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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능숙한 부모는 없다 - 김동관 세이브더칠드런 서부지역본부 광주아동관리센터장
2023년 11월 21일(화) 00:00
“아들 둘 키우기, 힘들지 않으세요?”

12세, 9세 두 명의 아들을 키우고 있다고 하면 종종 이런 질문을 듣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힘들지 않다. 다둥이 아빠에 비하면 난 양손에 아이 둘을 끼고 갈 수 있기에 비교적 살만하다. 협력이 필요할 땐, 내가 큰아들을 챙기고 아내가 작은아들을 맡아 각개전투도 가능하다. 더욱이 나 역시 아들로 살아왔기에 아들의 인지 구조나 특성 역시 잘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부모 훈련이 잘 되어 있다면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는 가능하다.

세상에 처음부터 능숙한 부모는 없다. 대다수의 부부는 아이를 낳으면서 처음으로 부모가 된다. 정규 교과 과정은 ‘부모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직접 강의를 찾아 듣거나, 주변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 솔직히 오래전 내 부모의 양육 방식을 떠올리면, 서로 힘들고 상처가 됐던 기억도 있어 아이에게 적용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처음인 우리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그 길을 아이와 나아가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마을이 필요하다. 마을에는 학교와 복지관, 학원과 같은 다양한 사회 기관과 지역사회가 존재한다. 그리고 선생님과 지도자, 친구, 멘토와 같은 사람도 필요하다. 아이가 따듯한 애정과 사회의 규칙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지도도 필요하다. 그리고 부모 역시 명확하고 건강하며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이를 위해 흔들리지 않게 나아가는 힘을 갖춰야 한다.

집을 짓는 과정에 설계가 필요하듯, 부모는 아이를 어떤 사람으로 키울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양육에는 ‘따뜻함’과 ‘구조화’라는 재료가 요구된다. 따뜻함이란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느끼도록 장기적인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며, 구조화는 아이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스스로 규칙과 행동 기준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간혹 말을 하는데 아이가 한 번에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 책을 읽고 있었거나, 놀이에 집중하고 있거나, 아니면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있었을 것이다. 일부 양육자들은 이런 ‘단기적인 문제 상황’ 앞에서 당황하거나 오히려 화를 낸다. 하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가진 부모에게는 기회이자 과정이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아이가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아이가 부모의 지도에 잘 따랐을 때 칭찬함으로써 규칙을 따르는 행동이 강화될 수 있도록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는 모든 부모에게 필요한 과정이다. 아이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안전한 지지 기반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물론 양육으로 지쳐있는 부모가 이런 과정을 침착하게 반복하기는 꽤 어렵다. 이 경우, 부모는 본인의 스트레스나 건강 상태가 어떤지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 역시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여정을 출발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 아이를 키우는 독자들이 이 여정에 동참해 보길 제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