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어디서 받으라고”…조기퇴원 통보 환자 가족들 분통
전공의 사직 행렬 전남대·조선대병원 환자들 퇴원수속 뒤숭숭
협착증 환자 “통증 못참아 병원 찾았는데 수술 어렵다 통보” 불안
간병인들 속속 병원 떠나…병원측 비상회의 진료공백 대책 논의
협착증 환자 “통증 못참아 병원 찾았는데 수술 어렵다 통보” 불안
간병인들 속속 병원 떠나…병원측 비상회의 진료공백 대책 논의
![]() 의료대란이 가시화 된 19일 광주시 동구 조선대병원 원무과 앞 대기 장소가 환자와 환자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당장 아파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한다고 하네요.”
19일 오후 전남대병원 로비에서 광주일보 취재진을 만난 조장순(여·76)씨는 통증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분통을 터트렸다.
의대 정원 2000명을 확대 하겠다는 정부에 반발하는 광주·전남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며 ‘의료대란’이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척추협착증 때문에 제대로 걷지조차 못해 휠체어를 탄 조씨는 통증을 참다못해 이날 병원을 찾았지만,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조씨는 “걷기는커녕 잠도 제대로 못 잘만큼 통증이 심해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데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제때 수술이 어렵다고 통보받았다”며 “일단 예약은 했지만 병원에서 수술은 빨라야 다음달이고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고 해 통증을 어떻게 참아야 할지 걱정이다”고 울먹였다.
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소식에 조선대병원을 알아보던 조씨의 보호자가 조씨에게 “두 병원 모두 같은 상황이다”라고 말하자 조씨는 “아픈 몸으로 어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결국 눈물을 떨궜다.
이날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 뿐 아니라 의사들 모두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본격화 된다는 소식에 미리 병원을 찾은 환자부터 조기 퇴원권유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할까봐 퇴원수속을 밟고 있는 환자들까지 섞여 병원 로비는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두 병원에서는 타 병원으로 가기 위해 구급차에 탑승하는 환자들로 분주했으며 짐을 싸고 퇴원 수속을 밟는 환자도 쉽게 찾아볼수 있었다.
지난 11일 조선대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정무경(66)씨는 “병원으로부터 조기퇴원을 통보받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씨는 “처음에는 수술 후 2주간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해놓고 오늘(19일) 갑자기 ‘내일 퇴원하라’고 의사가 이야기 했다”면서 “의사가 (수술 후 )몸이 호전돼 퇴원시키는지, 전공의 집단사직 때문인지 제대로 설명조차 해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입원실 분위기는 더 심란하고 뒤숭숭하다고 환자들은 전했다.
조선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재활치료 중인 유모(76)씨는 “오늘따라 병원이 어수선한 게 느껴진다”며 “함께 병실을 사용하는 다른 환자도 대형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간병인들도 대학병원을 떠나고 있다.
총 200명의 간병인이 소속돼 있는 광주지역 한 간병인 협회는 “의료 집단 반발 움직임이 시작된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간병인 고용이 점차 줄어 매출이 평소 대비 80%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환자는 “이날 오전에만 6명의 간병인이 짐을 싸서 나갔다”고 말했다.
병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은 20일 오전 7시부터 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 병원은 이날 오후 5시 비상회의를 열었다. 병원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전공의들의 사직서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20일부터 전공의들이 근무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일단 병원측은 전공의를 대체할 전문의를 배치해 진료공백을 최소화 할 방침이다.
한편 19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 전공의(레지던트·인턴)는 521명에 달한다.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전공의는 404명(전남대병원 213명, 조선대병원 142명, 기독병원 39명, 보훈병원 10명), 전남은 117명(화순전남대병원 86명 여수전남대병원 6명, 순천 성가롤로 병원 13명, 국립나주병원 12명)이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광주·전남 전공의 72%(376명·전남대병원 224명, 조선대병원 108명, 기독병원 31명, 성가롤로 병원 13명)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19일 오후 전남대병원 로비에서 광주일보 취재진을 만난 조장순(여·76)씨는 통증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분통을 터트렸다.
의대 정원 2000명을 확대 하겠다는 정부에 반발하는 광주·전남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며 ‘의료대란’이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걷기는커녕 잠도 제대로 못 잘만큼 통증이 심해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데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제때 수술이 어렵다고 통보받았다”며 “일단 예약은 했지만 병원에서 수술은 빨라야 다음달이고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고 해 통증을 어떻게 참아야 할지 걱정이다”고 울먹였다.
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소식에 조선대병원을 알아보던 조씨의 보호자가 조씨에게 “두 병원 모두 같은 상황이다”라고 말하자 조씨는 “아픈 몸으로 어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결국 눈물을 떨궜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본격화 된다는 소식에 미리 병원을 찾은 환자부터 조기 퇴원권유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할까봐 퇴원수속을 밟고 있는 환자들까지 섞여 병원 로비는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두 병원에서는 타 병원으로 가기 위해 구급차에 탑승하는 환자들로 분주했으며 짐을 싸고 퇴원 수속을 밟는 환자도 쉽게 찾아볼수 있었다.
지난 11일 조선대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정무경(66)씨는 “병원으로부터 조기퇴원을 통보받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씨는 “처음에는 수술 후 2주간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해놓고 오늘(19일) 갑자기 ‘내일 퇴원하라’고 의사가 이야기 했다”면서 “의사가 (수술 후 )몸이 호전돼 퇴원시키는지, 전공의 집단사직 때문인지 제대로 설명조차 해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입원실 분위기는 더 심란하고 뒤숭숭하다고 환자들은 전했다.
조선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재활치료 중인 유모(76)씨는 “오늘따라 병원이 어수선한 게 느껴진다”며 “함께 병실을 사용하는 다른 환자도 대형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간병인들도 대학병원을 떠나고 있다.
총 200명의 간병인이 소속돼 있는 광주지역 한 간병인 협회는 “의료 집단 반발 움직임이 시작된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간병인 고용이 점차 줄어 매출이 평소 대비 80%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환자는 “이날 오전에만 6명의 간병인이 짐을 싸서 나갔다”고 말했다.
병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은 20일 오전 7시부터 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 병원은 이날 오후 5시 비상회의를 열었다. 병원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전공의들의 사직서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20일부터 전공의들이 근무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일단 병원측은 전공의를 대체할 전문의를 배치해 진료공백을 최소화 할 방침이다.
한편 19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 전공의(레지던트·인턴)는 521명에 달한다.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전공의는 404명(전남대병원 213명, 조선대병원 142명, 기독병원 39명, 보훈병원 10명), 전남은 117명(화순전남대병원 86명 여수전남대병원 6명, 순천 성가롤로 병원 13명, 국립나주병원 12명)이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광주·전남 전공의 72%(376명·전남대병원 224명, 조선대병원 108명, 기독병원 31명, 성가롤로 병원 13명)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