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민주 참패 책임론 소용돌이…친문 vs 친명 내전 격화
지도부, 주내 ‘혁신비대위’ 공언
친명 “조기전대 새 리더십 선출”
친문 “선거 패배 분석 제대로 해야”
선수별 한 명 비대위원 합류 검토
2022년 06월 06일(월) 20:50
6·1 지방선거 참패 여파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친문’(친 문재인)과 ‘친명’(친 이재명) 간 계파 갈등이 고조되면서 향후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차기 비대위가 조만간 열릴 전당대회(전대)의 ‘룰 세팅’에 관여하게 된다는 점, 궁극적으로는 이 전대 결과가 2024년 총선 공천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계파간 갈등 봉합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3일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서 다음 비대위를 ‘혁신형 비대위’로 꾸리기로 뜻을 모았다. 대선 패배 이후 꾸려진 비대위가 관리형에 그쳐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향후 혁신형 비대위는 당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자연스럽게 조기 전대를 여는 대신 예정대로 8월 중하순에 전대를 열겠다는 방침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지난 3일 열린 박홍근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는 조기 전당대회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당내 리더십 공백사태가 길어질 경우 윤석열 정부 임기 초 대여 협상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지지층 이탈이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적어도 이번주 안에는 비대위 구성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다.

그러나 지도부의 봉합 구상이 순항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물론 이재명 상임고문 본인이나 대표적인 친이재명 의원들은 전당대회 문제에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이 고문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조기 전대를 열고 이 고문이 당 대표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대위의 역할은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최대한 빨리 전대를 열어 새 리더십을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러나 이낙연계를 포함한 범친문계에서는 조기 전대 주장을 두고 이재명 고문의 당권 장악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 책임론’으로 대표되는 패인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 서둘러 새 당대표에 나서려는 생각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친이재명 진영에서는 ‘패인 분석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범친문계의 주장이 오히려 이재명 고문에게 패배 책임의 화살을 돌려 전대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령 ‘혁신 비대위’ 출범 자체에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그 인선부터 다시 평행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원장의 경우 당내에서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나 유인태 전 의원을 비롯한 원로그룹, 강원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이광재 전 의원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일단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 공식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거론된 인사들 중 누가 비대위를 맡더라도 계파 간 득실에 따라 반발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어 비대위는 쉽사리 닻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이번 주 의총 등을 통해 수습방안을 거듭 논의할 계획이지만, 이처럼 양측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절충점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혁신 비대위에 선수(選數)별 대표를 한 명씩 뽑아 비대위원으로 합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쇄신의 주축이 될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두루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 사이의 갈등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비대위 내 계파 대리전 양상이 촉발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선, 재선 등 선수별 의원 한 명씩을 비대위원으로 추천하기로 했다”라며 “여기에 당연직 비대위원인 원내대표와 이들이 함께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대행을 맡은 박홍근 원내대표는 선수별로 간담회를 열어 비대위원장에 적임인 인물을 추천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선수별 비대위원을 뽑게 되면 초선과 재선, 3선 의원 각각 한 명씩 비대위에 합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여기에 외부 인사를 수혈할 가능성도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