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스파이크의 함정과 올바른 접근 - 양태영 태영21내과 원장
  전체메뉴
혈당 스파이크의 함정과 올바른 접근 - 양태영 태영21내과 원장
2025년 08월 28일(목) 00:20
최근 ‘혈당 스파이크’라는 용어가 유행하면서 정상인들까지 불필요한 걱정을 한다. 우선 혈당 스파이크는 학술 용어가 아니다. 그래서 학계에서 인정하는 정의가 없고 대략 식전에 비해 식후혈당이 50mg/dL 이상 오르는 경우, 그리고 그 오른 수치가 140mg/dL 가 넘은 경우를 통상 혈당 스파이크라고 하는 추세다. 즉 식전보다 혈당이 50mg/dl 이상 올랐지만 그 수치가 138mg/dL 이라면(140mg/dL 이하) 혈당 스파이크라고 말하지 않는다.

특별히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었을때 한번씩 올라가고 일반식사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경우는 무시해도 된다. 의학적으로 중요한 것은 만성적 고혈당(당화혈색소)이며 단발성 혈당 상승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혈당 스파이크에 예민한 이유는 혈당 스파이크로 인슐린이 많이 나와서 인슐린의 동화작용으로 자꾸 지방이 쌓이고 그래서 ‘혈당 스파이크가 살찌는 주범’이라고 생각해서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동물 실험과 인체 실험을 했는데 그게 증명되지 않았다. 오히려 과식 자체가 비만의 원인이지 가끔씩 발생하는 혈당 스파이크가 비만의 주범은 아니라는 것이다.

식후에 졸리는 것도 혈당 스파이크가 원인이라고 하는 분도 있는데 만약에 혈당 스파이크의 높이에 따라서 졸린다고 하면 당뇨병 환자들은 계속 자야 된다. 물론 실제로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날 땐 졸립고 그렇지 않을 땐 졸립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나지 않도록 식이를 조절해야 하지만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슐린 분비 기능이 약한 편이고 당뇨 전단계 성인의 비중이 40%에 육박하기 때문에 혈당 스파이크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

혈당 스파이크를 안전벨트의 비유(열차와 자동차)로 설명해보겠다. 자동차는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른다. 갑작스러운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벨트는 필수이다. 반면 열차는 정해진 선로 위에서 일정한 속도로 달린다. 급정거 상황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연속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를 차고 혈당 스파이크를 걱정하는 것도 역시 이와 비슷하다. 누군가는 자동차처럼 혈당 변동이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할 수 있어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지만 누군가는 열차처럼 안정적으로 관리돼 불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20대 당뇨 없는 여성은 ‘선로 위를 달리는 열차’로 볼 수 있다. A씨(여·28)는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90mg/dL, 당화혈색소 5.2%로 정상 범주였다. 최근 SNS에서 혈당 스파이크라는 용어를 접하고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했다. 밥을 먹으면 혈당이 150mg/dL까지 올라가 놀라며 불안해한다. 하지만 이 혈당 상승은 정상이다. 식후 혈당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은 몸이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이후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면 다시 안정된다. 자동차가 아니라 열차처럼 A씨의 몸은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50대 비만·당뇨 전단계 남성은 ‘예측 불가능한 자동차’로 보고 대처해야 한다. B씨(남·52)는 복부비만과 고혈압이 있으며 당화혈색소 6.2%, 공복혈당 112mg/dL로 당뇨 전단계 진단을 받았다. 식후 혈당은 200mg/dL 이상까지 치솟을 때도 있다. 이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B씨의 인슐린 신호 체계는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유리지방산으로 인해 이미 흔들리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문제점을 즉시 확인하고 변화를 실천하도록 돕는 강력한 ‘피드백 도구’가 된다. 즉 자동차에 안전벨트를 매듯이 위험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CGM은 생명을 지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대 건강인이 연속혈당측정기와 혈당 스파이크를 체크하는 것은 열차에서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같다. 불필요한 걱정만 늘릴 뿐이다. 50대 당뇨 전단계는 자동차에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같다. 꼭 필요하다. 혈당 스파이크를 ‘누구에게나’가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 의학이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