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21일 예정됐던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점쳐졌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4월 전기요금 동결’ 공약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국전력은 지난 2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과 관련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이며, 추후 그 결과를 회신받은 후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확정하는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예정됐던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일정이 전날 갑자기 미뤄진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한전은 분기마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4~6월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해야 한다.

한전은 지난 16일 조정단가 결정권을 가진 산업통상자원부에 ㎾h(킬로와트시)당 3원 인상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전은 1분기 요금도 3원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나 정부가 인상 유보를 결정하면서 동결됐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폭이 직전 분기 대비 ㎾h당 최대 ±3원 범위로 제한됐다.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에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하지 않고도 다음달 전기요금 인상은 앞서 예고됐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연료비 조정단가는 연료비 조정요금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오는 4월과 10월에 걸쳐 기준연료비를 ㎾h당 4.9원씩 총 9.8원을 올리기로 했으며, 기후환경요금도 다음달부터 2원 올린 7.3원으로 결정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빼고도 당장 다음달부터 6.9원의 인상이 예정된 것이다.

연료비 조정단가가 3원 인상되면 다음달부터 ㎾h당 9.9원이 오르게 된다. 월평균 350㎾h를 사용하는 4인 가구가 다음달부터 추가적으로 내는 요금은 3500원 안팎이 되는 것이다.

발전 원가 변동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위한 연료비 연동제의 취지를 감안할 때 최근 원료비가 급등함에 따라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한전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적자인 5조8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고유가에 연료비가 크게 늘었지만 전기요금(연료비 조정요금)을 4분기 한차례만 인상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원가가 계속 올라 1분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1분기 적자만 지난해 연간 전체 적자 규모와 비슷할 것이라는 증권업계 분석도 나왔다.

이날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연기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0% 내린 2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올해 1월 광주·전남 전력판매량은 3914GWh(기가와트시)로 1월 중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7.0%(258GWh) 증가한 규모이며, 10년 전인 2012년 1월보다 21.4%(691GWh) 많아진 양이다.

지난 한 해 광주·전남 전력 판매량은 4만2460GWh로, 지난 2019년부터 2년 연속 감소하다가 반등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