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은 성사될 것인가- 이남주 성공회대 인문융합자율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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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는 중대한 전환점에 진입했다. 하반기에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가가 분기점이 될 것이다. 성사되면 트럼프 임기 동안 양국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지만 성사되지 않으면 더 본격적인 힘겨루기 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사태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되는가에 따라 세계질서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4월 초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로 시작된 미·중 관세전쟁이 협상 국면으로 진입한 이후인 6월 5일 트럼프와 시진핑의 전화 통화에서 시진핑은 트럼프를 중국에 초청했고 트럼프도 답례로 시진핑을 미국에 초청했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 이후 트럼프는 여러 차례 ‘올해 안’에 시진핑과 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방중이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하고 성과를 만드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받고, 시진핑도 2027년 21차 당대회를 앞두고 미중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국내 문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정상회담과 관련한 준비가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징후도 있다. 미국에서는 주요 기업가에게 트럼프의 중국 방문 시 동행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최근에는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의 중남미 수교국 방문 시 미국 경유 요청을 미국 정부가 거부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라이칭더가 경유를 이유로 미국을 방문할 경우 올해 안 미·중 정상회담은 물 건너간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한 중국 측의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7월 30일 공산당 정치국 회의의 20기 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10월에 개최하기로 한 결정에 정상회담에 대한 고려가 반영된 듯하다. 10월 중순 혹은 하순과 같이 더 구체적 일정을 밝히는 것이 일반적인데, 10월로 발표한 것은 회담 여부에 따라 구체적 일정을 확정할 것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한국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전후에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미·중 정상회담의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은 높다. 우선, 지난주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마무리된 데서 확인되듯이 양국 사이의 무역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 미·중은 24%의 추가적 보복관세를 90일간 유예한 상태로 무역협상 타결 전에는 관세전쟁이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펜타닐 관련 추가관세(20%)의 취소와 추가 제재조치의 중단을 요구하고, 미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조치와 희토류 수출 통제 폐지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한 휘발성이 높은 지정학 문제도 잘 관리되어야 한다. 중국은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에 러시아와의 협력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두 현안에 대한 이견은 언제든지 미중관계를 궤도에서 이탈시킬 수 있다.
회담에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도 해결해야 한다. 중국은 현안이 어느 정도 해결된 뒤에 정상회담에 나서려고 하는 반면 트럼프는 회담에서 즉흥적으로 새 요구를 내놓고 상대를 압박하는 전술을 선호한다. 지금까지 트럼프가 더 적극적으로 연내 방중 가능성을 흘리는 반면 중국 측에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의 힘겨루기 국면은 미·중 경쟁이 승패가 곧 결정되는 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양국관계에서 단기적으로 심각한 갈등이 증가하더라고 연내 정상회담을 위한 모색은 계속될 것이다. 그 점에서 APEC 정상회의는 그 이후 세계질서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주최국으로서 한국이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물론이고 세계질서의 안정을 위해서도 미중관계가 현재의 장애물을 극복하고 안정화되는 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실용외교에 큰 도전인 동시에 큰 기회이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한 중국 측의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7월 30일 공산당 정치국 회의의 20기 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10월에 개최하기로 한 결정에 정상회담에 대한 고려가 반영된 듯하다. 10월 중순 혹은 하순과 같이 더 구체적 일정을 밝히는 것이 일반적인데, 10월로 발표한 것은 회담 여부에 따라 구체적 일정을 확정할 것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한국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전후에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미·중 정상회담의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은 높다. 우선, 지난주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마무리된 데서 확인되듯이 양국 사이의 무역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 미·중은 24%의 추가적 보복관세를 90일간 유예한 상태로 무역협상 타결 전에는 관세전쟁이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펜타닐 관련 추가관세(20%)의 취소와 추가 제재조치의 중단을 요구하고, 미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조치와 희토류 수출 통제 폐지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한 휘발성이 높은 지정학 문제도 잘 관리되어야 한다. 중국은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에 러시아와의 협력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두 현안에 대한 이견은 언제든지 미중관계를 궤도에서 이탈시킬 수 있다.
회담에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도 해결해야 한다. 중국은 현안이 어느 정도 해결된 뒤에 정상회담에 나서려고 하는 반면 트럼프는 회담에서 즉흥적으로 새 요구를 내놓고 상대를 압박하는 전술을 선호한다. 지금까지 트럼프가 더 적극적으로 연내 방중 가능성을 흘리는 반면 중국 측에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의 힘겨루기 국면은 미·중 경쟁이 승패가 곧 결정되는 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양국관계에서 단기적으로 심각한 갈등이 증가하더라고 연내 정상회담을 위한 모색은 계속될 것이다. 그 점에서 APEC 정상회의는 그 이후 세계질서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주최국으로서 한국이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물론이고 세계질서의 안정을 위해서도 미중관계가 현재의 장애물을 극복하고 안정화되는 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실용외교에 큰 도전인 동시에 큰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