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루오’전에서 만나는 ‘한국의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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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루오’전에서 만나는 ‘한국의 작가들’
‘조르주 루오와 한국미술:시선공명’ 루오 영향 받은 작가 24명 연계전시
이중섭 ‘물고기와 노는 두 어린이’
구본웅 ‘푸른 머리의 연인’
김재형·박고석·이만익·손상기 등
2022년 10월 27일(목) 20:05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 연계전시 ‘조르주 루오와 한국미술:시선공명’전 모습.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특히 중섭에게는 피카소의 신고전주의 데셍과 루오의 강한 묵선(墨線)이 작용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중섭이는 루오를 좋아했어.”(동료화가 김병기(1966~2022)의 ‘내가 아는 이중섭’ 중)

이중섭은 일본 유학 중 ‘동방의 루오’로 불렸다고 한다. 그의 그림도 루오의 그림처럼 선이 굵고 힘찬 율동의 표현들이 두드러졌고, 주변의 많은 화가들도 인정할 정도로 닮아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2023년 1월 29일까지)에서는 ‘또 하나의 전시’를 만날 수 있다. ‘베네딕트’, ‘미제레레’ 등 루오의 대표작을 감상한 후 그의 삶과 예술작품을 다룬 영상을 시청하고 나면 색다른 전시장으로 초대된다

연계 전시로 마련된 ‘조르주 루오와 한국미술:시선공명’전이다. 전시에는 이중섭 등 24명의 작가 55점이 나왔다. 단순히 명화 전시에 그치지 않고 한국 미술과의 접점을 찾아본 기획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루오와의 연관성을 찾지 않더라도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귀한 기회이기도 하다.

이중섭 작 ‘물고기와 노는 두 어린이’
한국 화단에서 루오는 1920~30년대 일본 미술계를 접한 미술가들에 의해 처음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계전시에서는 1940년부터 1990년대까지 현실 참여로서의 예술가 조르주 루오와 그의 영향을 받은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서는 아이들과 제주에서 보낸 짧은 생활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담긴 이중섭의 작품 ‘물고기와 노는 두 어린이’(1953~1954)를 만날 수 있으며 거친 붓질, 변형되고 왜곡된 형태, 대상에 대한 주관적 인상 등 야수파와 표현주의 기법을 고수해온 구본웅의 ‘푸른 머리의 연인’이 전시됐다.

또 한국 추상의 선구자로 꼽히는 한묵의 ‘여인상’, 거칠고 투박한 필치의 윤곽선과 과감한 색채가 돋보이는 박고석의 ‘백암산’, 한국적 소재를 작품에 녹여낸 이만익의 작품과 천병근의 ‘삶’ 등이 전시됐다. 그밖에 박영선·이봉상·김종식·이달주·황유업·장리석·윤중식·송혜수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도 눈에 띈다. 광주 출신 김재형 화백은 루오와 인연이 깊다. 42년 전 조르주 루오의 숭고한 신앙과 애민정신에 감동을 받아 그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석사 학위 논문을 썼었다. 종교적 소재를 끊임없이 화폭에 풀어낸 김 작가는 전시에서 ‘엠마우스의 그리스도’ 등의 작품을 전시한다.

또 늘 따뜻한 시선으로 약자를 바라봤던 루오처럼 “사회적 시선을 낮은 데에 두며 삶의 존엄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여수 출신 손상기 작가의 작품으로는 ‘이별, 사후 3일’ 등을 만날 수 있다. 그밖에 배동신·강용운의 작품도 전시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루오의 시대정신과 소재, 기법, 정신 등을 접한 우리 작가들을 조명해 본 기획으로 이번 기획전은 공립미술관이 해야할 역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월요일 휴관,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밤 9시 연장 개관. 티켓 가격 일반 1만5000원, 초중고 9000원, 롯데카드 20% 할인.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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