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오브 킹스’를 통해 본 복음의 역류 -최현열 광주 온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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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오브 킹스’를 통해 본 복음의 역류 -최현열 광주 온교회 담임목사
2025년 08월 01일(금) 00:20
최근 K-콘텐츠의 세계적 흥행 속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애니메이션이 세계적 열풍이다. 영화 제목에 걸맞게 영화 속 노래들이 각종 차트에 오르며 그 기세가 식을 줄 모른다. 특히 매일 듣게 되는 ‘골든’이라는 노래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인 가수들이 그 노래를 커버해서 올리는 영상들이 경쟁하듯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 가운데 영화 속에 담긴 무속적인 내용이나 비기독교적 세계관이 무분별하게 퍼져나가는 현상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라 여겨진다.

이와 반대로 미국에서 먼저 개봉하여 흥행 기록을 달성했고 최근 한국에서도 개봉한 영화 ‘킹 오브 킹스(King of Kings)’와 같이 복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회자되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처럼 이 시대의 한국은 한때 외세의 압력으로 닫혔던 문이 열리고 거대한 물줄기를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그 강물을 거슬러 우리의 힘과 영향력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역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역류’의 흐름 속에서 한국 기독교는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할까. 단순히 국력 신장을 넘어 우리는 이 현상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해하고 고민해야 한다. 조선 후기 선교사들은 닫힌 문을 뚫고 복음을 들고 이 땅에 들어왔다. 외부 문명과 함께 들어온 복음은 수많은 순교의 피와 헌신을 통해 한국에 깊이 뿌리내렸고 한국 기독교는 세계사적 부흥을 경험했다. 이제 한국은 한때 외부의 힘으로 열렸던 그 문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 새로운 사명의 문을 열어주고 계신 것이다. 과거 복음을 ‘받았던’ 땅에서 이제 복음을 ‘보내는’ 땅으로서의 소명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놀랍게도 복음을 받은 지 한 세기 남짓 만에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는 ‘복음을 받은 민족’에서 ‘복음을 보내는 민족’으로의 극적인 전환을 의미이다. 이러한 현상은 ‘복음의 역류’라고 부르기에 적절하다. 한때 외부에서 들어온 복음의 물줄기가 이제는 한국을 기점으로 다시금 세계 각지로 힘차게 뻗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난 속에서 피어난 한국 교회의 선교적 열정은 하나님 나라 확장과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역류’하는 힘은 단순히 잘나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경은 우리가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고 말한다(마태복음 5:13-16). 우리의 영향력이 세계로 뻗어나갈 때 우리는 그 영향력을 통해 복음의 가치를 실현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 가족의 가치, 공동체의 중요성, 인간적인 따뜻함과 같은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전 세계인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파급력 속에 기독교적 가치관이 녹아들 때 우리의 ‘역류’는 더욱 깊은 의미를 가질 것이다. 경제적, 기술적 영향력 또한 약자를 돕고 정의를 실현하며 창조 세계를 보전하는 데 사용될 때 비로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킹 오브 킹스’의 흥행에서 볼 수 있듯 문화 콘텐츠는 복음을 전하는 강력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뛰어난 창의력과 파급력을 지닌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성경적 세계관과 기독교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복음의 역류’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교훈을 넘어 생명력 있는 복음의 진리가 문화의 옷을 입고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스며들 때 이는 상상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물론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시대와 소통하는 양질의 콘텐츠 생산을 위한 깊은 영적 통찰력과 뛰어난 예술적 역량이 요구된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복음의 핵심 메시지가 왜곡되지 않고 문화적 언어로 아름답게 승화되어 전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릴 때 우리는 진정한 ‘문화 선교’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한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교사들이 개척했던 그 길이 현재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통로가 되었다. 이 길을 통해 한국 교회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복음의 역류를 계속해서 이루어 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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