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금값’ 된 우럭·딸기 “팔고 싶어도 물건이 없어요”
수요 급감 예상 양식업계, 치어 줄여
해수온 상승 등 이상기후도 한몫
광주 우럭 ㎏당 위판가 1만9640원
늦장마·더위에 딸기 모종 고사
이마트 500g 한 팩에 1만2900원
2022년 01월 06일(목) 20:10
6일 찾은 광주시 서구 매월동 수협중앙회 광주공판장에서는 물량 급감으로 ‘국민 횟감’ 우럭을 내놓지 못하는 중도매인을 더러 볼 수 있었다.
수협중앙회 광주공판장에서 20년 동안 중도매인으로 일해온 A(49)씨의 수조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우럭(볼락)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초 우럭 시세는 ㎏당 2만원이었지만 연말부터는 2만5000원으로 올랐다. 횟집에서 맛보는 우럭 가격은 3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뛰었다.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집밥 수요가 늘면서 우럭 횟감을 찾는 고객은 부쩍 늘었지만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처지에 놓였다”며 “지난해 수요 급감을 예상한 양식업계가 치어를 대폭 줄이면서 물량 부족 현상은 설 명절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생산량 급감으로 식당에서는 국민 횟감으로 꼽히는 광어와 우럭을 메뉴에서 지우고, 딸기도 비싼 가격 때문에 식탁에서 사라지고 있다.

바다에서는 수온 상승, 땅에서는 늦장마와 고온현상 등 이상기후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수협 광주공판장에 따르면 이달 공판장에서 거래된 우럭(활어) 평균 위판가는 ㎏당 1만964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4479원) 보다 35.6%(5161원) 급등했다. 지난 2020년 1월 평균 위판가(1만255원)에 비하면 2배 수준으로 뛴 가격이다.

우럭 수급난을 맞은 지난해 11월에는 가격이 ㎏당 2만2592원까지 뛰었다.

이 같은 우럭 고물가는 출하량 부족에서 비롯됐다. 지난 2020년 광주공판장에 우럭은 11t 위판됐지만, 이듬해에는 4t으로 반토막 났다. 물량 급감을 겪으며 연평균 위판가는 1만890원에서 1만5737원으로, 44.5%(4787원) 급상승했다.

또 다른 국민 횟감으로 꼽히는 광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달 ㎏당 광어 위판가는 1만8214원이다. 연평균 위판가는 2020년 1만5536원에서 지난해 1만9073원으로, 22.6%(3510원) 올랐다.

일부 횟집에서는 광어와 우럭을 아예 메뉴에서 지우기도 했다. 기존 가격대로 팔자니 남는 게 없고,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들이 빠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양식수산물 매출 급감을 만회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판매가 곳곳에 벌어졌던 1년여 전과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수협 광주공판장 광어(㎏당) 연평균 위판가는 2020년 1만5536원에서 지난해 1만9073원으로, 22.6%(3510원) 올랐다.
오징어의 경우 마리당(활어) 평균 가격은 지난 2020년 5021원, 2021년 6178원이었지만 이달 초 9769원으로 뛰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연안 수온이 해마다 오르면서 오징어 수확도 그만큼 줄고 있다. 일선에서는 고정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출항을 포기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생산량 급감에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또 다른 품목은 딸기다.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가 집계한 지난해 10~12월 전남지역 딸기 판매량은 1921t으로, 전년 같은 기간(5248t) 보다 44.3%(-2327t) 줄었다.

월별로 보면 2020년 전남농협 딸기 출하량은 10월 1963t→11월 703t→12월 2582t이었지만, 지난해는 10월 433t→11월 494t→12월 994t으로 급감했다.

이마트 딸기 500g 가격은 지난해 1분기 1만900원에서 올 초 1만2900원으로, 18.3%(2000원) 뛰었다.<광주일보 자료사진>
딸기 출하량이 급감한 데는 늦장마와 고온현상으로 10월 초까지 딸기 모종이 많이 말라 죽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딸기 주 출하 시기는 11월부터 3월까지인데, 다시 심은 모종도 한파로 성장 속도가 더뎌 수확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농수산물 수급 불안정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광주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광어회 1팩(400g 내외) 가격은 지난해 1분기 2만9800원이었지만 같은 해 4분기 3만1800원으로, 6.7%(2000원) 올랐다.

딸기 500g 가격은 지난해 1분기 1만900원에서 올 초 1만2900원으로, 18.3%(2000원) 뛰었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