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값’ 쌀값에 무너진 농심 그대로 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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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값’ 쌀값에 무너진 농심 그대로 둘 건가
2024년 08월 07일(수) 00:00
쌀값 하락이 심상치 않다. 최근 80㎏들이 한 가마 가격이 14개월만에 17만 원대로 하락한 이후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인 쌀값 추이라면 수확기(10~12월)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5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는데 올해는 오히려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남의 경우 농협 RPC 등의 재고 물량이 10만4000t으로 전년보다 81%나 많은 상태인데 햅쌀이 나오는 이달 중순 이후 재고 쌀을 덜어내려는 RPC측의 저가 방출 가능성도 크다.

쌀값 하락의 원인은 소비량 감소 탓이 가장 크다. 통계청의 ‘2023년 양곡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인당 돼지·소·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60.6㎏)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한국인의 주식이 쌀이라는 것은 옛 말이 된지 오래다. 쌀 소비 급감으로 농도인 전남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쌀 소비 감소에 대비해 재배면적을 꾸준히 줄였지만 전남은 아직도 14만9878㏊에서 연간 74만여t을 생산해 재배면적과 생산량 모두 전국 1위다.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줄어든 쌀 소비를 탓할 수만은 없다. 전남도를 비롯해 지역농협들은 자체적으로 쌀 소비 촉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남농협만 하더라도 어제 쌀 소비촉진 통합지원단을 발족하고 아침밥 먹기 캠페인과 쌀 가공식품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쌀값 하락 대책을 지역과 농민에게만 맡겨 둬선 안 된다. 정부는 80㎏ 쌀 한 가마 가격을 20만 원선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목표가격만 제시하고 손을 놓는다면 정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시장격리를 하지 않고 있는데 쌀 소비에 한계가 있다면 정책적으로 시장격리에 나서야 한다. 시장 논리에만 맡겨둘 것이 있고 정책적으로 판단할 일이 있다. 인플레 시대, 껌값보다 못한 쌀값에 농심이 타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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