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정원서 키운 작물 실제 내손에…이커머스 업계 ‘보상형 미니 게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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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정원서 키운 작물 실제 내손에…이커머스 업계 ‘보상형 미니 게임’ 열풍
오늘의집 ‘오늘의 가든’ 컬리 ‘마이컬리팜’ 등
목표 수확량 달성 시 쿠폰 지급 상품으로 교환 …소비자 만족도 높아
2023년 09월 12일(화) 20:22
온라인 식재료 판매업체인 ‘컬리’(Kurly)의 보상형 미니 게임 ‘마이컬리팜’ 플레이 화면.
“게임하고 농작물 받아가세요.”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이 ‘보상형 미니게임’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앱에서 게임을 하면 식재료, 반려식물, 기프티콘 등 플랫폼 특성에 맞는 보상을 주면서 고객이 앱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려는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은 최근 꽃과 식물을 키우는 미니게임 ‘오늘의 가든’을 출시했다. 꽃과 몬스테라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골라 가상정원에서 키우면 실제로 식물을 받아볼 수 있다.

컬리는 지난달 1일 가상 테라스에서 자신만의 텃밭을 가꾸는 ‘마이컬리팜’을 선보였다. 이용자들은 방울토마토·양파·아보카도·오이 등 총 4가지 작물을 키워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목표 수확량을 달성하면 컬리에서 판매중인 작물을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이 주어진다. 해당 작물을 구매해도 되고 다른 상품으로 교환도 가능하다.

직접 마이컬리팜을 체험해봤다. 컬리 앱에 접속하면 메인 화면에 컬리팜 아이콘이 바로 눈에 띈다. 카카오나 컬리 계정으로 로그인 후 원하는 작물을 고르고 꾸준히 물주기 버튼만 누르면 끝이다. 직접 해보니 양파 하나를 수확하는데 약 10분이 걸렸다.

보상형 미니 게임들의 공통점은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별도로 앱을 깔 필요 없이 기존 앱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시간 날 때 버튼 몇번만 누르면 미션을 완수할 수 있다. 작은 투자로도 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어 고객 만족도 역시 높다고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실제로 전업주부 유모(여·36)씨는 “간단한데 여러모로 살림에 도움이 된다”며 “컬리뿐만 아니라 보상을 주는 앱이 많아서 부업처럼 틈틈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퇴직한 이모(61)씨는 “내가 심심해할까 봐 딸이 추천해줘서 시작했는데 쏠쏠한 재미가 있다. 앱으로 키운 채소를 직접 받아볼 수 있어서 틈만 나면 들여다본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보상형 미니게임을 도입하는 이유는 떨어진 앱 체류 시간을 회복하고 신규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외출이 늘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자 고객이 서비스에 머무르며 만족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는 앱테크(앱으로 하는 재테크)형 미니게임을 택했다는 것.

특히 고객이 게임을 하면서 보상을 얻기 위해 자사 상품이나 콘텐츠를 둘러보는 경우가 많아 실제 판매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

보상형 미니게임 열풍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뿐만 아니라 금융 분야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금융 슈퍼앱 토스는 현재 ‘고양이 키우기’란 이름의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고양이에게 물과 사료를 주고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면 햄버거·커피·아이스크림 등 원하는 기프티콘을 받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히 농작물 보상을 넘어 플랫폼에 따라 성격에 맞는 형태로 다양한 보상을 제공하는 앱테크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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