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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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 노력
문화유산과 국제개발협력 - 금기형 외 지음
2025년 02월 23일(일) 00:00
지난 1960년 이집트 정부는 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에 도움을 요청한다. 자국의 대형 댐 건설에 따라 고대 이집트 누비아 지역의 아부심벨(Abu Simbel) 신전 유적이 수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유네스코는 프로젝트를 공모해 기발한 대안을 찾았다. 이후 신전은 10 여 년 동안 3단계에 걸쳐 1600여 조각으로 해체돼 원래 장소에서 65m 위쪽으로 이전·재건축됐다. 50개국에서 파견된 150여 명의 전문가들과 한국 50만 달러 등 총 4200만 달러가 투입됐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이전된 새 신전유적은 전세계인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유네스코는 ‘개발도상국의 문화유산을 국제적 차원에서 원조해야 한다’라는 인식을 갖고 “세계의 유산은 인류공동의 것이며, 그 보존 책임 또한 인류 모두에 있다”라는 세계유산 협약’(1972년)을 선언했다.

신간 ‘문화유산과 국제개발협력’은 문화유산 공적개발 원조(ODA) 분야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6명의 국내 전문가들의 생생한 현장경험 목소리를 담았다. 모두 6개 장으로 나눠 문화유산과 ODA 에 대한 개념과 발전과정,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협약과 그에 따른 국제원조 제도, 한국 정부가 추진한 세계문화유산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문화유산 ODA 사례 등을 소개한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을 겪은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도움을 받는 ‘수원국’(受援國)에서 도움을 주는 ‘공여국’(供與國)으로 바뀌었다. 장지순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는 “‘(한국은) 식민지배 경험, 내전, ODA 수원국을 모두 경험한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ODA 공여국’이라며 한국의 문화유산의 발굴과 복원을 위한 지원사업 사례를 들려준다.

금기형 (사)문화유산창의공간 대표는 “문화유산 ODA 사업은 도시화·산업화·기후변화로 인해 망실위험에 처한 개발도상국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이를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한국의 콘텐츠 사업과 연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개발도상국의 ‘문화적 회복력’을 지원하는 한국정부의 문화유산 ODA는 2013년 라오스 왓푸 유적 홍낭시다 사원 보존복원사업에 나서면서 본격화됐다고 한다. 저자들은 캄보디아 프레아피트 사원 복원사업과 미얀마 문화역량 강화지원사업, 몽골 인간문화재 제도 구축을 위한 지원사업, 중앙아시아 무형유산 영상제작 등 다채로운 한국의 문화유산 ODA 사업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미얀마, 라오스, 키르기스스탄과 협력해 문화자원 DB를 구축하는 디지털 큐레이팅 ODA 사업을 진행했다. ‘(가칭)문화유산 공적개발원조 협의회’ 설립과 광주·전남 문화예술 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한국의 문화유산 ODA 사업에 대한 저자들의 다양한 제언들이 눈길을 끈다. <학고재·2만2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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