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이용 불편한 ‘대·자·보 도시 광주’…기대·우려 교차
<대중교통·자전거·보행>
자동차 도로 줄이고 보행로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 추진
광천동 일대 교통난 대책, 지하철 대신 BRT 도입 검토
시 “탄소중립도시 가는 길”…시민 “심각한 교통난 유발”
자동차 도로 줄이고 보행로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 추진
광천동 일대 교통난 대책, 지하철 대신 BRT 도입 검토
시 “탄소중립도시 가는 길”…시민 “심각한 교통난 유발”
![]() 광주시 남구 백운광장 앞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 현장 도로 위를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시는 지상 공사를 마무리하고 재포장하는 시점인 내년 1월께 일부 차로를 축소한 뒤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 공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광주시가 민선 8기 후반기 시작과 함께 야심 차게 추진중인 ‘자동차 이용이 불편한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자) 도시 전환’을 놓고 지역 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폭염, 폭우, 가뭄’ 등 3대 기후재난을 이미 경험한 광주시는 ‘2045 탄소중립도시’로 가는 유일한 길은 ‘대·자·보 도시’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광주시 안팎에선 시민과 충분한 논의 없이 광주 교통체계 전체를 뒤흔드는 이른바 ‘자동차 이용 불편 도시’ 사업 추진이 적절하냐는 의견도 나온다.
1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조직 개편을 통해 통합공항교통국 내에 대중교통과와 도로과를 전진 배치했다. 도시철도2호선, 걷고싶은길, RE100 등과 연계한 ‘대·자·보’ 중심 교통체계 전환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현재 광주시가 검토하고 있는 대·자·보 사업의 양대축은 기존 도로(차로 수 또는 차로 폭)를 좁히고, 보행로·자전거 도로 등을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와 애초 도시철도(지하철) 도입을 검토했던 가칭 ‘광천선’을 BRT(간선급행버스체계)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두 정책의 공통점은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면 차량 이동량이 줄어들면서 교통난이 일부 개선되고, 대중교통 이용객이 증가할 것이라는 가설 등을 참고한 정책이다.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광주시의 ‘도로 다이어트’ 검토안에 따르면 1차 사업 대상은 2019년부터 공사 중인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 17.06㎞ 도로다. 광주시는 시민들이 지난 수년간의 도시철도 공사 경험을 통해 교통 정체 등에 적응했다고 보고, 내년 1월부터 도로 폭 등을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전체구간은 아니며, 도로 여건상 가능한 곳을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는 게 광주시의 입장이다.
지역사회에 이 같은 ‘도로 다이어트’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보행여건 개선 등을 기대하는 환영의 목소리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광주시가 대·자·보 사업 중 하나로 도로 다이어트와 함께 검토 중인 광천선 구간 역시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BRT 도입을 놓고도 찬반여론이 맞붙는 모양새다.
시는 애초 복합쇼핑몰 주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상무역~시청~기아 오토랜드~터미널~전방·일신방직 부지~ KIA 챔피언스 필드~광주역’ 등을 잇는 7.8㎞ 구간 가칭 ‘광천선’을 도시철도(지하철)로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BRT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철도는 지상 교통 흐름을 간섭하지 않는 최적의 교통체계지만, 7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공사비가 필요한 데다 공사기간도 5년 이상이나 소요된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반면 버스통행을 일반 차량과 분리해 정시성과 수용량을 향상시킨 대중교통 시스템인 BRT는 저렴한 건설비와 짧은 공사 기간이 강점으로 꼽힌다. 공사비는 500여 억원으로, 사업기간도 민선 8기 내 완공 가능한 1~2년에 불과하다. 또 기존 차도 중 일부를 전용도로로 활용하는 탓에 교통체증에도 개입해 ‘자동차 이용이 불편한 도시’ 정책인 대·자·보 사업과도 정체성이 맞닿는 교통 시스템이다.
광주시는 해당 구간 중 핵심인 더현대 광주와 광주신세계 일대를 15분 내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보행자 중심 도로 체계 구축 등도 고민하고 있다. 도로 다이어트를 적용해 인도를 넓히고 차량 이용자의 접근 자체를 불편하게 해 차량 유입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 대표 교통 혼잡구간인 광천사거리에 복합쇼핑몰까지 들어서는 상황에서 자동차 통행을 오히려 방해하는 BRT와 도로 다이어트를 도입하는 게 적절하냐와 현실적으로 복합쇼핑몰 방문객이 무거운 쇼핑백을 들고 시내버스인 BRT를 이용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선 광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완성차 공장 2곳을 보유한 도시로, 자동차 산업이 지역 제조업의 43.1%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대표 도시라는 점을 들어 ‘자동차 불편한 도시’ 정책이 지역 경제·이미지와도 상충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25일 취임 2년 기자회견에서 “광주는 2018년 최장 폭염, 2020년 최대 폭우, 2023년 최악의 가뭄까지 경험하는 불명예를 가질 정도로 기후재난은 현실화되고 있다”며 “2045년 탄소중립도시 광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승용차 중심 도시에서 대·자·보 도시로 가는 것으로, 조만간 최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폭염, 폭우, 가뭄’ 등 3대 기후재난을 이미 경험한 광주시는 ‘2045 탄소중립도시’로 가는 유일한 길은 ‘대·자·보 도시’ 뿐이라는 입장이다.
1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조직 개편을 통해 통합공항교통국 내에 대중교통과와 도로과를 전진 배치했다. 도시철도2호선, 걷고싶은길, RE100 등과 연계한 ‘대·자·보’ 중심 교통체계 전환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현재 광주시가 검토하고 있는 대·자·보 사업의 양대축은 기존 도로(차로 수 또는 차로 폭)를 좁히고, 보행로·자전거 도로 등을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와 애초 도시철도(지하철) 도입을 검토했던 가칭 ‘광천선’을 BRT(간선급행버스체계)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면 차량 이동량이 줄어들면서 교통난이 일부 개선되고, 대중교통 이용객이 증가할 것이라는 가설 등을 참고한 정책이다.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광주시의 ‘도로 다이어트’ 검토안에 따르면 1차 사업 대상은 2019년부터 공사 중인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 17.06㎞ 도로다. 광주시는 시민들이 지난 수년간의 도시철도 공사 경험을 통해 교통 정체 등에 적응했다고 보고, 내년 1월부터 도로 폭 등을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전체구간은 아니며, 도로 여건상 가능한 곳을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는 게 광주시의 입장이다.
지역사회에 이 같은 ‘도로 다이어트’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보행여건 개선 등을 기대하는 환영의 목소리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광주시가 대·자·보 사업 중 하나로 도로 다이어트와 함께 검토 중인 광천선 구간 역시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BRT 도입을 놓고도 찬반여론이 맞붙는 모양새다.
시는 애초 복합쇼핑몰 주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상무역~시청~기아 오토랜드~터미널~전방·일신방직 부지~ KIA 챔피언스 필드~광주역’ 등을 잇는 7.8㎞ 구간 가칭 ‘광천선’을 도시철도(지하철)로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BRT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철도는 지상 교통 흐름을 간섭하지 않는 최적의 교통체계지만, 7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공사비가 필요한 데다 공사기간도 5년 이상이나 소요된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반면 버스통행을 일반 차량과 분리해 정시성과 수용량을 향상시킨 대중교통 시스템인 BRT는 저렴한 건설비와 짧은 공사 기간이 강점으로 꼽힌다. 공사비는 500여 억원으로, 사업기간도 민선 8기 내 완공 가능한 1~2년에 불과하다. 또 기존 차도 중 일부를 전용도로로 활용하는 탓에 교통체증에도 개입해 ‘자동차 이용이 불편한 도시’ 정책인 대·자·보 사업과도 정체성이 맞닿는 교통 시스템이다.
광주시는 해당 구간 중 핵심인 더현대 광주와 광주신세계 일대를 15분 내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보행자 중심 도로 체계 구축 등도 고민하고 있다. 도로 다이어트를 적용해 인도를 넓히고 차량 이용자의 접근 자체를 불편하게 해 차량 유입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 대표 교통 혼잡구간인 광천사거리에 복합쇼핑몰까지 들어서는 상황에서 자동차 통행을 오히려 방해하는 BRT와 도로 다이어트를 도입하는 게 적절하냐와 현실적으로 복합쇼핑몰 방문객이 무거운 쇼핑백을 들고 시내버스인 BRT를 이용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선 광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완성차 공장 2곳을 보유한 도시로, 자동차 산업이 지역 제조업의 43.1%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대표 도시라는 점을 들어 ‘자동차 불편한 도시’ 정책이 지역 경제·이미지와도 상충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25일 취임 2년 기자회견에서 “광주는 2018년 최장 폭염, 2020년 최대 폭우, 2023년 최악의 가뭄까지 경험하는 불명예를 가질 정도로 기후재난은 현실화되고 있다”며 “2045년 탄소중립도시 광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승용차 중심 도시에서 대·자·보 도시로 가는 것으로, 조만간 최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