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뜨겁고 더 애절한 ‘무대 위 오월’
  전체메뉴
더 뜨겁고 더 애절한 ‘무대 위 오월’
‘오월 광주, 민주주의 대축제-시민난장’ 17~18일 금남로 일대
놀이패 신명 ‘언젠가 봄날에’·극단 깍지 ‘망대’ 등 4편 공연
‘민주주의 대합창’·‘오월연극제’, 5·18 정신 문화로 되새기기
2025년 05월 15일(목) 19:30
5·18을 주제로 한 ‘오월연극제’가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전일빌딩245 9층에서 펼쳐진다. 푸른연극마을의 공연 모습. <광주문화재단 제공>
삶의 언어와 몸짓 그리고 신명나는 굿판과 뜨거운 노래가 5·18정신을 다시 불러낸다.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 강당에서 펼쳐지는 ‘오월연극제’에서다. 이번 연극제는 17일~18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진행되는 ‘오월 광주, 민주주의 대축제-시민난장’ 일환으로 기획됐다.

특히 광주의 대표 극단 네 곳이 한자리에 모여 5·18정신을 작품으로 상연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공연은 광주문화재단이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광주시와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공동 주최한다.

5·18을 주제로 한 ‘오월연극제’가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전일빌딩245 9층에서 펼쳐진다. 놀이패 신명 공연 모습. <광주문화재단 제공>
연극제에서는 놀이패 신명의 ‘언젠가 봄날에’를 비롯해 극단 토박이의 ‘오! 금남식당’, 극단 깍지의 ‘망대’, 푸른연극마을의 ‘나와 어머니와 망월’ 등이 관객들을 만난다. 각기 다른 형식과 시선으로 5월 메시지를 담아낸 작품들은 45주년을 맞은 광주5·18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의미 등을 풀어낼 예정이다.

첫 번째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놀이패 신명의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이들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끝나지 않은 광주의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해학과 굿판이라는 전통적 형식으로 구현했다.

이야기는 늙은 무당 박조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굿판을 마치고 돌아오던 박조금 앞에, 1980년 5월 암매장된 뒤 이승을 떠도는 시민군, 백구두 여인, 여학생의 영혼등이 나타난다. 영혼들의 모습을 통해 국가폭력 희생자와 유족의 한을 웃음과 풍자로 풀어내며, 해원(解寃)과 상생(相生)의 바람을 담아낸다.

이어 오후 1시에는 극단 토박이가 ‘오! 금남식당’을 선보인다. 금남관 주인 오금남이 식당을 물려줄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요리 경연을 연다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작품은, 경쾌한 전개 속에 오월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후보자들은 경연의 마지막 미션으로 ‘주먹밥 만들기’를 하게 되고, 오금남은 제자들에게 자신이 겪었던 5·18 당시의 주먹밥 나눔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리 경연이라는 모티브에 노래, 춤, 퍼포먼스를 결합해 5·18의 나눔과 공동체 정신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낸다.

극단 깍지 ‘망대’공연
극단 깍지의 ‘망대’는 오후 3시 30분 관객들을 만난다. 광대가 푸대자루 속 주인 잃은 신발들을 하나씩 꺼내 신어보며 마치 영혼이 깃든 듯 그 신발이 품은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내용이다. 구두를 신고 탭댄스를 추다 계엄군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마주하고, 노점상의 신발을 신은 채 봄나물을 팔다가 시위대를 숨기거나 주먹밥을 나눠주는 등 신발 하나하나에 담긴 오월의 기억을 광대의 몸짓을 통해 구현한다. 작품은 오월 영령들을 위로하고, 폄훼와 왜곡, 책임자 처벌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에 대한 성찰과 바람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후 5시에는 푸른연극마을의 ‘나와 어머니와 망월’이 상연된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과 그리움을 애절하게 그려낸 연극이다. “아직까지 구천을 떠돌고 있을 불쌍한 내 새끼 뼈다구라도 만져볼 수 있다면 딱 지금 눈이라도 감을 것이요” 주인공은 무당이자 어머니인 인물로, 매년 망월고개를 넘어 자식의 넋을 부르며 굿을 펼친다.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오가는 굿판은 희생자를 위무하는 동시에 그리움과 연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시민난장 기간에는 오월연극제 외에도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들이 금남로 곳곳에서 펼쳐진다.

17일 오후 3시 30분, 5·18민주광장 특설무대에서는 ‘민주주의 대합창’이 열린다. 광주 오월어머니합창단, 부산 박종철합창단, 서울 이소선합창단, 안산 416합창단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7개 합창단이 참여해 국가폭력과 재난 희생자들의 아픔을 노래로 표현하고 나눈다.

노희용 광주문화재단 대표는 “민주와 인권의 도시 광주에서 펼쳐지는 축제가 세대를 넘어 함께 어울리며 5·18 정신을 문화와 예술로 되새기는 뜻 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