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에 명맥 끊기는 엘리트 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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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에 명맥 끊기는 엘리트 체육
2025년 06월 23일(월) 00:00
광주·전남 일선 학교의 선수 육성을 위한 엘리트 체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한다. 한때는 ‘1학교 1종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학교마다 엘리트 체육이 활성화 됐지만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로 하나씩 해체되기 시작해 지금은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침체돼 있다.

2020년 창단 32년만에 팀이 해체된 여수종고중학교 복싱부는 무너지고 있는 엘리트 체육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학교는 1988년 전남에선 처음으로 복싱부를 창단한 후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소년체전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할 정도로 복싱명문이었다. 2001년 전국소년체전에서 이창환이 미들급 1위와 최우수선수를 차지했고 2004년 전국소년체전에선 김광종이 미들급 1위와 금메달을 딸 정도였지만 선수 부족으로 결국 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5년 사이 광주·전남지역 초중고교에서 운동부가 해체된 곳은 26개 학교에서 11개 종목에 걸쳐 27개 팀이었다. 이 가운데 13곳은 엘리트 체육을 포기한 대신 생활체육을 접목한 클럽으로 전환해 명맥을 잇고 있다. 전남지역 학교만 보더라도 최근 6년 동안 운동부 육성학교의 19.3%, 육성팀은 11.7%, 선수는 21.3%나 급감했다는 자료도 있다. 배구·태권도·육상·씨름 등 비인기 종목 중심으로 팀이 해체되는 것도 특징이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전적으로 지도자들의 열정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지도자들의 낮은 급여 등 복지도 팀 해체의 원인이다.

일선학교의 팀 해제가 심각한 이유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의 선수 연계 육성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한다는 데 있다. 선수 육성의 요람으로 엘리트 체육의 최전선 역할을 맡고 있는 학교체육의 붕괴를 막으려면 지도자들의 처우 개선 등 지원 시스템 마련이 한가지 대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학령 인구 감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봉책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제는 일부 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생활체육을 접목한 클럽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심해 보아야 한다. 선진국처럼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이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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