후공정’의 유기적인 결합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더 나아가 글로벌 선도기업의 연구거점을 유치해 한국을 ‘글로벌 설계·연구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부의 구상은 구체적이다. 단순히 기업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첨단 패키징 실증센터’를 구축해 R&D 거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허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광주 지역 제조업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소자기업과 패키징 기업 간의 합작 팹(Fab) 추진’이다. 반도체 칩을 만드는 소자 기업과 이를 포장하는 패키징 기업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면 공정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앵커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등 이미 지역에 둥지를 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들과 연계할 수 있는 국내외 유망 소부장 기업들을 광주로 끌어들이는 것이 과제다. 정부 역시 광주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세제, 재정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며 힘을 실어줬다.
정부 지원의 보따리도 두둑하다. 당장 내년부터 국비 60억원이 투입돼 ‘첨단 패키징 실증센터’ 구축이 시작된다.
2030년까지 총 42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기업들이 만든 칩을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R&D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광주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사업을 발판 삼아 향후 5000억원 규모의 대형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실증 단계를 넘어 대규모 양산 지원 체계까지 갖추겠다는 포석이다. 또한 칩 제조기업과 패키징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합작 팹(Fab)’ 건설 지원과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통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은 기업들의 광주행을 재촉할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정부는 수도권 용인·평택을 ‘제조(메모리) 허브’로, 광주를 포함한 남부권을 ‘소부장·패키징 혁신 거점’으로 이원화했다.
이 중에서도 광주가 ‘첨단 패키징’ 특화 지역으로 낙점된 것은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 AI 시대 반도체 산업의 고부가가치 영역을 선점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도체 미세공정은 물리적 한계에 봉착했다.
회로 선폭을 좁히는 것만으로는 성능 향상이 어려워지자, 업계는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칩들을 하나로 묶어 성능을 극대화하는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가속기 역시 이 패키징 기술이 없으면 탄생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AI 연산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칩이 필수적인데, 이를 시스템반도체와 결합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패키징이다.
정부도 언급했듯, 광주는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돼 있어 신규 패키징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즉, 광주에서 데이터를 처리(AI 데이터센터)하고, 그 처리에 필요한 두뇌(AI 반도체)를 조립·마감(패키징)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완성되는 셈이다.
하드웨어 인프라만큼이나 이번 전략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바로 ‘인재’다.
아무리 좋은 패키징 설비가 있어도 이를 운용하고 설계할 인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설계 자산(IP)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인 ‘Arm’을 끌어들였다.
정부는 최근 국내에 ‘Arm 스쿨’을 유치해 우선 광주과학기술원(GIST)학생과 재직자를 대상으로 통합 설계 교육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1400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됐다. 이는 광주 입장에서 천군만마와 같다. 패키징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칩의 구조를 이해하는 설계 역량이 필수적인데, Arm 스쿨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광주의 팹리스 및 패키징 현장에 투입된다면 ‘설계-후공정’의 유기적인 결합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더 나아가 글로벌 선도기업의 연구거점을 유치해 한국을 ‘글로벌 설계·연구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부의 구상은 구체적이다. 단순히 기업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첨단 패키징 실증센터’를 구축해 R&D 거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허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광주 지역 제조업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소자기업과 패키징 기업 간의 합작 팹(Fab) 추진’이다. 반도체 칩을 만드는 소자 기업과 이를 포장하는 패키징 기업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면 공정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앵커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등 이미 지역에 둥지를 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들과 연계할 수 있는 국내외 유망 소부장 기업들을 광주로 끌어들이는 것이 과제다. 정부 역시 광주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세제, 재정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며 힘을 실어줬다.
정부 지원의 보따리도 두둑하다. 당장 내년부터 국비 60억원이 투입돼 ‘첨단 패키징 실증센터’ 구축이 시작된다.
2030년까지 총 42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기업들이 만든 칩을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R&D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광주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사업을 발판 삼아 향후 5000억원 규모의 대형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실증 단계를 넘어 대규모 양산 지원 체계까지 갖추겠다는 포석이다. 또한 칩 제조기업과 패키징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합작 팹(Fab)’ 건설 지원과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통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은 기업들의 광주행을 재촉할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