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잘하는 정치 - 김지을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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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잘하는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선 중중 2년(1507년· 문과)에 시행된 책문(策問)은 이런 주제였다.
책문은 조선시대 고급 공무원 선발 시험인 대과의 마지막 관문. 왕이 국가 비전, 정치 현안이나 현실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젊은 인재들이 고민해서 내놓은 대책을 평가하는 종합시험이었다.
젊은 선비는 이렇게 답했다. “쉬울 때 어려움을 생각하며 작은 일에서 시작해 큰 일을 이뤄야 합니다. 시작할 때는 마칠 때를 생각하고 시작을 잘했으면 끝마무리도 잘해야 합니다. 이 마음을 처음이나 끝이나 한결같이 유지한다면, 우리나라의 신하와 백성이 행복해질 것이고 오래도록 나라가 잘 다스려져 편안해질 것입니다.”(책문, 이 시대가 묻는다·김태완)
“형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출범한 지 3주 된 이재명 정부의 파격·깜짝 행보와 발언이 연일 화제다. 취임 당일에는 국회 청소 노동자와 방호 직원을 찾았고 일주일 뒤인 지난 11일에는 대북방송 송출 중단을 지시했다. 23일에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현직 기관사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인공지능(AI)·정보통신(IT) 분야 전문 기업인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세상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지만 워낙 엉망이었던 전 정부에 대한 실망감 때문인지 “TV 뉴스 보는 재미가 난다”는 반응이 나온다.
“돈 없어서 (빗물받이) 관리 못한다는 지자체, 빨리 신고하라고 해라”, “그런데도, 관리 엉터리로 해 수재 발생하면 문책을 아주 세게 하겠다”는 발언(12일·서울홍수통제소)이나 “편하게 하세요. 형이다 이렇게 생각하고….”(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현장간담회) 등의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굳이 보태고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형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역민들 바람을 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하는 정치’에는 공약을 끝까지 지키는 정치가 우선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우선 ‘수도권 집중을 벗어나 국토균형발전을 지향한다’는 취임사처럼 남은 임기동안 균형발전을 적극 실천, 소멸 위험의 상황을 개선해달라는 게 지역민들 요청이다.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집중도는 갈수록 더하다. 지난해 일자리를 찾아 광주를 떠난 인구의 73.6%가 청년층(20~30대)이다. 전남 16개의 시·군은 인구 감소에 따른 소멸 위험 대상에 올라있다. 공허한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그래서 ‘불균형발전의 피해지역이 된 호남을 제대로 발전시켜야합니다’(4월 24일 이재명 페이스북)는 공약의 실천을 기다리는 지역민들이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지역균형발전의 마침표가 될 정책들, 국가AI데이터센터에 국가AI컴퓨팅센터까지 확충하고 세계 최대 AI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전남·북 일대에 RE100(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 산단을 조성하는 등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SNS에 쓴 글이 언제쯤 지켜질 지 주목하고 있다. 고흥~광주~전주~세종을 잇는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 지원, 순천·신안·여수·해남·완도를 대표 관광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이 현실화되길 바라고 있다.
했던 말 입증해야 할 시간
12살 이하 소아 예방접종 할 데가 없어 차를 타고 몇 시간 걸리는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 현실을 30년 간 참아온 지역민들의 ‘국립 의대’ 설립 목소리도 새겨듣길 희망한다. 지역민들은 ‘아플 때 누구도 걱정없는 나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4월 22일 이재명 페이스북),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인 전남에 국립 의대를 설립해 공공·필수·지역의료 인력을 직접 양성하겠습니다’고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노동자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5월 20일 페이스북)는 외침도 구체화되길 기다리고 있다. 영암대불산단에서만 올 들어 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 산업재해자(1만6075명) 중 245명이 일터에서 귀가하지 못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조선 협력 방안이 거론되며 호황기를 맞이했음에도 열악한 처우와 ‘위험의 외주화’ 등으로 조선해운업의 산재 피해자가 잇따르는 현실이다.
대통령의 말은 무게와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대통령이 밝힌 광주·전남 세부 지역 공약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권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 했던 말을 입증해야 하는 시간이다.
조선 중중 2년(1507년· 문과)에 시행된 책문(策問)은 이런 주제였다.
책문은 조선시대 고급 공무원 선발 시험인 대과의 마지막 관문. 왕이 국가 비전, 정치 현안이나 현실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젊은 인재들이 고민해서 내놓은 대책을 평가하는 종합시험이었다.
“형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출범한 지 3주 된 이재명 정부의 파격·깜짝 행보와 발언이 연일 화제다. 취임 당일에는 국회 청소 노동자와 방호 직원을 찾았고 일주일 뒤인 지난 11일에는 대북방송 송출 중단을 지시했다. 23일에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현직 기관사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인공지능(AI)·정보통신(IT) 분야 전문 기업인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돈 없어서 (빗물받이) 관리 못한다는 지자체, 빨리 신고하라고 해라”, “그런데도, 관리 엉터리로 해 수재 발생하면 문책을 아주 세게 하겠다”는 발언(12일·서울홍수통제소)이나 “편하게 하세요. 형이다 이렇게 생각하고….”(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현장간담회) 등의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굳이 보태고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형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역민들 바람을 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하는 정치’에는 공약을 끝까지 지키는 정치가 우선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우선 ‘수도권 집중을 벗어나 국토균형발전을 지향한다’는 취임사처럼 남은 임기동안 균형발전을 적극 실천, 소멸 위험의 상황을 개선해달라는 게 지역민들 요청이다.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집중도는 갈수록 더하다. 지난해 일자리를 찾아 광주를 떠난 인구의 73.6%가 청년층(20~30대)이다. 전남 16개의 시·군은 인구 감소에 따른 소멸 위험 대상에 올라있다. 공허한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그래서 ‘불균형발전의 피해지역이 된 호남을 제대로 발전시켜야합니다’(4월 24일 이재명 페이스북)는 공약의 실천을 기다리는 지역민들이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지역균형발전의 마침표가 될 정책들, 국가AI데이터센터에 국가AI컴퓨팅센터까지 확충하고 세계 최대 AI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전남·북 일대에 RE100(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 산단을 조성하는 등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SNS에 쓴 글이 언제쯤 지켜질 지 주목하고 있다. 고흥~광주~전주~세종을 잇는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 지원, 순천·신안·여수·해남·완도를 대표 관광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이 현실화되길 바라고 있다.
했던 말 입증해야 할 시간
12살 이하 소아 예방접종 할 데가 없어 차를 타고 몇 시간 걸리는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 현실을 30년 간 참아온 지역민들의 ‘국립 의대’ 설립 목소리도 새겨듣길 희망한다. 지역민들은 ‘아플 때 누구도 걱정없는 나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4월 22일 이재명 페이스북),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인 전남에 국립 의대를 설립해 공공·필수·지역의료 인력을 직접 양성하겠습니다’고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노동자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5월 20일 페이스북)는 외침도 구체화되길 기다리고 있다. 영암대불산단에서만 올 들어 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 산업재해자(1만6075명) 중 245명이 일터에서 귀가하지 못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조선 협력 방안이 거론되며 호황기를 맞이했음에도 열악한 처우와 ‘위험의 외주화’ 등으로 조선해운업의 산재 피해자가 잇따르는 현실이다.
대통령의 말은 무게와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대통령이 밝힌 광주·전남 세부 지역 공약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권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 했던 말을 입증해야 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