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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유토피아-에밀 시오랑 지음, 김정숙 옮김
2022년 10월 27일(목) 19:40
1950년대 후반 당시의 정치와 역사, 유토피아에 대한 도발적인 견해를 담은 책 ‘역사와 유토피아’는 프랑스어권 독자들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에 재출간된 ‘역사와 유토피아’는 정직한 허무주의자였던 저자의 문명 비평에 관한 책이다.

루마니아 출신의 에밀 시오랑은 철학자이자 작가로 활동했으며 루마이아 왕립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니체와 쇼펜하우어에 심취했던 그는 ‘독설의 팡세’, ‘존재의 유혹’, ‘해체의 개설’ 등 의미있는 책을 펴냈다.

이번 ‘역사와 유토피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회 비교뿐 아니라 권력과 역사의 흐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역사는 정해진 방향이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간다’로 압축된다. 허무주의 철학이 일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 지상에 나름의 이상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꿈을 견지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욕망에 대해 단호히 부정을 한다. 이상사회에 대한 추구와 완전함은 사실은 결점에 지나지 않았다는 견해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시기 수많은 유토피아를 그린 문학은 이단자나 비정상적인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오랑은 악의 어둠이 소멸하고 빛만 있는 일원성의 세계, 갈등과 다양성이 배제된 사회에서 인간은 살 수 없다고 단언한다.

한편 책을 번역한 김정숙 배재대 명예교수는 “모든 인간의 활동은 유토피아와 반대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역사라고 부르는 것이다. 역사의 본질은 정체가 아니라 끊임없는 생성이다. 변화의 동력은 다양성이며 단절이고 돌방설이다. 변화의 주체는 인간이다”라고 언급했다. <챕터하우스·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