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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홍빈 대장 구조비 6813만원 내라”
정부, 광주시산악연맹에 수색·구조비용 청구 국가 소송 제기 논란
추모식 1주기 앞두고 연맹 당혹 “국위 선양 목적, 정부가 부담해야”
2022년 07월 17일(일) 19:50
고(故) 김홍빈 대장 1주기 추념식이 지난 16일 광주시장애인체육센터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고인의 영전에 헌화하며 추모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정부가 2021년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 등반에 성공한 후 실종된 고 김홍빈 대장의 수색·구조비용을 광주시산악연맹에 청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광주시산악연맹에 따르면 정부(외교부)는 지난 5월 31일 연맹 외 5명을 상대로 김홍빈 대장 조난 당시 수색과 구조에 사용한 6800만원 상당의 비용 등을 청구하는 국가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가 대신 비용을 지불하고 원인 제공자 등에 그 비용을 청구하는 구상권 행사에 나선 것이다.

소장에는 지난 해 7월 김 대장의 실종 사고 당시 헬기를 이용한 3차례에 걸친 수색작업에서 6813만 8000원의 비용이 발생했으며, 비용 모두를 김대장이 소속된 광주시산악연맹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외교부는 ‘외교부의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상 자신의 생명, 신체 및 재산 보호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게 돼 있고, 외교부가 청구한 비용을 상환해야 한다’는 법 규정을 소송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광주시산악연맹은 김 대장이 국위 선양을 위해 히말라야 등반에 나섰다는 점을 들어 수색과 구조작업에 들인 비용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그의 업적을 기려 1등급 체육훈장인 ‘청룡장’을 추서하기도 했다.

피길연 광주시산악연맹 회장은 “김 대장이 개인 영달이 아니라 장애인으로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등반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상황에서 구조 비용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너무하다”며 “이번 기회에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산악계에서는 김대장의 1주기 추모식을 앞두고 정부의 국가소송 소식이 전해지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으로 7대륙 최고봉에 족적을 남긴 김 대장은 지난해 7월 파키스탄령 히말라야 브로드피크 정상에 오름으로써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등정에 성공했다.

하지만 하산하던 도중 해발 7900m 부근에서 실족한 뒤 구조 과정에서 절벽으로 추락해 실종됐다. 정부는 파키스탄과 중국 등에 협조를 구해 수색 작업을 펼쳤지만 찾지 못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