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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독점’ 광주·전남, 대구·경북…무투표 당선자들 무더기 발생
“유권자 참정권 제한” 목소리
2022년 05월 19일(목) 19:25
6·1 지방·국회의원 보궐 공식 선거운동이 19일 시작됐지만, 광주·전남과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무투표 당선자들이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일부 선거구에서는 선거 열기가 좀처럼 뜨지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선거구 유권자들의 선택권이 없어지면서 ‘유권자의 참정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야의 지역색이 강한 이들 지역에서 수 십년 동안 특정 정당의 ‘일당독점’가 이어지면서 ‘유권자의 선택’이 아닌 정당이 당선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무투표 선거구는 후보자들의 선거 운동이 금지돼 유권자들이 공약 등을 파악할 기회마저 사라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1지방선거 후보 등록 결과 기초단체장 후보 6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494명이 무투표 당선된다.전체 후보자 7618명 중 494명이 투표를 치르지 않는 ‘무투표 당선’으로 집계됐다. 공직선거법은 1명을 뽑는 선거구의 후보자가 1명이거나, 후보자가 지방의회 선거구의 의원 정수를 넘지 않을 경우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호남과 영남에서 무투표 당선자들이 많아 ‘지방정치 독점’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경우 임기 내 성과와 평가 등으로 어려운 선거를 치루지만, 호남과 대구·경북은 여전히 ‘말뚝만 꼽으면 당선된다’는 식이어서 유권자들의 주권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전국 무투표 당선자 10명 중 3명(28.9%)은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에서 나왔다. 이들 지역의 6·1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자는 광주·전남 68명, 대구·경북은 75명에 달한다. 이들 지역은 각각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대표적이 곳이다.

경쟁 없이 당선이 확정된 전국 6곳의 기초단체장은 모두 이들 지역이다.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해남군, 보성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했다. 대구 중구와 달서구, 경북 예천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결과적으로 이들 지역구는 유권자가 단체장을 선출하는 게 아니라 선거일 이전에 정당에서 단체장을 이미 뽑아 놓은 셈이다.

광역의원 선거 상황도 심각하다. 광주에서는 시의원 선거구 20곳 중 절반이 넘는 11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단독 출마해 당선이 확정됐다. 전남에서도 55곳 선거구 중 26곳이 민주당 후보의 무투표 당선 지역이다. 대구에서는 시의원 선거구 29곳 중 20곳, 경북에서는 도의원 선거구 55곳 중 17곳에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는데 모두 국민의힘 소속 후보다.

무투표 선거구는 지난 1994년 공직선거법 제정 당시 포함된 조항인데 투표가 불필요한 경우, 선거운동을 중지하도록 해 선거비용 지출을 방지하고 필요 이상의 혼란을 맞기 위해 만들어졌다.

문제는 무투표 선거구는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박탈하다는 점이다. 이들 선거구의 선거운동이 법으로 금지되기 때문에 사실상 유권자가 후보자를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은 나이와 학력, 재산, 병역 의무 등이 표기된 선관위 홈페이지 뿐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무투표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찬반투표 등 보완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면서 “진보와 보수 색채가 강한 곳에서도 각 정당이 더욱 적극적으로 신진 정치인을 육성해 유권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등의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을 통해 원천적으로 무투표 당선 가능성을 낮추고, 1인 출마 지역에서도 후보의 공약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