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車 생산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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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車 생산 멈췄다
협력사 사망 사고에 부품 공급 안 돼 … 광주 생산라인 가동 중단
150개 협력업체 연쇄 중단 위기… 차 하루 2000대 생산 차질
2023년 11월 08일(수) 19:29
8일 오후 광주시 서구 내방동 기아 오토랜드 광주2공장 문이 굳게 닫혀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지난 7일 발생한 협력업체 안전사고로 부품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모든 생산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가 안전사고로 작업 중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기아 오토랜드 광주 공장의 모든 생산 라인 가동이 멈춰 섰다. 이로 인해 다른 협력업체까지 납품을 하지 못하고 생산중단 상황에 몰리는 등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8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 따르면 샷시 차체부품을 공급하는 기아 1차 협력업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작업이 중지, 부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해당 협력업체에서는 40대 근로자가 작업 중이던 지게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로, 고용노동부가 작업 중지 조치를 내리면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사고 당일 밤 9시부터 순차적으로 생산 라인이 멈춰 섰다. 현재 버스 생산 라인을 제외하고 1·2·3공장의 모든 생산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력 생산 모델인 스포티지를 비롯해 셀토스와 쏘울, 봉고트럭 등의 생산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는 하루 2000대 상당의 자동차가 양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기아 오토랜드 광주의 가동중단이 지역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역경제계도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1차 협력업체 50여 개사를 비롯해 총 150여 개의 협력회사가 있다. 여기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1만여 명에 달한다.

자동차산업은 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가 생산현황을 실시간 공유, 이를 통해 부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가 멈춰 서면 관련 협력업체 역시 가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이번 사태로 상당수 협력업체들은 이미 가동이 중단됐고, 일부 업체들 또한 가동중단을 눈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 관계자는 “광주공장이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 일은 처음”이라며 “언제 다시 가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번 사태로 광주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광주의 3대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와 가전이 경기침체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사실상 자동차가 지역 수출을 견인해왔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광주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35.5%에 달한다. 반도체 수출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9월 전년 대비 0.4% 감소를 보였고, 냉장고도 전년 대비 2.9% 줄었다. 이와 달리 자동차는 수출이 21.2%나 증가했고, 자동차부품도 같은 기간 30.0% 늘면서 광주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광주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사태로 지역 가전산업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이번엔 자동차산업마저 마비될 위기에 놓였다”며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하루라도 빨리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계는 이번 사고와 관련 철저한 진상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이날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면서 “수사·사법기관의 엄정한 조사와 처벌과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또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깔림 등 반복되는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건설현장에 대한 집중점검에 나섰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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