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갚느라 옷도 못사요”
고금리·고물가 그늘…이자 비용>옷·신발 지출비 통계 이후 첫 역전
3분기 가계 월평균 이자 비용 11만4900원…전년비 20.4% ‘껑충’
의류·신발 지출 10만4천원 전년동기대비 11% 줄어…감소세 뚜렷
3분기 가계 월평균 이자 비용 11만4900원…전년비 20.4% ‘껑충’
의류·신발 지출 10만4천원 전년동기대비 11% 줄어…감소세 뚜렷
![]() /클립아트코리아 |
직장인 김준희(여·33)씨는 올 10월 광주시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하면서 은행에서 1억1900만원을 대출받았다. 김씨는 원금균등상환에 15년 납부, 금리 2.1% 조건으로 매달 원금 64만원에 이자 20만원 등 매달 84만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 김씨는 현재 월급의 절반 가량을 전셋집 대출금을 위해 지출하고 있는데, 이자만 놓고 보면 월급의 10% 정도를 쓰고 있다. 김씨는 “다른건 몰라도 이자 비용은 갚아갈 때마다 속이 쓰린다”며 “지난달 가계부를 살펴보니 이자 비용이 의류 구입비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10만원 짜리 겨울 코트를 구매한 것 외에 의류 구입은 일절 하지 않았다. 대출을 포함한 고정지출을 감당하기도 벅찬데, 고물가 속 옷 가격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지고 있는 겨울 코트가 오래돼 어쩔 수 없이 새것을 구매했다”며 “고물가에 지출이 부담돼 가장 먼저 의류 구입비를 줄여야 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이자를 갚는데 드는 돈이 옷과 신발같은 의류 구입 지출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옷·신발 구입 지출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시민들은 고금리로 이자 비용은 늘어난 데다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옷·신발 지출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전국·1인 이상·실질) 월평균 이자 비용은 11만4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9만5500원)보다 1만9400원(20.4%) 늘었다.
반면 의류·신발 지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11만7700원)보다 1만3700원 줄어든 10만4000원을 기록, 이자 비용보다 9.4%(1만900원) 적었다.
이자 비용이 의류·신발 지출보다 커진 것은 2006년 1인 가구가 포함된 가계동향이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이런 역전은 고금리·고물가 여파라는 것이 관계 당국의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기록적인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 이자 비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이자 비용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0%를 넘어선 뒤 계속 보폭을 넓혀 올해 2분기 37.9%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1분기 8만2000원 수준이었던 가구당 이자 비용은 지난해 4분기 1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3분기째 11만원을 웃돌고 있다.
반면 의류·신발 지출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올해 2분기 1년 전보다 8.5% 줄어들며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고물가, 높은 이자비용 탓에 실질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가계가 옷·신발 소비부터 줄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2·3분기 의류·소비 지출은 가계 소비지출 12개 항목 중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유달리 가파른 옷·신발 물가 상승률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11월 의류·신발 누적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12개 항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고물가로 위축된 내수를 늘어난 이자 부담이 다시 제약하는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고금리 기조는 누적된 물가 압력이 쉽게 가시지 않는 탓에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현 긴축기조를) 지속하겠다”며 “현실적으로 6개월보다는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고물가·고금리 기조 장기화가 가계 살림에 어떻게 현실화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도서·외식비 등 비 필수재 지출 위축으로 확대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김씨는 “가지고 있는 겨울 코트가 오래돼 어쩔 수 없이 새것을 구매했다”며 “고물가에 지출이 부담돼 가장 먼저 의류 구입비를 줄여야 했다”고 말했다.
국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옷·신발 구입 지출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시민들은 고금리로 이자 비용은 늘어난 데다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옷·신발 지출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전국·1인 이상·실질) 월평균 이자 비용은 11만4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9만5500원)보다 1만9400원(20.4%) 늘었다.
반면 의류·신발 지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11만7700원)보다 1만3700원 줄어든 10만4000원을 기록, 이자 비용보다 9.4%(1만900원) 적었다.
이자 비용이 의류·신발 지출보다 커진 것은 2006년 1인 가구가 포함된 가계동향이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이런 역전은 고금리·고물가 여파라는 것이 관계 당국의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기록적인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 이자 비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이자 비용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0%를 넘어선 뒤 계속 보폭을 넓혀 올해 2분기 37.9%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1분기 8만2000원 수준이었던 가구당 이자 비용은 지난해 4분기 1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3분기째 11만원을 웃돌고 있다.
반면 의류·신발 지출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올해 2분기 1년 전보다 8.5% 줄어들며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고물가, 높은 이자비용 탓에 실질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가계가 옷·신발 소비부터 줄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2·3분기 의류·소비 지출은 가계 소비지출 12개 항목 중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유달리 가파른 옷·신발 물가 상승률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11월 의류·신발 누적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12개 항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고물가로 위축된 내수를 늘어난 이자 부담이 다시 제약하는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고금리 기조는 누적된 물가 압력이 쉽게 가시지 않는 탓에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현 긴축기조를) 지속하겠다”며 “현실적으로 6개월보다는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고물가·고금리 기조 장기화가 가계 살림에 어떻게 현실화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도서·외식비 등 비 필수재 지출 위축으로 확대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