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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청자기와 건축물 ‘태평정’도 있었다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11월 15일까지
‘태평정과 양이정’ 특별전 개최
2020년 08월 11일(화) 00:00
지난해 고려청자박물관 서쪽편 건물지에서 발견된 모란무늬 ‘大平’명 곡와. 소 멍에 모양으로 굽어 있어서 곡와(曲瓦)라고 한다.
고려시대 청자기와로 지은 건축물이 ‘양이정’ 말고 ‘태평정’도 존재했다.

청자기와는 최고 권력자만이 누릴 수 있었던 호사의 극치이지만, 세계적으로 유일한 자기 건축재의 완성과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은 고려시대에 청자로 만든 건축재인 청자와(靑瓷瓦)와 청자판(靑瓷板) 유물을 모아 특별전 ‘태평정과 양이정’을 오는 11월15일까지 연다.

청자 건축재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은 국내에서 최초다.

이 전시는 지난해 고려청자박물관 서쪽편 건물지 조사에서 ‘大平(태평)’이라고 찍힌 청자기와가 발굴되면서 기획된 것이다.

고려시대 청자와는 ‘고려사’에 개성에 있었던 ‘양이정(養怡亭) 지붕을 청자와로 이었다’는 내용이 있어 오래전부터 주목받아왔다.

‘大平(대평)‘이라고 쓰여진 강진 사당리 청자와.
그런데 양이정이 있었던 수덕궁(壽德宮)에는 ‘태평정(太平亭)’이라는 정자도 있었는데, 문헌에 언급되지 않았던 태평정의 청자와 사용을 실물로 입증해주는 중요한 유물이 강진에서 발견된 것이다.

고려·조선시대에는 ‘太(태)’자를 ‘大(대)’자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조선시대 개경 관련 문헌에 ‘太平亭’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한자는 ‘大平(대평)’이지만 ‘太平(태평)’으로 읽는 것이 옳다.

태평정과 마찬가지로 양이정의 청자와도 강진에서 만든 것을 사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이정을 뜻하는 ‘養怡(양이)’ 두 글자가 새겨진 기와도 앞으로 발굴조사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자기(瓷器)로 건축재를 만들어 사용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고려가 유일하다.

자기 제작기술을 건축재에 접목시키려는 발상의 전환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실험을 거쳐 결국 성공에 이르게 된 기술발전 과정은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청자와는 건물의 규모와 지붕의 면적을 정확하게 산출하고, 청자와가 완성되었을 때 수축하는 비율과 무게까지 미리 계산해 크기를 규격화해 제작했다. 청자판 역시 얇게는 0.4~0.5㎝, 두껍게는 2.5㎝이상으로 만들면서도 편평하게 구울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청자와 사용이 최고 권력자만이 누릴 수 있었던 호사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유일한 자기 건축재의 완성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던 고도의 제작기술을 증명하는 문화유산임을 강조하고 있다.

전시유물 중에는 강진 뿐만 아니라 부안에서 생산한 청자 건축재도 있으며, 강진 월남사지 출토 일반 ‘토제와’와 ‘청자와’의 크기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전시해 청자와 건물의 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윤성일 고려청자박물관장은 “지난해에 발견된 ‘大平’명 청자와는 출토지가 분명하고, ‘고려사’ 기록을 입증해주는 자료로서 앞으로 고려청자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이 될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의 자기 건축재를 성공시킨 선조들의 기술력을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