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텐트촌’ 찾아 색다른 방식으로 ‘5월 광주’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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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텐트촌’ 찾아 색다른 방식으로 ‘5월 광주’ 즐겨
45년만에 처음으로 마련…민주화 상징 ‘금남로’ 도심 한 복판서 캠핑
전국서 146개 팀 351명이 1박2일로 전야제 등 ‘민주주의 역사’ 체험
2025년 05월 18일(일) 20:42
광주 동구 금남로 인근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오월 텐트촌’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처음 마련된 오월텐트촌은 5·18의 역사적 의미를 광주 민주화의 상징적 공간인 금남로 도심 한 복판에서 캠핑을 하며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약부터 체험객들의 문의가 빗발친 인기 행사였다.

민주주의 성지에서 1박 2일로 5·18 전야제를 즐기며 색다른 방식으로 ‘오월 광주’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날 중앙초에서 운영된 ‘오월 텐트촌’은 입촌 시각인 오후 2시 전부터 전국에서 몰려온 ‘민주주의 역사 즐기기’ 캠핑족들로 북적였다. 특히 자녀들과 오월 광주를 체험하고 싶은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형행색색의 캠핑카트를 끌고 텐트촌을 찾았고 초록빛 인조잔디가 깔린 중앙초 운동장은 파란색, 주황색 텐트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오후 6시부터 텐트촌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텐트촌을 찾은 어린이들은 비눗방울을 불며 텐트가 놓인 길목 사이사이를 뛰어다녔고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여 난장과 전야제에서 본 장면들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시민난장 행사를 즐긴 캠핑 신청자들이 텐트촌에 도착하면서 146개 팀 351명이 들어간 텐트가 붉을 밝혔다.

광주시는 시민들이 숙박을 하는 공간인 점을 감안, 안전 문제를 고려해 외출·복귀할 때에도 도장을 확인받는 방식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텐트에 저마다 짐을 풀고 ‘광주 맛집’을 찾아 금남로와 동명동 거리로 이동하는 이용객들도 많았으며 상추튀김, 치킨, 피자 등 배달 음식을 시켜 함께 나눠먹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양승환(41·광산구 첨단)씨는 딸 친구네 가족과 함께 찾았다. 양씨는 “오월 텐트촌이 마련된다는 것을 알고 아이들에게 이곳의 의미를 직접 보여주고 싶어 같이 왔다”며 “광주역에서 도청까지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행진을 함께 걸었고, 중간에 주먹밥도 나눠 먹었다. 오늘의 경험이 언젠가는 기억에 남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수원에서 동료와 함께 오월 텐트촌을 찾은 조영미(여·58)씨는 “아침 일찍부터 4시간 운전해서 왔다. 오월 텐트촌은 친구들과 광주에 대한 추억을 더 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했다.

조씨는 “광주는 함께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는 있었는데 오기가 참 두려웠다. 무거운 마음에 한동안 찾지 못 했다가 이제는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오월 광주의 하늘은 여전히 푸르더라. 옛날 추억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풍물패 공연 ‘오월길맞이 굿’에 참여한 뒤 텐트촌에서 밤을 보내게 된 목포대학교 재학생 박수진(여·20)씨는 금남로 한복판에 아지트가 생겼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박씨는 “작년에도 풍물패로 참여했는데 올해는 오월 텐트촌에서 숙박까지 하니까 전야제 열기를 다음날까지 그대로 가지고 갈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기억을 넘어 직접 참여하고, 축제처럼 즐기며 5월 광주를 기리는 방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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