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유익한 인터뷰] 내 인생을 사는 심리학의 쓸모 - 한민 문화심리학자
“저 사람들, 도대체 왜 저러지?”
멸종위기 1급 토종 문화심리학자가 전하는 심리 기술
자신을 바로 보는 용기, 타인의 시선을 무릅쓰는 용기
행복, 자기발전, 대인관계... 심리학을 내 삶 속으로
멸종위기 1급 토종 문화심리학자가 전하는 심리 기술
자신을 바로 보는 용기, 타인의 시선을 무릅쓰는 용기
행복, 자기발전, 대인관계... 심리학을 내 삶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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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익한 인터뷰’는 알아두면 유익한 지식과 함께 삶을 통찰하는 지혜를 전하고자 합니다. 사회, 문학, 철학, 경제, 과학 등 각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 그리고 만나고 싶은 셀럽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의 지식창고를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주식과 비슷하다. 미래가치가 높은 성장주처럼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가 싶으면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 추락하고, 끝 모를 듯이 추락하던 하향 곡선도 뜻밖의 호재를 만나 상한가를 치기도 한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것도 잘 알지만 갑자기 닥친 시련과 배신은 늘 시리고 아프다. 이렇듯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때 생기는 병이 화병(Hwabyung)이다. 세계 심리학계에서 인정한 ‘화병’은 한국 문화에서 파생된 심인성 질병으로 분노의 억제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분노와 같은 감정 표현을 억제해야 하는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화병은 유독 한국 사람들에게 생기는 것일까? 그 답은 문화심리학에서 찾을 수 있다. 개인에게 성격이 있다면 집단에는 문화가 있다. 옛날부터 어떤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습관과 가치를 발달시켰고 그렇게 문화가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하는 수많은 말과 행동의 출발점도 그 사람이 속한 문화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말과 행동에 아무리 의문을 가져봤자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상대방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갈수록 사회는 복잡해지고 사람들의 마음은 풀리지 않는 난제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다. 심리학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 무기가 됐다. 실제 일어난 일보다 그와 관련된 심리 반응이 결과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긴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심리학의 쓸모는 어디까지일까. 멸종위기 1급 토종 문화심리학자 한민 교수가 전하는 현명한 심리학 사용법을 들어보자.
Q. 요즘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아요?
예나 지금이나 심리학은 인기 과목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니 이름부터가 매력적이지 않나요.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납니다.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면 아니 될 일이 없습니다. 대략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에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Q. 문화심리학은 어떤 건가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해져도 내 삶에는 누군가의 존재가 개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야 하고 내가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리학에서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려주는 분야가 문화심리학입니다. 문화심리학은 문화에 따른 인간 행동을 연구합니다. 문화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낸 유·무형의 모든 것들을 말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 행동은 문화의 틀 안에서 규정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사실을 깨닫기는 쉽지 않습니다. 나와 타인의 생각과 행동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과 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문화심리학은 그러한 이해를 제공합니다.
Q. 한국, 한국인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한·중·일은 동북아시아의 유교 문화권 국가들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인종적으로,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렇죠. 특히 한국과 일본은 주류 심리학(비교문화심리학)의 관점에서 같은 집단주의 문화권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기에 한국과 일본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체성 자기’로 인식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또 행사하고 싶어 하는 존재로 봅니다. 이런 자기관은 대인관계의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만듭니다. 일명 오지랖이죠.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람처럼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쿨하게 갈 길을 가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정답은 ‘지나가던 선비’입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의 단골손님이던 ‘지나가던 선비’들은 이렇게 남의 일에 참견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물론 그러다가 ‘은혜 갚은 까치’에서처럼 죽을 고비를 맞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비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선을 넘는 한국인의 특징은 사생활 침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情)을 나누고 공통의 문제에 대처하는 사회적 연대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Q. 천만 영화 ‘파묘’에서 한국과 일본 귀신도 다르던데요?
문화에는 사람들의 다양한 욕망과 두려움이 투사되어 있습니다. 귀신 역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욕망과 두려움이 투영된 결과죠. 그래서 귀신에는 그 문화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가 담겨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귀신이 나타나는 이유부터 다릅니다. 한국 귀신 이야기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귀신이 나타나 사람들이 놀라거나 죽습니다. 그리고 담이 큰 사람이 귀신을 만나 귀신의 이야기를 듣고 귀신의 한을 풀어줍니다. 그렇게 억울함을 푼 귀신은 좋은 데로 가고 억울함을 풀어 준 사람도 좋은 일이 생깁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귀신의 출몰 이유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의 귀신은 억울하게 죽은 자신의 사연을 밝히고 그 한을 풀기 위해 나타납니다.
반면 일본 귀신은 나타나는 데 이유가 없습니다. 일본의 전통적 귀신은 매우 다양합니다만 우리나라처럼 특정 인물이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귀신이 된 경우보다는 갓파나 오니, 야만바, 유키온나 등 예전부터 어떤 지역에 있어 온 존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거기 원래 있는 거죠. 일본 귀신의 특징을 살펴보면, 뚜렷한 자신의 영역이 있고 영역을 침범한 이들은 누구나 공격이 대상이 되며 이들의 표적이 되면 반드시 큰 해를 입습니다. 사람에 대한 태도도 다릅니다. 한국 귀신은 사람을 해하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무서운 것을 좀 참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잘 달래주면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귀신이나 요괴들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람들과 친숙하고 함께 어울려 살며 웬만해서는 해를 끼치지 않는 한국 귀신과 자신들의 영역이 확고하고 이를 침범한 인간들을 확실하게 응징하는 일본 귀신. 한국인과 일본인의 심리적 차이가 투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Q. 1인 세대, 혼밥, 혼술... ‘함께’ 보다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현대 사회는 혼자 살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대도시일수록 그렇습니다. 특히 청년들은 대학 진학이나 취업 등으로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데, 한창 바쁜 사회 초년생의 경우 누군가를 만날 시간도 여력도 없습니다. 차차 혼자만의 삶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렇게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가봐야 돈 들고 시간 드는데 차라리 혼자 지내는 게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는 삶이 현명한 것이라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즐거움과 목적의식이 배가 됩니다. 타인과의 관계는 행복과 연관이 깊습니다.
시카고 대학의 카시오포 교수는 현대인의 가장 총체적인 사망 요인이 외로움이라고 단언합니다. 외로움, 배신감, 이별 등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뇌는 이러한 사회적 고통을 이용해 위협을 알리며 그 덕에 더 치명적인 고립을 방지합니다. 특히 감정 조절 및 대인 관계 능력을 맡고 있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인 20대 초중반, 이때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는 것은 미래에 엄청나게 해로운 일입니다. 30대가 넘으면 전두엽은 더 이상 발달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기술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해도 정작 중요한 일들은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야 이루어집니다. 사회적 관계는 피곤한 일입니다.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듭니다. 하지만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생각 이상으로 많습니다. 사람들은 관계로부터 위안과 안정을 얻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자극을 얻습니다. 즐거움과 삶의 의미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계 유지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은 소모가 아닌 투자로 이해하는 건 어떨까요.
Q.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있을까요?
행복에 대해 간과하기 쉬운 것 중에 하나가 행복한 기분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일주일 이상 행복한 기분이 지속되는 것은 사실상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나치게 오래가는 긍정적 정서는 신경계에 무리를 일으키고 인간의 뇌는 신경계의 흥분을 누그러뜨려 항상성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행복한 감정들은 점차 사그라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계속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불행이라고 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행복은 보통 긍정적 정서로 정의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할 때도 행복을 느낍니다. 딱히 설레고 흥분되지는 않아도 매일의 삶에서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입니다. 그리고 행복의 원천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목표를 성취한 뒤의 짜릿함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뿌듯함도 행복이겠지만 가끔 바라보는 하늘에서, 길가에 핀 꽃에서, 기대 없이 들어간 식당에서의 맛있는 반찬, 자기 전에 잠깐씩 보는 유튜브에서도 소소한 행복은 얼마든지 느낄 수 있습니다. 큰 행복을 좇느라 작은 행복을 잊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습니다.
Q. 실패와 좌절을 겪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젊은 시절 우리는 앞으로 펼쳐질 내 인생은 꽃길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삶이란 게 늘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하던 일에 실패할 때도 있고 예기치 않은 좌절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당장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서부터 난관에 부딪힐 수 있고, 수십 년 승승장구하다 생의 정점에 이르러 나락으로 미끄러질 수도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였던 야스퍼스(독일 철학자이자 심리학자로 실존주의 대표)는 변화시킬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이러한 종류의 상황을 ‘한계상황’이라고 했습니다.
한계상황은 우울과 절망을 동반합니다. 삶의 의미를 잃게 하고 통제감을 상실하도록 합니다. 말 그대로 거대한 벽 앞에 선 기분을 들게 합니다. 야스퍼스는 한계상황 가운데서도 진지하게 자신을 성찰하게 되면 ‘자기존재’에 대한 자각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패와 좌절, 한계에 대처하는 모습이야말로 평소에는 만나기 어려운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자기존재를 지각한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한계상황을 회피하고 이전의 자기로 살아갈 것인지, 어떻게든 한계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발견한 자기로 살아갈 것인지 말입니다. 누구나 사소한 실패에도 꽤 우울해진다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남 탓을 해본 경험을 한 번쯤 갖고 있습니다.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그 이유를 더듬어가다 보면 그동안 미처 몰랐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맞닥뜨리게 될 벽 앞에서 진실한 자신의 모습으로 서게 될 것입니다. 그때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Q. 혐오의 시대, 품위있는 저항은 불가능한 걸까요?
인간은 사회적 존재입니다. 애초에 인간이 무리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생존 때문이고, 수백만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그 효과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습니다.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집단에 속해 있는 편이 유리하다는 인식은 모든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됩니다. 그러나 모든 동조가 정당화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집단의 결정이 항상 옳을 수는 없고 오히려 집단의 안위가 사회 전체에 해악을 끼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에 동조하지 않은 소수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혐오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소수 의견에 따르는 것이 개개인의 생존과 집단의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인간 사회에는 집단의 압력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도 일정 비율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늘 자신의 견해와 생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지부조화이론에 따르면 특정 사안에 대한 나만의 견해가 있더라도 어떠한 이유에서건 기존 견해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나면 생각이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의 기존 태도가 명확하지 않거나 태도 유지의 동기보다 집단에 대한 소속 동기가 더 클 때 쉽게 나타납니다. 자신만의 견해를 일관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확고한 자기 정체성에서 출발합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지, 중심이 바로 서 있다면 집단의 압력에 따라 자신의 생각이 휙휙 바뀔 일은 없을 것입니다.
Q. 심리학의 쓸모는 무엇일까요?
사는 게 힘들수록 삶의 이유가 자신으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건은 누구에게나 똑같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는 저마다 다르니까요. 심리학은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살아갈 지혜를 주는 학문입니다. 살기 팍팍하다고 느껴질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이유를 스스로 다지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심리학 책을 한두 권 읽거나 관련 수업을 몇 번 들었다고 해서 심리학을 이해하고 거기서 얻은 지식을 자신의 일에 적용하거나 삶에 이롭게 쓸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정신없이 쏟아지는 학자들 이름과 이론들에 치여 가지고 있던 관심마저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떠나보내기에 심리학은 너무나 중요하고 또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심리학이 너무 어렵고 배우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심리학을 그렇게 전달한 사람들의 책임이지 심리학의 잘못이나 배우려는 이들의 잘못은 아닙니다.
심리학을 소수의 선택받은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어렵고 딱딱한 학문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심리학은 생물학, 의학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 인류학, 사회학, 언어학 등 여러 분야에서 행해져 왔던 노력들이 만들어낸 학문입니다.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나의 일과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제공하며, 나답게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는 학문입니다. 인간 이해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심리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남도 사람들을 대표하는 특징은 무엇일까요?
정(情)이야말로 남도의 트레이드 마크죠. 제가 KBS광주총국에서 프로그램을 하면서 여러 분들을 만났었는데 겉으로는 말씀 안 하시지만 은근하게 느껴지는 정이 참 좋았습니다. 말없이 마음 써주는 정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정서이자 광주·전남 분들의 대표적인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Q. 광주·전남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점점 불확실성이 커지는 세상입니다. 사회에 막 진입한, 진입할 청년들이 느낄 불안도 그 어느 때보다 클 것 같습니다. 하지만 티벳에 이런 속담이 있답니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집중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미래도 조금씩 뚜렷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한 민
엄혹한 생태 여건 속에서 종족 유지와 서식지 확대를 꾀하고 있는 멸종위기 1급 토종 문화심리학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고려대학교 행동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미국 Clark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역사, 철학 인류학, 사회학, 뇌과학을 넘나드는 이론과 생활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례를 엮어 흥미롭게 강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상위 5%에만 수여하는 고려대학교 석탑 강의상을 비롯 여러 대학의 우수 강좌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tvN <어쩌다 어른>,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유튜브 채널 <삼프로TV_경제의 신과 함께>, <놀면서 배우는 시리학>(놀심) 등에서 또 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문제적 캐릭터 심리 사전」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 「한민의 심리학의 쓸모」와 여러 심리학 대학 교재들을 집필했다. 현대 유튜브 채널 <5분심리학>을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정지효 기자 1018hyohyo@gmail.com
인생은 주식과 비슷하다. 미래가치가 높은 성장주처럼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가 싶으면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 추락하고, 끝 모를 듯이 추락하던 하향 곡선도 뜻밖의 호재를 만나 상한가를 치기도 한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것도 잘 알지만 갑자기 닥친 시련과 배신은 늘 시리고 아프다. 이렇듯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때 생기는 병이 화병(Hwabyung)이다. 세계 심리학계에서 인정한 ‘화병’은 한국 문화에서 파생된 심인성 질병으로 분노의 억제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분노와 같은 감정 표현을 억제해야 하는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Q. 요즘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아요?
예나 지금이나 심리학은 인기 과목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니 이름부터가 매력적이지 않나요.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납니다.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면 아니 될 일이 없습니다. 대략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에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Q. 문화심리학은 어떤 건가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해져도 내 삶에는 누군가의 존재가 개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야 하고 내가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리학에서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려주는 분야가 문화심리학입니다. 문화심리학은 문화에 따른 인간 행동을 연구합니다. 문화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낸 유·무형의 모든 것들을 말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 행동은 문화의 틀 안에서 규정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사실을 깨닫기는 쉽지 않습니다. 나와 타인의 생각과 행동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과 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문화심리학은 그러한 이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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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은 동북아시아의 유교 문화권 국가들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인종적으로,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렇죠. 특히 한국과 일본은 주류 심리학(비교문화심리학)의 관점에서 같은 집단주의 문화권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기에 한국과 일본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체성 자기’로 인식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또 행사하고 싶어 하는 존재로 봅니다. 이런 자기관은 대인관계의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만듭니다. 일명 오지랖이죠.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람처럼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쿨하게 갈 길을 가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정답은 ‘지나가던 선비’입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의 단골손님이던 ‘지나가던 선비’들은 이렇게 남의 일에 참견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물론 그러다가 ‘은혜 갚은 까치’에서처럼 죽을 고비를 맞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비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선을 넘는 한국인의 특징은 사생활 침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情)을 나누고 공통의 문제에 대처하는 사회적 연대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영화 ‘파묘’ <쇼박스 제공> |
문화에는 사람들의 다양한 욕망과 두려움이 투사되어 있습니다. 귀신 역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욕망과 두려움이 투영된 결과죠. 그래서 귀신에는 그 문화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가 담겨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귀신이 나타나는 이유부터 다릅니다. 한국 귀신 이야기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귀신이 나타나 사람들이 놀라거나 죽습니다. 그리고 담이 큰 사람이 귀신을 만나 귀신의 이야기를 듣고 귀신의 한을 풀어줍니다. 그렇게 억울함을 푼 귀신은 좋은 데로 가고 억울함을 풀어 준 사람도 좋은 일이 생깁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귀신의 출몰 이유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의 귀신은 억울하게 죽은 자신의 사연을 밝히고 그 한을 풀기 위해 나타납니다.
반면 일본 귀신은 나타나는 데 이유가 없습니다. 일본의 전통적 귀신은 매우 다양합니다만 우리나라처럼 특정 인물이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귀신이 된 경우보다는 갓파나 오니, 야만바, 유키온나 등 예전부터 어떤 지역에 있어 온 존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거기 원래 있는 거죠. 일본 귀신의 특징을 살펴보면, 뚜렷한 자신의 영역이 있고 영역을 침범한 이들은 누구나 공격이 대상이 되며 이들의 표적이 되면 반드시 큰 해를 입습니다. 사람에 대한 태도도 다릅니다. 한국 귀신은 사람을 해하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무서운 것을 좀 참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잘 달래주면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귀신이나 요괴들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람들과 친숙하고 함께 어울려 살며 웬만해서는 해를 끼치지 않는 한국 귀신과 자신들의 영역이 확고하고 이를 침범한 인간들을 확실하게 응징하는 일본 귀신. 한국인과 일본인의 심리적 차이가 투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Q. 1인 세대, 혼밥, 혼술... ‘함께’ 보다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현대 사회는 혼자 살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대도시일수록 그렇습니다. 특히 청년들은 대학 진학이나 취업 등으로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데, 한창 바쁜 사회 초년생의 경우 누군가를 만날 시간도 여력도 없습니다. 차차 혼자만의 삶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렇게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가봐야 돈 들고 시간 드는데 차라리 혼자 지내는 게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는 삶이 현명한 것이라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즐거움과 목적의식이 배가 됩니다. 타인과의 관계는 행복과 연관이 깊습니다.
시카고 대학의 카시오포 교수는 현대인의 가장 총체적인 사망 요인이 외로움이라고 단언합니다. 외로움, 배신감, 이별 등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뇌는 이러한 사회적 고통을 이용해 위협을 알리며 그 덕에 더 치명적인 고립을 방지합니다. 특히 감정 조절 및 대인 관계 능력을 맡고 있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인 20대 초중반, 이때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는 것은 미래에 엄청나게 해로운 일입니다. 30대가 넘으면 전두엽은 더 이상 발달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기술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해도 정작 중요한 일들은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야 이루어집니다. 사회적 관계는 피곤한 일입니다.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듭니다. 하지만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생각 이상으로 많습니다. 사람들은 관계로부터 위안과 안정을 얻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자극을 얻습니다. 즐거움과 삶의 의미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계 유지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은 소모가 아닌 투자로 이해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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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해 간과하기 쉬운 것 중에 하나가 행복한 기분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일주일 이상 행복한 기분이 지속되는 것은 사실상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나치게 오래가는 긍정적 정서는 신경계에 무리를 일으키고 인간의 뇌는 신경계의 흥분을 누그러뜨려 항상성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행복한 감정들은 점차 사그라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계속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불행이라고 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행복은 보통 긍정적 정서로 정의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할 때도 행복을 느낍니다. 딱히 설레고 흥분되지는 않아도 매일의 삶에서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입니다. 그리고 행복의 원천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목표를 성취한 뒤의 짜릿함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뿌듯함도 행복이겠지만 가끔 바라보는 하늘에서, 길가에 핀 꽃에서, 기대 없이 들어간 식당에서의 맛있는 반찬, 자기 전에 잠깐씩 보는 유튜브에서도 소소한 행복은 얼마든지 느낄 수 있습니다. 큰 행복을 좇느라 작은 행복을 잊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습니다.
Q. 실패와 좌절을 겪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젊은 시절 우리는 앞으로 펼쳐질 내 인생은 꽃길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삶이란 게 늘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하던 일에 실패할 때도 있고 예기치 않은 좌절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당장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서부터 난관에 부딪힐 수 있고, 수십 년 승승장구하다 생의 정점에 이르러 나락으로 미끄러질 수도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였던 야스퍼스(독일 철학자이자 심리학자로 실존주의 대표)는 변화시킬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이러한 종류의 상황을 ‘한계상황’이라고 했습니다.
한계상황은 우울과 절망을 동반합니다. 삶의 의미를 잃게 하고 통제감을 상실하도록 합니다. 말 그대로 거대한 벽 앞에 선 기분을 들게 합니다. 야스퍼스는 한계상황 가운데서도 진지하게 자신을 성찰하게 되면 ‘자기존재’에 대한 자각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패와 좌절, 한계에 대처하는 모습이야말로 평소에는 만나기 어려운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자기존재를 지각한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한계상황을 회피하고 이전의 자기로 살아갈 것인지, 어떻게든 한계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발견한 자기로 살아갈 것인지 말입니다. 누구나 사소한 실패에도 꽤 우울해진다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남 탓을 해본 경험을 한 번쯤 갖고 있습니다.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그 이유를 더듬어가다 보면 그동안 미처 몰랐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맞닥뜨리게 될 벽 앞에서 진실한 자신의 모습으로 서게 될 것입니다. 그때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Q. 혐오의 시대, 품위있는 저항은 불가능한 걸까요?
인간은 사회적 존재입니다. 애초에 인간이 무리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생존 때문이고, 수백만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그 효과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습니다.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집단에 속해 있는 편이 유리하다는 인식은 모든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됩니다. 그러나 모든 동조가 정당화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집단의 결정이 항상 옳을 수는 없고 오히려 집단의 안위가 사회 전체에 해악을 끼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에 동조하지 않은 소수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혐오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소수 의견에 따르는 것이 개개인의 생존과 집단의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인간 사회에는 집단의 압력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도 일정 비율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늘 자신의 견해와 생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지부조화이론에 따르면 특정 사안에 대한 나만의 견해가 있더라도 어떠한 이유에서건 기존 견해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나면 생각이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의 기존 태도가 명확하지 않거나 태도 유지의 동기보다 집단에 대한 소속 동기가 더 클 때 쉽게 나타납니다. 자신만의 견해를 일관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확고한 자기 정체성에서 출발합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지, 중심이 바로 서 있다면 집단의 압력에 따라 자신의 생각이 휙휙 바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한민의 심리학의 쓸모 |
사는 게 힘들수록 삶의 이유가 자신으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건은 누구에게나 똑같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는 저마다 다르니까요. 심리학은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살아갈 지혜를 주는 학문입니다. 살기 팍팍하다고 느껴질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이유를 스스로 다지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심리학 책을 한두 권 읽거나 관련 수업을 몇 번 들었다고 해서 심리학을 이해하고 거기서 얻은 지식을 자신의 일에 적용하거나 삶에 이롭게 쓸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정신없이 쏟아지는 학자들 이름과 이론들에 치여 가지고 있던 관심마저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떠나보내기에 심리학은 너무나 중요하고 또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심리학이 너무 어렵고 배우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심리학을 그렇게 전달한 사람들의 책임이지 심리학의 잘못이나 배우려는 이들의 잘못은 아닙니다.
심리학을 소수의 선택받은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어렵고 딱딱한 학문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심리학은 생물학, 의학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 인류학, 사회학, 언어학 등 여러 분야에서 행해져 왔던 노력들이 만들어낸 학문입니다.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나의 일과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제공하며, 나답게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는 학문입니다. 인간 이해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심리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남도 사람들을 대표하는 특징은 무엇일까요?
정(情)이야말로 남도의 트레이드 마크죠. 제가 KBS광주총국에서 프로그램을 하면서 여러 분들을 만났었는데 겉으로는 말씀 안 하시지만 은근하게 느껴지는 정이 참 좋았습니다. 말없이 마음 써주는 정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정서이자 광주·전남 분들의 대표적인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Q. 광주·전남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점점 불확실성이 커지는 세상입니다. 사회에 막 진입한, 진입할 청년들이 느낄 불안도 그 어느 때보다 클 것 같습니다. 하지만 티벳에 이런 속담이 있답니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집중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미래도 조금씩 뚜렷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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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혹한 생태 여건 속에서 종족 유지와 서식지 확대를 꾀하고 있는 멸종위기 1급 토종 문화심리학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고려대학교 행동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미국 Clark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역사, 철학 인류학, 사회학, 뇌과학을 넘나드는 이론과 생활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례를 엮어 흥미롭게 강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상위 5%에만 수여하는 고려대학교 석탑 강의상을 비롯 여러 대학의 우수 강좌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tvN <어쩌다 어른>,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유튜브 채널 <삼프로TV_경제의 신과 함께>, <놀면서 배우는 시리학>(놀심) 등에서 또 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문제적 캐릭터 심리 사전」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 「한민의 심리학의 쓸모」와 여러 심리학 대학 교재들을 집필했다. 현대 유튜브 채널 <5분심리학>을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정지효 기자 1018hyohy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