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60명 노동자 목소리
당신의 퇴근은 언제입니까
6411의 목소리 지음
6411의 목소리 지음
![]() 택배노동자 과로사 발생 쿠팡 규탄 기자회견 ‘당신의 퇴근은 언제입니까’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사진은 쿠팡택배노동자 과로사 규탄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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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명의 목소리를 담은 첫 결과물 ‘나는 얼마짜리입니까’(2024)에 이어 60명이 참여한 두번째 책 ‘당신의 퇴근은 언제입니까’가 출간됐다.
‘당사자의 입’을 통해 쏟아져 나온 이야기는 “나의 각도로 말하면서 세상의 볕을 되비추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어떤 문학보다 진실”하기에 독자들은 “평소 무심하게 지나치고, 혹은 알지만 모른 척했던 이야기”임을 인식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우리가 연결된 존재임을 느낀다. 더불어 나는 어떤 자리에서, 어떤 시간을 살고 있는 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2부 ‘견디고 움직이다’에서는 노동현장의 부당함과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살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난다. 과로를 싣고 달려야만 하는 택배 노동자, 사과하고 일하고를 반복하는 아파트 경비 노동자, 계약서 없는 글쓰기가 일상이 된 만화 칼럼니스트, 재활용 선별노동자, 환경미화원 등이다.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에 저항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3부 ‘맞서고 고발하다’에는 이모나 여사님 대신 비정규직 중년 여성 노동자로서 정당한 이름을 찾고 싶어하는 호텔 메이드, 사과를 받기 위해 여전히 싸우고 있는 쿠팡 택배 사망노동자 유가족, 노숙인들의 새로운 삶을 응원하며 거리로 나서는 홈리스 아웃리치 상담활동가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서로를 품에 안는 따뜻한 연대의 기록인 4부 ‘연결하고 돌보다’에서는 학교급식 노동자, 농·난청문화예술활동 강사, 방문 점검원, 지역아동센터장, 도서관 사서, 대안학교 교사 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노회찬 의원은 평소 핵심을 꿰뚫는 촌철살인의 말과 글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어렵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60명의 목소리 말미에는 60개의 ‘다시 듣는 노회찬의 목소리’ 코너를 마련했다. 생전에 그가 남긴 글 중에 선별한 것으로 차별 없는 존엄,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는 정치, 정의로운 연대를 꿈꿨던 그를 만날 수 있다.
책 말미의 2016년 5월 30일 국회 청소 노동자와의 오찬 간담회 인사말 ‘우리는 직장 동료입니다’는 인상적이다. 20대 국회의원이 된 후 그의 첫 공식 일정은 국회 청소 노동자와의 오찬이었고 그는 이날 “정의당 의원들은 여러분과 같은 공간, 국회라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라며 “우리 정의당이 국회에 있는 한 여러분들이 외로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비·2만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