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엽기적 죽음의 게임’ 설계자 있었다
법률지식 이용 가짜 빚 만들어 폭행…수년간 심리·육체적 지배 돈 뜯어
사상자 2명 생명 위독 속 화상통화로 감시하며 한달간 서로 때리게 해
쌍방폭행 허위진술 사주도…여수경찰 보강수사로 배후 밝혀 구속송치
사상자 2명 생명 위독 속 화상통화로 감시하며 한달간 서로 때리게 해
쌍방폭행 허위진술 사주도…여수경찰 보강수사로 배후 밝혀 구속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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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 쉼터에서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서로 폭행한 일명 ‘죽음의 게임’의 배후가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들은 채권자를 자처한 30대에게 수년간 심리·육체적으로 지배당하고 수 억원을 뜯겼다. 한 달 여 차량에 감금된채 서로 폭행해 결국 한 명이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도 그의 지시에 따른 참극이었다.
여수경찰은 살인 및 중감금치상 혐의로 A(31)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달 29일 밤 11시 40분께 여수시 소라면 엑스포대로 졸음쉼터 SUV 차량에서 B(31)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량 운전자인 C(30)씨에게 허벅지 패혈증 등의 부상을 입힌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A씨의 폭행으로 사실상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이 사건과 관련해 C씨는 B씨와 게임머니를 두고 다투다 쌍방을 때리는 일명 ‘죽음의 게임’을 하다가 B씨가 숨졌다고 진술 했었다.
하지만 경찰은 B씨와 C씨의 상처에서 괴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이 진술과 다르다는 점을 수상히 여겨 보강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3일전 폭행했다고 진술했으나 괴사는 최소 수개월 지난 것이었다.
경찰은 삭제된 차량 블랙박스와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포렌식 수사 등을 통해 이들의 배후에 A씨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법률 관련 공부를 했던 A씨는 지난 2019년 당시 동업 문제로 고충을 겪던 C씨에게 접근했다. C씨를 잘 구슬리면 돈을 뜯어낼 수 있을 거라 판단했던 것이다.
A씨는 C씨에게 전화와 문자로 법률 관련 상담을 해준 뒤 변호사 선임 비용을 C씨에게 요구했다. 법정 소송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소송비용까지 요구했다.
A씨는 C씨를 채무자로 만든 뒤 돈을 요구하며 4년여간 협박과 폭행을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A씨에게 정신적·유체적인 지배상태가 됐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폭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집중적으로 자행됐다. 장소는 C씨 선배 명의의 차량이었고 B씨와 C씨 집에서도 폭행은 이어졌다. 폭행도구도 야구방망이, 철근 등으로 다양했다.
경찰은 A씨와 B씨간 관계는 B씨가 숨진 탓에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C씨와 유사할 것으로 보고있다.
B씨와 C씨는 서로 일면식이 없었지만, A씨의 명령에 한 달 여간 차량을 타며 이동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동할 때마다 휴대전화로 A씨에게 보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원거리에 있어 B씨와 C씨를 직접 폭행하지 못할 때에는 화상통화로 감시하면서 서로 때리도록 지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A씨는 B씨와 C씨에 대한 지배관계를 더 확고히 했다는 것이다.
C씨는 졸음쉼터에서 B씨가 숨지자 119에 신고할 당시 의식이 흐려진 상황에서도 A씨가 미리 지시한 대로 쌍방 폭행으로 신고했다.
정신상담 전문가들은 B·C씨의 기이한 행동은 일명 ‘가스라이팅’이라고 봤다.
수년간 폭행이 진행되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정신·육체적으로 약해진 상태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용성 한마음신경정신과의원 원장은 “실제 돈을 빌리지도 않았는데 갚는다거나, 시키는 말에 순순히 따르게 되는 행동은 정신·육체적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가능하다”면서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의심이라는 장벽을 넘어설 수 있고 당근과 채찍 전략 등을 통해 피해자가 가해자를 믿을 수 밖에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세뇌’가 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세뇌 상태에 빠지면 일반인의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전쟁을 수행하는 병사, 사이비 종교 등에 빠지는 경우와 같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들은 채권자를 자처한 30대에게 수년간 심리·육체적으로 지배당하고 수 억원을 뜯겼다. 한 달 여 차량에 감금된채 서로 폭행해 결국 한 명이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도 그의 지시에 따른 참극이었다.
A씨는 지난 달 29일 밤 11시 40분께 여수시 소라면 엑스포대로 졸음쉼터 SUV 차량에서 B(31)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량 운전자인 C(30)씨에게 허벅지 패혈증 등의 부상을 입힌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A씨의 폭행으로 사실상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이 사건과 관련해 C씨는 B씨와 게임머니를 두고 다투다 쌍방을 때리는 일명 ‘죽음의 게임’을 하다가 B씨가 숨졌다고 진술 했었다.
하지만 경찰은 B씨와 C씨의 상처에서 괴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이 진술과 다르다는 점을 수상히 여겨 보강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3일전 폭행했다고 진술했으나 괴사는 최소 수개월 지난 것이었다.
법률 관련 공부를 했던 A씨는 지난 2019년 당시 동업 문제로 고충을 겪던 C씨에게 접근했다. C씨를 잘 구슬리면 돈을 뜯어낼 수 있을 거라 판단했던 것이다.
A씨는 C씨에게 전화와 문자로 법률 관련 상담을 해준 뒤 변호사 선임 비용을 C씨에게 요구했다. 법정 소송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소송비용까지 요구했다.
A씨는 C씨를 채무자로 만든 뒤 돈을 요구하며 4년여간 협박과 폭행을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A씨에게 정신적·유체적인 지배상태가 됐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폭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집중적으로 자행됐다. 장소는 C씨 선배 명의의 차량이었고 B씨와 C씨 집에서도 폭행은 이어졌다. 폭행도구도 야구방망이, 철근 등으로 다양했다.
경찰은 A씨와 B씨간 관계는 B씨가 숨진 탓에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C씨와 유사할 것으로 보고있다.
B씨와 C씨는 서로 일면식이 없었지만, A씨의 명령에 한 달 여간 차량을 타며 이동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동할 때마다 휴대전화로 A씨에게 보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원거리에 있어 B씨와 C씨를 직접 폭행하지 못할 때에는 화상통화로 감시하면서 서로 때리도록 지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A씨는 B씨와 C씨에 대한 지배관계를 더 확고히 했다는 것이다.
C씨는 졸음쉼터에서 B씨가 숨지자 119에 신고할 당시 의식이 흐려진 상황에서도 A씨가 미리 지시한 대로 쌍방 폭행으로 신고했다.
정신상담 전문가들은 B·C씨의 기이한 행동은 일명 ‘가스라이팅’이라고 봤다.
수년간 폭행이 진행되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정신·육체적으로 약해진 상태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용성 한마음신경정신과의원 원장은 “실제 돈을 빌리지도 않았는데 갚는다거나, 시키는 말에 순순히 따르게 되는 행동은 정신·육체적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가능하다”면서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의심이라는 장벽을 넘어설 수 있고 당근과 채찍 전략 등을 통해 피해자가 가해자를 믿을 수 밖에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세뇌’가 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세뇌 상태에 빠지면 일반인의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전쟁을 수행하는 병사, 사이비 종교 등에 빠지는 경우와 같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