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서정과 자연, 유년과 기억, 개성과 보편…
장흥 출신 백수인 시인 ‘더글러스 퍼 널빤지에게’ 출간
2021년 09월 06일(월) 20:45
장흥 출신 백수인 시인(조선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이 두 번째 시집 ‘더글러스 퍼 널빤지에게’(푸른사상)를 펴냈다.

‘섣달그뭄’, ‘아버지의 방’, ‘고로쇠나무’, ‘풀독’, ‘뜬구름’, ‘민들레 홀씨’ 등 모두 60여 편의 시는 서정과 자연, 유년과 기억, 개성과 보편을 아우른다.

나종영 시인은 “그의 시편을 읽고 있으면 그의 고향 장흥 정남진의 바다로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평하며, 김창규 시인은 “장흥 산골의 대숲에서 시작한 바람은 북만주 시베리아 벌판까지 따뜻하게 전해진다”고 말한다. 이러한 평은 기교나 정치한 언어의 배치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창작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시적 공간이 확장된다는 점이다. 시 ‘주먹밥’, ‘한라산 기슭에서 무등을 바라보네’, ‘정남진에서 하얼빈까지’ 등과 같은 작품은 시인의 인식이 시공간을 넘어 보편적 지평을 지향하고 있다.

“정남진 해동사/ 청년 안중근 의사가 살아 계시는 곳/ 하얼빈의 총소리가 사자산 골짜기를 쨍쨍하게 울리네//(중략) 우리가 탄 기차는 도라산역을 거쳐 개성역이네/ 선죽교 돌다리에 뿌려진 정몽주의 단심가/ 박연폭포 무지갯빛 물보라에 황진이 얼굴 어른어른/ 만월대 계단에 앉아 늙은 소나무 그림자에 젖어보네…”

‘정남진에서 하얼빈까지’는 시인의 시적 경지와 역동적인 시공간의 확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는 상상력의 확장으로 이어지며 독자들을 무한한 시의 세계로 초대하는 효과를 연출한다. 아울러 독자들에게 심미적 감수성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손남훈 평론가(부산대 교수)는 “공간에 대한 개성적 자기 인식과 형상화가 곧 시의 아이덴티티와 시적 경지를 판가름할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백수인 시인에게서 공간은 하나의 고정된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연속적인 확장적인 벡터를 가진 역동적 이미지로 형상화된다”고 평한다.

한편 백 시인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5·18기념재단 이사,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시집 ‘바람을 전송하다’, 저서 ‘현대시와 지역문학’, ‘소통과 상상의 시학’, ‘장흥의 가사문학’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