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 안전과 수거율 급감 사이 ‘청소차 딜레마’
광주 자치구 사고 우려에 청소차 발판 제거…수거량 크게 줄어 민원 급증
시설관리공단 직원까지 투입해 수거…차량·인력 확대 한계 속 ‘골머리’
시설관리공단 직원까지 투입해 수거…차량·인력 확대 한계 속 ‘골머리’
![]() 4일 광주시 북구 문흥동의 한 거리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종량제 봉투를 청소차에 실어 나르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
광주지역 지자체가 환경미화원 안전을 위해 ‘청소차 불법 발판’을 제거했지만, 쓰레기 수거율이 급감해 고민에 빠졌다.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량에 타고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쓰레기 수거율이 급락한 탓에 주민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4일 광주시 북구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달 중순께 북구 지역 내 청소차 총 48대(음식물쓰레기수거 17대, 종량제 수거 18대, 재활용 수거 13대) 중 발판이 설치된 재활용 수거 차량 13대에서 모두 발판을 제거했다.
청소차 발판은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지자체 환경미화원들은 주택가 골목골목마다 적치된 쓰레기 수거시 차량에 타고 내리기 용이하게 하기 위해 적재함 덮개를 임의로 개조해 사용해왔다. 짧은 구간을 이동하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의 특성상 발판 탑승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구 시설관리공단은 지난달 경남 양산에서 60대 환경미화원이 청소차 발판에서 떨어져 숨지자 발판을 모두 제거했다.
환경미화원 안전을 위한 특단의 조치였으나 재활용 쓰레기 수거량은 격감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발판을 제거하기 전인 7월 재활용쓰레기 수거량은 96만 5030㎏였지만, 제거이후 14% 감소(8월 재활용 쓰레기 수거량 82만 4840㎏)했다는 것이다.
덩달아 주민들의 쓰레기 수거 민원이 급증했다. 쓰레기를 빨리 수거해 달라고 하는 민원이 한달 평균 20% 가량 더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민원 내용 대부분이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아 악취와 부패 등으로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북구 환경미화원 총 96명으로는 한계가 있어 급기야 공단직원들까지 쓰레기를 수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북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9월 생활폐기물 청소차의 발판을 제거했던 동구는 이달 재활용 차량의 발판 제거에 나섰고 서구도 지난 7월부터 발판을 제거했다.
앞서 2022년 6월 광산구가 선도적으로 청소차량의 발판을 제거했고 남구도 지난해 3월 발판을 없앴다.
동구와 서구 역시 “여느 때와 달리 이 시간에 쓰레기가 왜 그대로 있냐”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평소 4통 가량 오던 민원전화가 10통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게 담당자들의 하소연이다.
남구에서 일하는 한 환경미화원은 “당시 하루에 한 차례 수거했던 구간을 발판 제거 후에는 격주로 돌아야 할 만큼 수거량이 현저히 떨어졌었다”고 말했다.
쓰레기 수거에 한계를 보이자 남구는 20억원을 들여 지난해 총 10대의 청소차를 증차했다.
지난 2017년 광주에서 2주만에 환경미화원 2명이 도로 위에서 숨지면서 광주에서 전국 최초로 도입한 ‘한국형 청소차’가 쓰레기 수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쓰레기 수거차량의 적재용량이 5t인데 비해 한국형 청소차는 4t이기 때문이다.
환경 미화원들은 “한국형 청소차의 경우 적재 용량이 크지 않고 차량 양면으로 문을 여닫아야 하는 불편함과 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가 있어 발판 탑승과 위험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는 이같은 상황에서 추석명절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쓰레기가 다량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차량이나 인력을 늘리기에는 예산의 한계가 있어서다.
북구의 경우 청소차 증차와 환경미화원 인력증가를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광주북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환경미화원들의 안전을 위해 발판 제거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동안 환경미화원들이 위험을 감수해가면서 해왔던 작업량이 감소할 수 밖에 없으니 당분간 양해해주길 바란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등 주민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량에 타고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쓰레기 수거율이 급락한 탓에 주민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4일 광주시 북구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달 중순께 북구 지역 내 청소차 총 48대(음식물쓰레기수거 17대, 종량제 수거 18대, 재활용 수거 13대) 중 발판이 설치된 재활용 수거 차량 13대에서 모두 발판을 제거했다.
하지만, 북구 시설관리공단은 지난달 경남 양산에서 60대 환경미화원이 청소차 발판에서 떨어져 숨지자 발판을 모두 제거했다.
발판을 제거하기 전인 7월 재활용쓰레기 수거량은 96만 5030㎏였지만, 제거이후 14% 감소(8월 재활용 쓰레기 수거량 82만 4840㎏)했다는 것이다.
덩달아 주민들의 쓰레기 수거 민원이 급증했다. 쓰레기를 빨리 수거해 달라고 하는 민원이 한달 평균 20% 가량 더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민원 내용 대부분이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아 악취와 부패 등으로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북구 환경미화원 총 96명으로는 한계가 있어 급기야 공단직원들까지 쓰레기를 수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북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9월 생활폐기물 청소차의 발판을 제거했던 동구는 이달 재활용 차량의 발판 제거에 나섰고 서구도 지난 7월부터 발판을 제거했다.
앞서 2022년 6월 광산구가 선도적으로 청소차량의 발판을 제거했고 남구도 지난해 3월 발판을 없앴다.
동구와 서구 역시 “여느 때와 달리 이 시간에 쓰레기가 왜 그대로 있냐”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평소 4통 가량 오던 민원전화가 10통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게 담당자들의 하소연이다.
남구에서 일하는 한 환경미화원은 “당시 하루에 한 차례 수거했던 구간을 발판 제거 후에는 격주로 돌아야 할 만큼 수거량이 현저히 떨어졌었다”고 말했다.
쓰레기 수거에 한계를 보이자 남구는 20억원을 들여 지난해 총 10대의 청소차를 증차했다.
지난 2017년 광주에서 2주만에 환경미화원 2명이 도로 위에서 숨지면서 광주에서 전국 최초로 도입한 ‘한국형 청소차’가 쓰레기 수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쓰레기 수거차량의 적재용량이 5t인데 비해 한국형 청소차는 4t이기 때문이다.
환경 미화원들은 “한국형 청소차의 경우 적재 용량이 크지 않고 차량 양면으로 문을 여닫아야 하는 불편함과 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가 있어 발판 탑승과 위험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는 이같은 상황에서 추석명절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쓰레기가 다량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차량이나 인력을 늘리기에는 예산의 한계가 있어서다.
북구의 경우 청소차 증차와 환경미화원 인력증가를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광주북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환경미화원들의 안전을 위해 발판 제거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동안 환경미화원들이 위험을 감수해가면서 해왔던 작업량이 감소할 수 밖에 없으니 당분간 양해해주길 바란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등 주민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