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유람-고흥 로컬브랜드] 유유자적 풍광 즐기고 영양 가득 먹거리로 건강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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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석류친환경영농조합
100% 석류 이용…‘석류꽃향’ 등 인기
◇‘고흥석류친환경영농조합’ 석류생과와 가공품= 동양의 미인 양귀비와 이집트의 미인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는 신비의 과일 석류. 그래서인지 석류는 여성들이 먹는 과일이라는 인식이 크다.
“석류가 여성들에게 좋다는 건 많이들 알려져 있어요. 한때 모 대기업에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타이틀로 제품을 홍보하면서 더욱 알려졌죠. 그러면 미녀가 왜 석류를 좋아했을까, 왜 미녀가 됐을까를 생각해보면 ‘혈액순환’이에요. 피부가 좋다는 건 혈액순환이 잘 된다는 얘기에요. 이 혈액순환은 남성들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건강 요소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전립선이 약해지는 건 혈액순환이 안 되기 때문이에요. 석류는 그래서 남녀 모두에게 좋은 건강 과일입니다.”
유자 농사가 대부분이었던 고흥에서 20여 년 전부터 대체식물로 석류를 심기 시작했고 각자도생하던 석류 농가들이 모여 2006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고흥석류친환경영농조합법인은 현재 정회원 196농가를 포함해 준회원 농가까지 350여 농가로 구성돼 있다.
고흥에서 나는 석류를 전량 수매·가공해 전국에 석류생과 및 석류가공품을 유통 공급 판매하는 법인체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뿐 아니라 고흥지리적표시 단체장 등록으로 로컬푸드, 6차산업 사업자로 고흥석류를 국내·외에 널리 홍보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고흥석류는 10월 초부터 중순 사이에 수확을 하는데 그때 일시적으로 생과를 판매한다. 수입산이 아닌 고흥석류는 보존제 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확철이 아니면 생과로 먹기가 힘들다. 알을 분리해서 김치냉장고에 보관을 해도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소비자들이 몸에 좋은 석류를 일 년 사계절 먹을 수 있도록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석류 농가들의 사명이기도 하다.
고흥석류친환경영농조합에서는 100% 고흥석류를 이용해 다양한 가공품을 만든다. ‘석류꽃향’은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로, 6개월 이상 발효, 숙성한 고흥석류 원액을 정제수와 희석해 1회용 포장제품으로 시판한다. ‘고흥석류플러스’는 몸속 흡수율을 높이고 맛을 부드럽게 만든 고품격 원액이다. 기호에 따라 물이나 우유에 희석해 음용할 수 있고 샐러드 드레싱이나 고기 숙성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고흥석류진액골드’는 고품격 원액에 비타민류를 첨가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선물용으로 선호도가 높고 1일 1병 음용하거나 생수나 우유에 희석해 마셔도 좋다. ‘여자의 과일’은 석류를 착즙해 석류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과 떫은 맛, 영양을 그대로 담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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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원농협 유자가공식품
고흥 유자 진한 향·영양 가득 채워
◇자연의 비타민C 가득 두원농협 유자가공식품= 전국 유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유자 최대 주산지 고흥. 어딜 가나 유자향이 가득한 유자 시즌이다. 비타민C 함유량이 높은 유자는 사과, 배, 바나나보다 칼슘이 10배, 레몬이나 오렌지보다 비타민이 3배 이상 많다. 식이섬유와 구연산이 풍부해 감기 예방, 피로회복, 피부미용, 동맥경화 예방, 소화액의 분비촉진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흥 유자는 향이 좋기로 유명한데 유자를 재배하기 적합한 기후를 가진 고장이기 때문이다. 유자 재배에 적합한 기온은 연평균 13~15℃로 영하 9℃ 이하로 내려가면 재배가 힘들어진다. 일교차도 15℃ 이내여야 하는데 고흥을 둘러싼 팔영산과 마복산, 적대봉, 천등산이 기후변화를 줄여주고 냉해를 막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따뜻한 햇살과 해풍을 맞으며 자란 고흥 유자는 타 지역 유자보다 맛과 향이 탁월할 수 밖에 없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자가 모인다는 이곳은 두원면에 위치한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 농가들로부터 사들인 유자를 원료로 해 유자차와 유자청 등 다양한 유자 가공식품을 만드는 곳이다.
고흥지역 유자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수매를 시작해 12월 초까지 한 달여 만에 수매가 마무리됐다. 한참 수확이 이뤄지는 때에는 하루에만 60~70t의 유자가 이곳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에서 지난해 수매한 유자 양은 1500t. 두원면, 풍양면 뿐만 아니라 고흥 관내 전 지역에서 모두 들어온다. 지난여름 장마가 길어지면서 흑점병 발생이 많아 예년에 비해서는 수확량이 20~30% 줄어든 양이다.
각 농가에서 수매해 온 유자는 유자가공사업소 수매장으로 모인다. 수매작업은 12월초 대부분 끝이 나고 이후 수매장에서 1차 손질 작업이 진행된다. 매년 이맘때면 한 달 가량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투입돼 손질 작업이 진행되는데 유자 꼭지를 제거하고 흠집 난 유자 껍질을 깎아낸다.
1차 손질된 유자는 가공 공장으로 옮겨진다. 버블세척과 솔 세척 공정을 거쳐 깨끗해진 유자는 반으로 갈라 씨를 골라내고 채를 썰어 설탕에 재운다. 유자와 설탕의 비율은 1:1. 가장 맛있는 유자청이 만들어지는 황금 비율이다. 당절임 한 유자는 냉동창고에 저장해 두었다가 열탕 소독 후 제품으로 완성돼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냉동보관 중에도 3시간에 한번씩 냉동고 가동을 멈추면서 자체적으로 숙성을 시키는 과정이 진행된다. 가공 과정에서 병 뿐만 아니라 유자청도 열을 가해 소독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쉽게 상하지 않는다.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는 지난 1996년부터 일본 등 해외로 가공식품 수출을 시작했다. 현재는 중국, 미국, 일본, 튀르키예, 칠레, 인도 등 28개국으로 고흥 유자 가공식품이 수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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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바다 조망·아기자기 인테리어
건강한 디저트 가득한 ‘죽암리415’
◇오래된 한옥 고치고 온기와 멋 채운 카페 ‘죽암리415’= 눈이 내리는 날, 다시 한 번 꼭 찾아가보고 싶은 곳. 고흥 동강면 죽암리의 한적한 어촌마을에 자리한 ‘카페 죽암리 415’다. 남파랑길63코스를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바다를 배경으로 쉼과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선물같은 카페다.
조철, 이현숙씨 부부가 80여 년 된 한옥 시골집을 고쳐 아늑하고 소박하게 개조했다. 카페 이름 역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게 도로명이 아닌 지번주소를 넣어 ‘죽암리 415’라 이름지었다.
오래도록 아무도 살지 않는 한옥이었던 탓에 손볼 곳이 많았지만 하루하루 가꿔가는 재미가 있었다. 마루에 걸터앉아 바로앞 바다를 보는 일이 가장 행복했다는 부부는 3년 전 다시 한옥을 개조해 카페를 오픈했고 그들만의 아지트를 세상에 공개했다.
개조라고 해봐야 내부 한옥의 틀은 유지하고 외부에 겉껍질을 씌워 차가운 바닷바람으로부터 한옥을 보호해줬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기다랗게 이어진 툇마루는 둘로 분리해 신발을 벗고 앉을 수 있는 마루좌석이 됐다.
통창을 통해 바깥이 내다보여 답답하지 않으며 주인장이 하나하나 돌로 쌓아올린 돌담은 제주도 못지 않은 낭만을 선물한다. 카페 곳곳에는 그림 작품과 퀼트, 뜨개 작품,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화려한 각종 찻잔이 진열돼 있다. 카페 두 주인장의 취미가 모아져 카페를 꾸미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카페 모든 메뉴는 이 대표가 직접 만든다. 홍차는 선호하는 것으로 내주기도 하지만 홍차를 잘 모르겠다는 이들에게는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추천해주고 있다. 날씨가 쌀쌀한 겨울에는 중국 기문을 추천해준다. 은은한 꽃향과 과일향이 느껴지고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직접 담근 대추차, 생강차, 고흥유자차도 인기가 좋다.
디저트는 그날그날 조금씩 달라진다. 지역 특산품인 유자를 이용해 스콘이나 마들렌을 만들기도 하고 추억의 상투과자나 직접 구워낸 마늘 바게뜨도 많이 찾는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