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유치 해법, 수소와 AI 융합 산업에 있다- 김환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에너지재료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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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유치 해법, 수소와 AI 융합 산업에 있다- 김환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에너지재료과 조교수
2025년 11월 13일(목) 00:20
광주시는 기업 유치와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용지 개발, 세제 혜택, 투자지원금 등 전통적인 방식은 일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전국 지자체가 유사한 조건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경제성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다면 기업 유치는 일시적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광주가 처한 현실은 명확하다. 기존 석유화학 기반 산업은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여수산단의 구조조정 지연 사례는 지역 경제가 여전히 석유화학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단순 제조업 중심의 기업 유치는 고용 창출과 지역 내 파급 효과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제는 새로운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

그 해답은 바로 수소와 AI의 융합 산업이다.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장기 저장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광주는 이미 수소도시 조성 사업과 모빌리티 특화단지를 추진하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한다면 수소 생산의 최적화, 안전 관리, 전력 수요 예측, 탄소배출 모니터링 등 산업 전반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단순한 에너지 전환이 아니라 AI-수소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세계의 흐름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유럽, 일본, 미국은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와 AI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청정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의 성장은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샘 알트먼이 강조했듯 AI와 청정에너지는 동전의 양면이다. 수소가 미래 에너지의 심장이라면, AI는 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순환시키는 두뇌다.

광주는 다른 지역과 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배터리·에너지 재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기반,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그것이다.

특히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와 지역 대학들이 연료전지·배터리·소재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무형 기술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인적 자원은 단순한 ‘고용’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수소와 AI 산업의 융합은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과도 직결된다. 미래형 에너지 시스템, AI 기반 안전관리, 수소 공급망 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직무가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지역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한다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도 지역에서 고급 기술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수소·AI 융합 산업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 소멸 대응 전략으로 이어진다.

광주·전남의 협력도 중요하다. 광주는 AI 중심도시, 전남은 풍력·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청정에너지 허브다. 두 지역이 경쟁이 아닌 분업형 협력 모델로 접근한다면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수소 발전·저장 인프라를 전남이 담당하고, 광주는 이를 제어·분석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형태의 상생이 가능하다. 이 구조는 단순한 지방산업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 산업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 광주는 산업용지 개발이나 투자지원 같은 전통적 유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산업-인재-에너지’가 결합된 융합 전략으로 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 수소와 AI 융합 산업은 단순히 한 도시의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 해결에도 직결된다.

광주는 더 이상 경제성만으로 경쟁할 수 없다. 기업 유치의 해답은 수소와 AI 융합 산업에 있다. 광주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기존의 틀을 넘어 수소와 AI를 양 축으로 삼아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도시로 도약하는 것이다. 그것이 기업을 불러들이고,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 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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