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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오빠’
2022년 01월 27일(목) 05:00
광양에 사는 94세 화가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풀꽃 시인’ 나태주 작가는 할머니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시를 써 내려 갔고 시화집 ‘지금처럼 그렇게’를 출간할 수 있었다.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93세에 ‘타임지’ 표지 모델을 장식한 미국 작가 모지스 할머니(1860~1961)의 그림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그의 그림은 크리스마스카드로 만들어져 1억 장 이상 팔려 나가기도 했다. 그가 남긴 1600여 점의 그림 중 100세 넘어 그린 작품만 250점에 이른다. 축구선수 손흥민을 ‘뮤즈’라 표현하는 86세 할머니 화가 로즈 와일러의 국내 전시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송해(95) 할아버지가 기네스 세계기록에 도전한다. KBS는 1988년부터 34년째 전국노래자랑을 이끌고 있는 그를 ‘최고령 TV 음악 탤런트 쇼’ 진행자로 기네스협회에 등재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래 전 지리산 자락에서 열렸던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을 잊지 못한다. TV로는 한 시간 남짓밖에 방영되지 않는 이 프로그램의 녹화 시간은 실제로는 몇 배에 달한다. 송해 할아버지는 그 긴 시간 동안 한 차례도 의자에 앉지 않고 줄곧 서서 진행을 했다. 수줍어하는 출연자들을 격려하고 추임새를 넣으며 함께 노래하고 흥을 돋우었다. 참으로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황해도 재령 출신으로 본명이 ‘송복희’인 그는 6·25 때 미 군함을 타고 바닷길을 건너 부산에 도착하면서, 바다 ‘해’(海) 자를 예명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1955년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언제나 자신을 격려하는 힘이자 건강의 비결로 ‘관객’을 꼽았다. 일요일 낮 12시, 익숙한 시그널 음악에 이어지는 그의 목소리는 이제 전 국민의 일상이 됐다. 여섯살 꼬마 출연자도 ‘송해 오빠’를 외치고 행여 그가 TV에 등장하지 않으면 모두들 그의 건강을 걱정한다.

최근 다큐멘터리 ‘송해 1927’이 공개된 데 이어 오는 31일(KBS 2TV·오후 7시50분 )에는 그의 인생을 트로트 뮤지컬로 재구성한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도 방송된다. 영원한 현역 ‘송해 오빠’가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하기를.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