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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도 사연도 특별한 ‘정원의 위로’
힐링 명소로 뜨는 전남·북 민간정원
풀 한포기·나무 한그루마다 세월의 땀방울
저마다 이야기를 품은 정원들 힐링이 절로
튤립·수국 등 개화시기 맞춰 다양한 축제도
2023년 04월 10일(월) 20:30
조선 후기 옛 집의 정취와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구례 쌍산재.
◇국가정원 2곳, 지방정원 5곳, 민간정원 92곳=정원의 법률적 정의는 ‘식물, 토석, 시설물(조형물 포함) 등을 전시·배치하거나 재배·가꾸기 등을 통하여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는 공간(시설과 그 토지를 포함)’이다. 조성·운영 주체에 따라 국가정원(국가), 지방정원(지자체), 민간정원(단체 또는 개인), 공동체정원, 생활정원, 교육정원 등으로 구분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조성·등록된 국가정원은 2곳(순천만 국가정원, 태화강 국가정원), ‘지방정원’ 5곳(설계·조성중 40곳), ‘민간정원’ 92곳이다. 이 가운데 전남·북에는 1곳의 국가정원(순천만국가정원)과 지방정원 14곳(등록 2곳, 조성중 12곳), 민간정원 24곳(전남 20곳, 전북 4곳)이 있다.

순천시(순천만 국가정원)와 울산시(태화강 국가정원)의 성공에 힘입어 전국 지자체가 국가정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상은 산과 강, 호수, 습지, 바다 등 다양하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정원면적 30만㎡ 이상 확보’와 ‘녹지면적 40% 이상 확보’ 등 지정요건을 갖춰야 한다. 또한 지방정원으로 지정된 후 3년이 지나야 국가정원 신청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색깔 지닌 ‘민간정원’ 통해 치유와 휴식=전남·북에 자리한 민간정원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정원내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돌 하나에 이르기 까지 정원지기가 수십 년 동안 흘린 땀방울이 배어 있다.

전남도 민간정원 제1호로 등록된 ‘힐링파크 쑥섬쑥섬’은 김상현·고채훈 부부가 2010년부터 가꾼 해상 꽃정원이다.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나로도항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다. 나로도항에서 ‘쑥섬호’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야 한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꽃밭(별정원)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코로나 19’ 여파 속에서도 지난해 7만여 명의 여행자들이 쑥섬을 찾았다.

한옥과 일식,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양식과 은목서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는 나주 ‘3917 마중’.
나주 향교 옆에 자리한 ‘3917마중’은 4000여 평 규모의 민간정원이다. 복원한 고택과 곡식창고를 활용해 카페와 한옥 스테이를 운영하며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대문에 들어서면 한옥과 일본, 서양식 스타일이 섞인 근대건물(1939년 건립)이 눈길을 끈다. 카페 내부에서 유리창을 통해 고아한 향교 건물을 차경(借景)으로 오롯이 즐길 수 있다. 금목서와 은목서, 회화나무·느티나무 연리목 등 수목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12월 등록된 화순 ‘솔매음 정원’은 주 수목인 소나무(솔)와 매화나무(매)에서 이름을 땄다. 국내 희귀특산종을 포함한 1000여 종의 수목과 초화류를 갖추고 있으며, 주제 정원(웰컴 정원, 멸종위기 식물원, 자생화원 등)으로 나눠져 있다.

전남 도내 민간정원들은 ▲튤립 축제(~4월 23일·장흥 하늘빛수목정원) ▲유럽 수국축제(7~8월·담양 죽화경) ▲국화축제(10월·고흥 장수호 힐링정원) 등 개화 시기에 맞춰 꽃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수국(보성 성림정원)과 허브(화순 허브뜨락), 애기동백(보성 초암정원), 호도(장흥 월넛 치유정원), 향나무(구례 천개의 향나무숲정원) 등 주(主) 수목도 색깔을 달리 한다.

지난 2021년 3월에 전북 제4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아가페 정원’은 50년 만에 빗장을 연 ‘비밀의 정원’이다. 요즘 익산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본래 정원은 고(故) 서정수 알렉시오 신부가 1970년에 무료 노인 복지시설인 ‘아가페 정양원’을 설립한 후 시설에 입소한 어르신들의 건강과 휴양을 목적으로 조성한 공간이었다. 3만5000평(11만5700㎡) 부지에 기하학적 형식미를 갖춘 유럽식 정원 ‘포멀 가든’을 비롯해 ‘향나무 숲길’이 조성돼 있다. 식재된 수목은 메타세쿼이아 등 17종 1400여 그루. 황등면에 위치한 ‘달빛소리 수목원’내 500여년 생 느티나무는 속이 빈 밑둥에 2~3명이 비를 피할 수 있어 일명 ‘황순원 소나기 나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전남북 지방정원

죽녹원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 산 37-6 일원

정읍 구절초정원=정읍시 산내면 청정로 926-89

강진만 정원=강진군 강진읍 남포리 577

지리산숲정원=구례군 산동면 이평리 산 22-1

화순 고인돌정원=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1333-1

백계산 동백정원=광양시 옥룡읍

장성 황룡강지방정원=장성군 장성읍 가산리 60 일원

암태도 암석정원=신안군 암태면

갓바위 지방정원=목포시 상동 101번지 일원

광주호 호수생태원지방정원=광주광역시 북구 덕의동 산 9-1 일원

전북 함파우 지방정원=남원시 노암동 산 13 일원

꽃심 지방정원=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일원



# 전남북 민간정원

◇ 전남

1호 힐링파크 쑥섬쑥섬=고흥군 봉래면 사양리 677 일원

2호 죽화경=담양군 봉산면 유산리 190 일원

3호 금세기정원=고흥군 동강면 장덕리 988 일원

4호 초암정원=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산7 일원

5호 쌍산재=구례군 마산읍 사도면 632 일원

6호 갈멜정원=보성군 웅치면 봉산리 106-2

7호 장수호 힐링정원=고흥군 고흥읍 호형리 734-1

8호 하늘빛 수목정원=장흥군 용산면 어산리 381

9호 허브뜨락=화순군 화순읍 주도리 710

10호 하담정=고흥군 영남면 팔영로 1081

11호 무등산 바우정원=화순군 화순읍 수만리 287-9

12호 성림정원=보성군 겸백면 수남리 1-6

13호 윌넛 치유정원=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26

14호 천개의 향나무숲정원=구례군 광의면 천변길 12

15호 화가의 정원산책=순천시 별량면 송학리 546

16호 3917마중=나주시 교동 16

17호 꿈꾸는 숲 선유원=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758

18호 문가든=해남군 계곡면 성진리 산 111-6

19호 효산리 정원=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314

20호 솔매음 정원=화순군 이양면 옥리 산 16-1

◇ 전북

1호 꽃객프로젝트=고창군 부안면 복분자로 307

2호 달빛소리수목원=익산시 춘포면 천서길 149

3호 들꽃마당=정읍시 신월동 794-1

4호 아가페정원=익산시 황등면 율촌길 9

<자료=산림청>



# 정원 관련 영화·다큐

◇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감독 실뱅 쇼메·러닝타임 106분/ 2013년)

실어증에 걸린 30대 ‘폴’(귀욤 고익스 분)은 두 이모가 운영하는 댄스 학원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는 우연하게 같은 아파트에 사는 마담 프루스트(앤 르 니 분)의 집에 들어가게 된다. 폴은 그녀를 통해 마음속에 감춰진 과거의 기억을 꺼내 퍼즐을 맞추게 된다. 마담 프루스트는 폴에게 “나쁜 기억은 행복의 홍수 밑으로 보내버려. 수도꼭지를 트는 건 네 몫이야”라고 말한다.

◇ 애니 <언어의 정원>

(감독 신카이 마코토·러닝타임 46분/ 2013년)

요즘 상영 중인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장맛비가 시작되는 어느 날,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등학생(타카오)과 마음의 상처를 받고 직장 대신 정원으로 도망쳐온 20대 여성(유키노)이 우연히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쿄 ‘신주쿠코엔’(新宿御苑)에서 녹음(綠陰)을 배경으로 한 감독 특유의 서정적 영상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 영화 <플라워 쇼>

(감독 비비엔느 드 커시·러닝타임 100분/ 2016년)

2002년 5월, 영국 왕립원예협회 주최로 런던에서 열린 ‘첼시 플라워쇼’에서 최연소(25살)로 금메달을 수상한 가든 디자이너 메리 레이놀즈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당시 그녀는 자신의 뿌리인 아일랜드의 야생 자연을 표현한 ‘켈트족의 성소’라는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 원제 (무모한 짓을 하다)는 그녀의 자서전 제목이다.

◇ 다큐 <타샤 튜더>

(감독 마츠타니 미츠에·러닝타임 104분/ 2018년)

동화작가이자 가드닝(Gardening)의 대가인 타샤 튜더(1915~2008)는 56살 때 책 인세로 버몬트 주 30만평 대지를 구입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정원을 가꿨다. 감독은 타샤 튜더에게 집과 정원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허락을 받은 후 무려 10년간 취재해 다큐를 완성했다. 영상에 담긴 그녀의 자연속 생활 모습은 진솔하다. 정원의 사계절 변화도 볼 수 있다.

◇ 영화 <모리의 정원>

(감독 오키타 슈이치·러닝타임 99분/ 2020년)

일본 서양화가 구마가이 모리카즈(1880~1977)와 부인 히데코(키키 키린 분)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모리카즈는 30년 동안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신의 정원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화가의 우주였던 정원을 부감으로 보여준다. 건축가 츠바타 슈이치 부부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은 다큐 ‘인생 후르츠’(감독 후시하라 켄시) 또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감독 피에르 피노·러닝타임 95분/ 2022년)

영어 제목은 ‘The Rose Maker’. 장미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이다.파산 위기에 처한 장미정원을 되살리기 위해 신품종 장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를 통해 장미를 기르는 프랑스 장미농원과 장미 신품종 육종 과정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여주인공의 “아름다움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는 대사에서 영화의 주제의식이 드러난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