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 광주·전남 5년 새 4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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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휴직’ 광주·전남 5년 새 4배 늘었다
광주 2017년 186명→지난해 794명
전남 348명→1303명 증가
보너스제·코로나 돌봄공백 영향
아빠들 육아용품 ‘큰 손’ 떠올라
2022년 03월 30일(수) 16:44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박모(39)씨는 지난달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본인의 직장에서 남성 육아휴직은 첫 사례라고 한다.

박씨는 “새벽마다 수유를 하고 피곤해하는 부인이 안쓰러워 3개월간 육아휴직을 내고 함께 아이를 돌보고 있다”며 “직장에서 첫 사례라 부담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회사 구성원 모두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공무원인 김모(40)씨도 지난 1년간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음달 복직한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휴교를 반복하고 재택수업을 하는 등 낮시간 동안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휴직에 들어갔었다.

김씨는 “부인은 이미 육아휴직을 모두 사용한 상태로, 자녀들만 집에 둘 수 없어 휴직을 택했다”며 “휴직기간 아이들과 친해지고 추억도 쌓을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5년 전보다 4배 가량 증가하는 등 매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동시 육아휴직 허용과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시행 등 관련 제도 개선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자녀 돌봄에 공백이 생기면서 육아휴직에 나서는 남성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들고 최근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육아용품 구매에 아빠들이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고용행정통계 시스템 ‘모성보호지급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광주지역 남성 육아휴직 순지급자수는 지난 2017년 186명에서 2018년 355명으로 90.86%(169명↑)나 증가했다. 이후 ▲2019년 558명(전년 대비 57.18%·203명↑) ▲2020년 712명(27.60%·154명↑) ▲2021년 794명(11.52%·82명↑) 등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4.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 남성 육아휴직 순지급자수도 ▲348명 ▲621명(78.45%·273명↑) ▲931명(49.92%·310명↑) ▲1135명(21.91%·204명↑) ▲1303명(14.80%·168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5년 전보다 3.7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올 1~2월 남성 육아휴직 순지급자수는 광주가 4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6명)보다 9.36% 증가했다. 전남지역도 올 1~2월 666명의 남성들이 육아휴직에 들어가 전년(575명)보다 15.83% 증가했다는 점에서 올해 역시 남성들의 육아휴직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례가 늘고 코로나19로 ‘집콕’이 증가하면서 육아용품의 남성 구매자 증가율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온라인쇼핑몰 옥션이 지난 한 해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육아용품 카테고리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유모차용 장난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0% 증가했고, 유모차 시트는 264%, 학습 완구는 310% 각각 매출이 늘었다. 이유식 보관용기(355%), 탕온계·옥실온도계(109%), 유아외출용품(312%) 등도 큰 폭으로 매출이 뛰었다.

특히 구매자를 성별로 분류했을 때 대다수 품목에서 남성 구매자 증가율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조사 기간 유모차는 남성 구입자가 23% 늘어 여성 구매자 증가율(12%)보다 높았다. 유모차 시트도 남성 구입자가 350%나 늘어 여성 구매자 증가율(230%)을 웃돌았다.

유모차용 장난감은 여성 구매자가 152% 증가하는 동안 남성 구매자는 380% 늘었다. 탕온계·욕실온도계도 남성 구매자 증가율이 182%로 여성 구매자 증가율(50%)보다 높았다. 학습 완구를 구입한 남성 구매자는 310% 증가해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어났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가사는 물론,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들이 늘고 있고 남성들의 육아휴직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육아용품 시장에서 아빠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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