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검사에 매뉴얼 탓만…중요 발암물질은 측정 안했다
‘금호타이어 화재’ 총체적 난맥 드러낸 광주시
휘발성유기화합물 59종 분석하고
실제 공개된 것은 벤젠 등 4종 뿐
시민 알권리 보장 강조하고도
입맛 따라 선택적 정보만 제공
전문가 “책임있는 환경 행정 필요”
휘발성유기화합물 59종 분석하고
실제 공개된 것은 벤젠 등 4종 뿐
시민 알권리 보장 강조하고도
입맛 따라 선택적 정보만 제공
전문가 “책임있는 환경 행정 필요”
![]() 26일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2공장이 화재로 불타 콘크리트 골조와 잔해만 남은 채 잿더미가 돼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광주시의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대응과 관련, 총체적 무능함을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시민들이 화재 발생 이후 유독가스와 매캐한 연기로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즉각적인 오염도 측정에 나서기는커녕, ‘매뉴얼이 없다’며 화재 발생 나흘 뒤 ‘완진’ 선언이 내려진 뒤에야 대기 중 중금속 측정에 나선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또 생고무·타이어 등이 대규모로 적재된 공장 화재 시 많이 배출되는 오염 물질로 꼽히는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 다이옥신 등은 아예 측정하지 않는 무신경함도 드러냈다. 여기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59종을 분석했지만 시민들의 높은 관심에도, 정작 4개 항목만 공개하는 무심함까지 보여주면서 재난 대응의 ‘3무’(無) 행정을 보여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해도 너무한 늑장 검사…불 꺼진 뒤에야 검사=광주시는 금호타이어 화재 발생(17일) 나흘 뒤인 지난 20일에야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대기 중 중금속 물질(6종) 검출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화재 발생 이후 타이어 등이 불에 타면서 내뿜는 매캐한 검은 연기로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소방당국이 ‘완진’ 선언을 한 20일까지 중금속 물질 측정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화재 당일인 17일 ‘유해화학 대기오염물질 유출 관련 매시간 측정 결과 현재까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재난 안전 문자를 전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광주시는 ‘매뉴얼에 없어서’, ‘측정 장비 운영 기간이 아니라서’라고 했다. 중금속은 수동으로 한 달에 5일간 측정해 5월 전체 평균으로 내는 방식의 측정법을 운영하고 있는데, 측정 기간이 아니라 시기에 맞춰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20일부터 수동으로라도 측정해보자고 해 포집 장비를 설치해 미세먼지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시스템에 있는 항목만…중요 발암물질 측정은 제외 =국내외 산업계에서 금호타이어 공장 등 생고무·타이어 등 불완전 연소가 많은 시설에서 화재가 날 경우 대기 중 배출될 우려가 높은 대표적 물질로 PAH, 다이옥신 등이 꼽힌다.
다이옥신은 세계보건기구(WHO) 1급 발암물질, PAH는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분류되는데, 광주시 등 환경 당국은 이번 금호타이어 화재에서 이들 항목을 측정하지 않았다.
평소 검사 측정 항목에 들어있지 않아 제외했다는 게 광주시와 영산강환경청 설명이다.
시민들이 어떤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지, 어떤 피해가 우려되는 지 꼼꼼하게 항목을 살피고 세심하게 점검하기 보다는 있는 것 위주로 검사를 진행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이철갑 조선대 작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환경 행정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다루는 만큼 정확하고 책임감있는 운영이 필요하다”며 “중금속 중 카드뮴과 크롬, 그리고 PAH는 발암 위험이 입증된 물질이라 특히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알권리 강조하면서…자기들 입맛대로 공개=영산강환경청은 금호타이어 화재 발생 이후 이동 측정 차량을 활용해 대기 중 VOCs 59종을 분석했다. 정작 시민들에게 공개된 항목과 측정치는 에틸렌옥사이드, 황화수소, 이황화탄소, 벤젠 등 4종류에 불과하다.
지난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화재 당시 문제가 됐던 물질이 벤젠, 황화수소, 이황화탄소, 에틸렌옥사이드 등이라 해당 측정치만 공개했다는 게 영산강청 설명이다. 광주시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며 ‘시민 대기오염에 대한 알권리 보장을 위한 조치’를 언급한 것을 고려하면 자신들이 취사·선택해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광주시의 이같은 인식이 관련 규정 상 사용금지된 기준을 자의적으로 선택해 비교한 뒤 ‘미미한 수준’이라는 식의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 제기와 관련해 “27일 저녁부터 나머지 항목들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시민들이 화재 발생 이후 유독가스와 매캐한 연기로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즉각적인 오염도 측정에 나서기는커녕, ‘매뉴얼이 없다’며 화재 발생 나흘 뒤 ‘완진’ 선언이 내려진 뒤에야 대기 중 중금속 측정에 나선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해도 너무한 늑장 검사…불 꺼진 뒤에야 검사=광주시는 금호타이어 화재 발생(17일) 나흘 뒤인 지난 20일에야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대기 중 중금속 물질(6종) 검출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러고도 화재 당일인 17일 ‘유해화학 대기오염물질 유출 관련 매시간 측정 결과 현재까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재난 안전 문자를 전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광주시는 ‘매뉴얼에 없어서’, ‘측정 장비 운영 기간이 아니라서’라고 했다. 중금속은 수동으로 한 달에 5일간 측정해 5월 전체 평균으로 내는 방식의 측정법을 운영하고 있는데, 측정 기간이 아니라 시기에 맞춰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20일부터 수동으로라도 측정해보자고 해 포집 장비를 설치해 미세먼지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시스템에 있는 항목만…중요 발암물질 측정은 제외 =국내외 산업계에서 금호타이어 공장 등 생고무·타이어 등 불완전 연소가 많은 시설에서 화재가 날 경우 대기 중 배출될 우려가 높은 대표적 물질로 PAH, 다이옥신 등이 꼽힌다.
다이옥신은 세계보건기구(WHO) 1급 발암물질, PAH는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분류되는데, 광주시 등 환경 당국은 이번 금호타이어 화재에서 이들 항목을 측정하지 않았다.
평소 검사 측정 항목에 들어있지 않아 제외했다는 게 광주시와 영산강환경청 설명이다.
시민들이 어떤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지, 어떤 피해가 우려되는 지 꼼꼼하게 항목을 살피고 세심하게 점검하기 보다는 있는 것 위주로 검사를 진행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이철갑 조선대 작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환경 행정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다루는 만큼 정확하고 책임감있는 운영이 필요하다”며 “중금속 중 카드뮴과 크롬, 그리고 PAH는 발암 위험이 입증된 물질이라 특히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알권리 강조하면서…자기들 입맛대로 공개=영산강환경청은 금호타이어 화재 발생 이후 이동 측정 차량을 활용해 대기 중 VOCs 59종을 분석했다. 정작 시민들에게 공개된 항목과 측정치는 에틸렌옥사이드, 황화수소, 이황화탄소, 벤젠 등 4종류에 불과하다.
지난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화재 당시 문제가 됐던 물질이 벤젠, 황화수소, 이황화탄소, 에틸렌옥사이드 등이라 해당 측정치만 공개했다는 게 영산강청 설명이다. 광주시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며 ‘시민 대기오염에 대한 알권리 보장을 위한 조치’를 언급한 것을 고려하면 자신들이 취사·선택해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광주시의 이같은 인식이 관련 규정 상 사용금지된 기준을 자의적으로 선택해 비교한 뒤 ‘미미한 수준’이라는 식의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 제기와 관련해 “27일 저녁부터 나머지 항목들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