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 리커브 단체 종목 결승전에서 희비가 교차한 하루를 보냈다.

10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단체전에서 혼성은 결승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남자 단체전은 3연패를 이루면서 세계 최강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여자 단체전은 전날 결승 탈락의 충격을 지우고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가장 먼저 열린 혼성 단체 결승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 양궁이 세계선수권대회 혼성 단체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대회 6일차 리커브 혼성 단체 결승전에서 안산(광주은행)과 김우진(청주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혼성 대표팀은 스페인의 엘리아 카날레스·안드레스 메디엘 조와 맞붙어 2-6(35-36 37-38 38-36 34-37)으로 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 안산·김우진 조는 예선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하는 등 혼성 단체 랭킹 1위로 압도적 ‘우승 후보’로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선수권 8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경기 내내 스페인에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마지막 4세트에서 안산이 7점을 기록하며 흐름을 되찾지 못했고, 결국 금메달을 스페인에 넘겨줬다.

스페인은 이번 경기로 양궁으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안았다.

이어진 리커브 남자 단체전에서는 김우진이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과 단체전 3연패를 이뤄냈다.

‘맏형’ 김우진은 오전에 있던 남자 개인전 예선 32강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하고, 혼성 단체전 우승에 실패하는 등 불안감을 보였다.

그러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제덕, 이우석과 미국을 상대로 6-0(56-55 57-55 59-56)완승을 거두며 다시 한번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이는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이어서 열린 리커브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은 인도를 5-3(54-51 57-57 54-57 58-56)으로 꺾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안산, 강채영(현대모비스), 임시현(한국체대) 순서로 활을 쏜 한국은 임시현이 1세트 첫 발에서 6점을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곧바로 9-9-10를 기록하면서 바꿨다.

한국은 54-51로 첫 세트를 따내며 흐름을 잡았다. 2세트는 팽팽했다. 한국과 인도 모두 57점을 기록하며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인도는 3세트에서 연달아 10점을 쏴 기세를 올렸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6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세 경기를 통해 한국 양궁은 아쉬움과 성과를 동시에 맛봤다.

혼성 단체에서 사상 첫 금메달 좌절이라는 충격을 안았지만, 남자 단체전 3연패와 여자 단체전 동메달은 여전히 세계 정상의 저력을 입증하는 성과였다.

특히 안산은 혼성·여자 단체전을 모두 소화하며 팀의 핵심 역할을 해냈고, 김우진은 혼성 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단체전 우승으로 씻어내며 ‘맏형의 품격’을 보여줬다.

/특별취재팀=박연수 기자 traini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