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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의 무게
2022년 01월 24일(월) 04:00
선거철만 되면 점집 문턱이 닳는다는 건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선거를 앞둔 입지자들로서는 출마를 해야 할지, 한다면 어느 선거구를 택해야 할지, 당선은 될 수 있을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결과를 확인하려면 먼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로또를 사야 당첨될 가능성이 생겨나는 것처럼, 당선이 되든 낙선이 되든 일단 출마를 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문제는, 단 한 치도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우리 인간들로선 앞날을 결정지을 중대한 결심을 하기엔 너무나도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간의 제한된 인지능력으로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변수를 모두 감안해 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간은 지레 포기하는 대신 결정을 도와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개발하고 사용해 왔다. 바로 ‘통찰’(Insight)이다. 과거의 위대한 지도자들이나 선각자들은 ‘통찰’을 통해 당면한 상황을 올바로 해석하고 거기에 맞는 결정을 내려 왔다. 살아오면서 온갖 시행착오를 거쳐 획득한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분야에 걸친 밀도 있는 독서, 그리고 깊은 사색 등을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제거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려 온 것이다.

따라서 통찰력만 갖출 수 있다면 점집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리 없다. 통찰력 부족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거나, 내린 결정이 과연 최선의 것인지를 확신하지 못하는 이들이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게 된다. 그렇게 해서 점쟁이들이 모시는 ‘신’에 의지하며 의사결정권을 포기하고 떠넘겨 버리는 것이다.

개인의 삶도 그렇거니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런 만큼 결정권자에게는 언제나 깊은 고독과 고통의 시간이 뒤따른다. 결정에 따른 결과의 무게가 워낙 무거운 데다 모든 책임은 오로지 결정권자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그 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점쟁이와 신은 결코 책임을 대신 져 주지 않는다./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