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야우중(秋夜雨中) - 곽성구 전 광주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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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초가을의 비는 여름 내내 막혔던 생각들을 한꺼번에 풀어주는 듯하고, 본격적인 가을의 한 가운데 내리는 비는 한 해를 장식하는 황홀한 향연을 보여주며 많은 수확을 선물한 자연에 경외감을 갖게 만들어준다. 늦가을에 내리는 비는 한 해를 정리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가을에는 나의 서예 휘호도 다양해 진다. 많은 좋은 글귀를 골라 써 보곤 하지만 아직도 마음에 드는 작품을 간직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언젠가는 한 작품이라도 마음에 드는 게 있겠지 하는 기대와 함께 많은 시간을 이 가을에 집중하게 된다.
‘인서구로’(人書俱老)라고 했다. 사람과 글씨 모두가 세월이 갈수록 좋아지고 안목도 높아진다는데 나는 세월만 흘려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다급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 하여 ‘글씨는 그 사람이다’는 말은 꼭 나의 부족함을 꼬집고 있다.
이맘 때 선조들의 정취를 느끼기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시구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추야우중’이다. “쓸쓸한 가을바람에 괴로워 읊조린다./ 이 세상 뉘라서 내 마음을 알아주리,/ 삼경 깊은 밤 창밖에 비는 내리고,/ 등불 앞에 초조한 심사는 만 리를 달리네/”(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가을비가 하염없이 내리고있다. 나는 또 내가 이맘 때면 늘 써보는 추야우중을 새로운 느낌이 들 수있게 휘호해 본다.
최고운 선생이 이 시를 쓰신 때가 나와의 시간 간격이 하도 멀지만 꼭 지금의 나를 보면서 쓰신 것 같은 느낌이다. 쓸쓸한 내 마음은 빗소리 속에 달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방황을 한다.
나의 2025년 다시 추야우중은 어떤 느낌의 기록으로 남을지 궁금하면서 내 정성을 다하여 휘호해 보고 있다. 해마다 꼭 써보는 추야우중은 해결해야 하는 나에게는 큰 숙제이다. 그러기에 고운 선생의 추야우중의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지금의 나를 잘 표현해 보려한다.
화선지 위에 그려지는 자화상은 부끄러움만 여기 저기 흩어진다. 이러다가는 세월만 하염없이 흘러가고 다시 오지 않을 2025 가을은 곁을 떠나가겠다는 조바심만 더해 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쓸수록 는다’라는 스승의 가르침이 크게 다가 온다. 그래 조바심을 버리고 나의 정신을 맑게 하여 2025년 다시 추야우중이 뜻깊게 지나가게 정성을 다하자. 내 젊음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시간과 함께 늙음이 찾아오긴 하겠지만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기쁠 것이다. 이 가을은 나를 어떻게든 변화 시켜놓고 지나갈 거다. 2025년 추야우중 나의 심회를 이렇게 간직해 본다.
“바람은 내 가슴에 쓸쓸함만 깊게 남겨두고 가려는가./ 이 세상에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아./ 올해도 예년처럼 비오는 깊은 밤에, 깊은 심회를 펼쳐 보자./ 창밖에는 지금도 하염없이 비만 내린다.”
‘인서구로’(人書俱老)라고 했다. 사람과 글씨 모두가 세월이 갈수록 좋아지고 안목도 높아진다는데 나는 세월만 흘려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다급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 하여 ‘글씨는 그 사람이다’는 말은 꼭 나의 부족함을 꼬집고 있다.
이맘 때 선조들의 정취를 느끼기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시구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추야우중’이다. “쓸쓸한 가을바람에 괴로워 읊조린다./ 이 세상 뉘라서 내 마음을 알아주리,/ 삼경 깊은 밤 창밖에 비는 내리고,/ 등불 앞에 초조한 심사는 만 리를 달리네/”(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최고운 선생이 이 시를 쓰신 때가 나와의 시간 간격이 하도 멀지만 꼭 지금의 나를 보면서 쓰신 것 같은 느낌이다. 쓸쓸한 내 마음은 빗소리 속에 달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방황을 한다.
나의 2025년 다시 추야우중은 어떤 느낌의 기록으로 남을지 궁금하면서 내 정성을 다하여 휘호해 보고 있다. 해마다 꼭 써보는 추야우중은 해결해야 하는 나에게는 큰 숙제이다. 그러기에 고운 선생의 추야우중의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지금의 나를 잘 표현해 보려한다.
화선지 위에 그려지는 자화상은 부끄러움만 여기 저기 흩어진다. 이러다가는 세월만 하염없이 흘러가고 다시 오지 않을 2025 가을은 곁을 떠나가겠다는 조바심만 더해 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쓸수록 는다’라는 스승의 가르침이 크게 다가 온다. 그래 조바심을 버리고 나의 정신을 맑게 하여 2025년 다시 추야우중이 뜻깊게 지나가게 정성을 다하자. 내 젊음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시간과 함께 늙음이 찾아오긴 하겠지만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기쁠 것이다. 이 가을은 나를 어떻게든 변화 시켜놓고 지나갈 거다. 2025년 추야우중 나의 심회를 이렇게 간직해 본다.
“바람은 내 가슴에 쓸쓸함만 깊게 남겨두고 가려는가./ 이 세상에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아./ 올해도 예년처럼 비오는 깊은 밤에, 깊은 심회를 펼쳐 보자./ 창밖에는 지금도 하염없이 비만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