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주스 ‘OUT’…치솟는 수박 가격에 팔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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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주스 ‘OUT’…치솟는 수박 가격에 팔수록 손해
수박 가격 한 달 전보다 66%↑…광주 카페서 수박주스 품절 처리
역대급 장마에 과일값 폭등…유통업계, 추석 앞두고 수급 골머리
2023년 08월 21일(월) 19:00
“어? 수박주스 품절인가요?”

21일 오후 12시 30분께 광주시 동구 지산동의 한 카페 주문접수대 메뉴판에는 수박주스에 ‘품절’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었다.

해당 카페 사장은 “요즘 수박 한 통에 3만원이 넘는다”며 “주스를 팔아도 마진이 남질 않는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아예 품절 처리를 해버렸다”고 말했다.

발길을 옮겨 인근 다른 카페에 들어갔다. 이 곳 카페 역시 수박주스는 ‘품절’이었다. 수박주스 품절 이유는 앞서 사례와 같았다. 수박이 워낙 비싼 탓에 도저히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쉬움에 또 다른 카페를 찾았다. 다행히 시럽을 넣지 않은 ‘100% 수박주스’를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이곳 사장은 “수박값이 올라 오늘을 마지막으로 메뉴에서 빼기로 했다”며 “수박 한 통에 주스가 8잔 정도 나오는데, 4000원을 받아서는 손해를 볼 지경”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카페에서도 수박주스는 품절이었다. “여름철이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잘 팔렸지만, 원재료 값이 워낙 치솟아 메뉴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지역 카페 사장들의 하소연이다.

극한호우를 동반한 역대급 장마로 수박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역 카페에서 수박주스가 사라지고 있다. 장마 이후 극심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원한 과일주스를 찾는 발길은 늘고 있지만, 비로 인해 당도가 떨어지고 가격까지 치솟아 판매를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 가격정보 시스템 카미스(KAMIS)에 따르면 지난 18일 상품 수박 한 통의 광주지역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3만2300원으로, 평년 가격(2만2833원) 대비 41.46%(9467원) 올랐다. 한 달 전(1만9420원)에 비해서는 66.32%(1만2880원)이나 급등한 것이다. 이는 중도매인 판매가로,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가격은 더 비쌀 것으로 추측된다.

이처럼 수박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여름철 대목에도 불구, 주스 판매를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박 외에도 날씨 탓에 각종 과일·야채류 가격이 치솟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계는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토마토는 지난 18일 기준 광주지역 중도매인 판매가격이 5㎏당 1만7300원으로 평년(1만3197원) 대비 31.09%(4103원) 올랐고, 멜론(8㎏)도 평년(2만8033원)보다 29.49%(8267원) 오른 3만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명절 선물세트용 사과로 쓰이는 홍로(상품·10㎏)는 10만3000원으로 평년(7만4520원)보다 38.21%(2만8480원), 1년 전(6만9340원)에 비해서는 48.54%(3만3660원)이나 급증했다.

또 배는 올해 수확한 원황(상품·15㎏)이 6만600원에 거래되면서 평년(5만4700원)과 1년 전(4만6600원)보다 각각 10.78%, 30.04%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포도(캠벨얼리·5㎏) 역시 5만1600원으로 평년(2만3850원)보다 116.35%(2만7750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유통업계 관계자는 “꽃이 피는 봄부터 냉해와 우박 비해가 있었고, 이어 장마와 태풍, 폭염으로 낙과 및 병충해 피해가 발생해 대부분 과일 물량이 줄었다”며 “추석 명절 선물로 쓰이는 과일 가격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추석 과일값을 고려해 저가형 가성비 선물세트와 혼합 선물세트 물량을 늘리는 업체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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