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이미지 소비- 유제관 편집담당 1국장
2022년 07월 01일(금) 02:00
진짜보다 가짜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있다. 바나나가 들어있지 않은 바나나 맛 우유를 좋아하고, 커피보다 커피 향에 색소를 섞은 음료를 즐겨 마시기도 한다.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땐 약간의 포토샵을 더해야 잘 찍었다는 말을 듣는다. 이렇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는 것처럼 하거나 진짜에 가짜를 섞어 더 진짜같이 만든 것, 원본보다 더 원본 같은 복제 이미지를 ‘시뮬라크르’(Simulacre)라고 한다.

플라톤은 이데아의 모방인 현실을 시뮬라크르로 보고 가치 없는 것이라 했지만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시뮬라크르야말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사회에서 물건의 기능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시뮬라크르. 즉 상품의 이미지와 상품 속에 들어있는 환상이다.

기업은 광고를 통해 상품에 특정 기호를 부여하고, 이 기호 이미지는 상품을 새롭게 창조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광고 속 기호를 보며 상품을 소비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살 때 운송수단이라는 상품 본래의 가치보다 부착된 기호 이미지를 먼저 생각하고 타인과의 ‘차별성’을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고급 아파트에 살고, 옷과 신발 그리고 가방까지 명품으로 치장하며, 특정 브랜드의 커피를 마시면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이라 여긴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소비를 통해 증명하고 싶어한다.

시뮬라크르가 차고 넘치는 곳은 유튜브 세상이다. 이곳에서 진짜와 가짜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면 된다. 문제는 이 욕망의 세계가 현실 세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와 이미지는 이제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두툼한 정책 공약집보다 한 줄짜리 공약이, 비리 의혹보다 연출된 사진 한 장의 힘이 더 세다는 것은 지난 선거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다만 유권자들이 정치인의 능력과 공약보다 이미지를 소비하면 그에 대한 대가는 톡톡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