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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 기행2 - 김진기 외 지음
윤동주·정지용·이육사…시인들의 삶과 문학
2023년 03월 25일(토) 14:00
신라시대 창건한 백담사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를 지나면 ‘마음을 닦고 들어오라’는 의미의 ‘수심교’(修心橋)를 만나게 된다. 금강문과 불이문을 거쳐 경내에 들어가면 만해기념관이 마주한다.

지난 1995년 2월 개관한 만해기념관은 선사이자 시인으로서의 한용운의 문학과 사유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님의 침묵과 함께하는 백담사’라고 소개될 만큼 만해의 삶에서 백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백담사는 만해가 출가한 절이며 ‘조선불교유심론’, ‘십현담주해’를 집필하고 ‘님의 침묵’을 완성한 곳이다. 경내에 들어서면 ‘만해 한용운의 문화지도’가 눈에 띈다. 만해가 머물렀던 행적을 토대로 만들어진 지도는 탑골공원을 비롯해, 심우장, 생가터를 중심으로 한 홍성권 코스, 불도를 닦은 설악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백담사와 가까운 만해마을에는 만해문학박물관이 있다. 1층 상설전시실에는 작품집, 친필과 영향을 받았던 저서들이 전시돼 있다. 또한 한용운이 편집책임자로 발간했던 잡지 ‘불교’와 ‘유심’ 등도 만날 수 있다.

문학관은 문인의 삶과 사유가 응결된 대표 공간이다. 한용운을 비롯해 윤동주, 정지용, 이육사, 오장환, 유치환 등의 생애와 문학을 만날 수 있는 ‘문학관 기행2’가 나왔다. 김진기 건국대 국문과 교수를 포함해 모두 7명의 박사와 전공자들이 저자로 참여했다.

특히 책에는 앞서 언급한 문인들 외에 서정주, 김수영, 김춘수, 신동엽, 조병화를 모티브로 한 문학관과 전시관 등이 포함돼 있다. 저자들이 주목한 문인들은 한국 근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들로 오늘의 한국문학을 풍성하게 일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충북 옥천에 있는 정지용 문학관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작가와 특히 연고가 없는 문학관을 꼽으라면 윤동주 문학관일 것이다. 윤동주는 북간도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해방 이후 유고시집 간행으로 뒤늦게 문학사에 등장했지만 그가 남긴 문학정신과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종로구 부암동의 윤동주문학관은 인왕산 자락 초입에 자리한다. 윤동주가 연희전문 시절 인왕산을 자주 올라왔던 터라 이곳에 문학관이 세워졌다. 당초 가압장이 있었던 곳인데 낡은 아파트들을 철거하고 이곳을 문학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전시실에는 윤동주 시인의 생애를 연대기별로 정리한 자료들이 비치돼 있다. 친필 원고(영인본)와 각종 사진은 시인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시장 한 곳에 있는 우물 모형. 시인의 생가에서 가져온 우물목판으로 복원했는데 시 ‘자화상’의 이미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충북 옥천의 정지용문학관에서는 절창 ‘향수’를 떠올릴 수 있다. 우리말을 갈고 닦아 절제된 시어로 표현했던 시인의 시 정신과 문학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초가집 곳곳은 정지용의 시와 흔적들로 구성돼 있다.

김진기 교수는 “시인들이 살았던 삶의 환경, 혹은 시대적 배경은 모두 다르다. 따라서 그들이 다뤘던 시어도, 시적 표현도, 그리고 시적 통찰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그 수많은 다름은 결국 하나로 통한다. 마치 강물이 흘러 바다에 이르듯이”라고 책의 의미를 말한다.

<(주)박이정·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