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짜리입니까, 6411의 목소리 지음·노회찬재단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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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짜리입니까, 6411의 목소리 지음·노회찬재단 기획
2024년 07월 19일(금) 00:00
리얼리즘 소설의 정수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 어떤 민중예술가나 참여 작가의 펜보다 실감 나는 것은, 현장에서 땀 흘리는 각계각층 직업인들의 ‘체험적 언어’일 것이다.

웹툰 작가부터 도축검사원, 대리운전기사, 농부, 헤어디자이너 등이 자신들의 도구를 놓고 펜을 들었다. 총 일흔다섯 명의 노동자들(6411의 목소리)이 생업 현장에서 마주한 비극, 감동적인 이야기 등 에피소드를 기록한 ‘나는 얼마짜리입니까?’가 출간됐다.

책은 화력발전소노동자, 호텔 해고노동자, 4부리그 축구선수를 비롯해 면세점 직원, 유튜브 크리에이터, 봉제노동자, 성소수자 활동가 등 사회에서 저마다 역할을 맡고 있는 직능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당한 노동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저자들은 ‘죽지 않고 맞서는 방법’을 찾아낸 콜센터 상담사, ‘1년 넘게 일해본 적 없다’는 사회복지사, ‘퇴직공제금을 잃어’버린 마루노동자 등을 조명한다. 이들이 흘린 땀방울과 권리를 향한 투쟁기를 실감 나게 다루며 억울한 사연들을 세상에 공유한다.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건,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국가 경제 순위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사는 저 같은 국민의 행복이 최우선되는 것이 아닐까요?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노동자와 국가가 소통하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자는 책 속 목소리는 시의적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과도한 투쟁이나 저항만을 통해 기업과 반목하는 노동 현장이 아니라, 상호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국가발전의 선순환을 낳는다는 생각을 들려준다. <창비·2만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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