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거울 ‘빛’이 들려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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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거울 ‘빛’이 들려주는 이야기
국립나주박물관, 내년 2월9일까지 ‘고대 거울’ 모티브 전시
국보 화순 대곡리 정문경·무령왕릉 의자손수대경 둥 눈길
2024년 12월 04일(수) 19:40
‘고흥 동호덕 거울’
‘화순 대곡리 정문경’, ‘무령왕릉 의자손수대경’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국보이며 거울이다. 거울은 단순히 얼굴을 보는 미용 기능 외에 주요 의식에 사용됐던 사물이다.

특히 고대 사람들은 거울을 주요 의식에 사용할 만큼 신성시했다. 과거에는 특정 신분의 사람들만 소유할 정도로 제한적이었다.

삼한시대부터 삼국시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는 다채로운 거울이 출토됐다. 거울에 새기는 장식 또한 시대마다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어 그 가치나 의미가 상이하다.

고대 거울을 모티브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립나주박물관은 내년 2월 9일까지 거울을 통해 옛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빛, 고대 거울의 속삭임’전을 연다.
국립나주박물관(과장 김상태)에서 내년 2월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삼한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거울을 조명한다. ‘빛, 고대 거울의 속삭임’이라는 주제가 말해주듯 거울을 통한 옛 사람들과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대화’라 할 수 있다.

거울 외에도 함께 발굴된 유물 등 270여 점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는 국보 2점(화순 대곡리 정문경, 무령왕릉 의자손수대경)을 비롯해 평양부터 제주도에 이르는 거울이 한자리에 집결됐다.

함평 엄다리 제동고분을 비롯해 고흥 신호리 동호덕고분, 신안 대천리, 경주 사라리에서 출토된 거울들이 최초 공개돼 이목을 끈다.

전시는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화순 대곡리 거울’
1부 ‘청동거울의 제작 과정’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꼭지가 달린 거울을 살펴본다. 화순 대곡리 거울은 꼭지가 달려 있어 이색적인 모형을 띈다. 옛 사람들이 둥그런 거울을 얼굴을 보는 기능으로만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부는 ‘고대 거울을 소유했던 사람들을 탐구하는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거울을 가질 수 있었던 이들의 사회적 신분, 즉 이들이 어떤 사회적 위치에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거울과 함께 출토된 다양한 소장품들은 당대 사회상을 규명할 수 있는 유물들이다.

옛 사람들의 내세관은 물론 동아시아 교류 양상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도 있다.

3부 ‘거울을 통해 본 동아시아 교류와 거울에 담긴 고대 사람들의 내세관 소개’에서는 거울의 분포 양상 등을 살펴본다. 고대 한반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서 제작된 거울들이 많이 유입됐다. 분포지와 유통 경로, 교류 거점지 등을 살펴보는 것은 당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역학 관계 등을 가늠할 수 있다.

거울에 새겨진 다양한 무늬와 글에는 고대인들의 내세사상이 투영돼 있다. 망자와 함께 묻힌 거울이 망자의 내세를 환하게 비춰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볼 수 있다.

전시를 흥미롭고 역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디지털 콘텐츠도 활용된다. 관람객들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고대의 시간을 가늠할 수 있다.

관람객 누구나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도 있다. 옛사람들이 거울에 남긴 다양한 무늬와 글자를 찾아보고, 알록달록 나만의 거울도 만들어 본다. ‘알록달록, 소원을 담은 거울’,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통해 거울에 투영했던 고대 사람들의 소망과 의미 등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이다.

김상태 관장은 “이번 전시는 나주박물관 외에도 발굴조사 기관들의 협력으로 진행돼 더 뜻 깊다”며 “거울이 환기하는 의미와 고대 사람들의 삶의 양식, 내세관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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