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유산 다툼
2020년 06월 30일(화) 00:00
지난주 국내에선 유언장을 놓고 해석을 달리하며 유산 다툼을 벌인 형제들의 볼썽사나운 모습이 보도됐다. 김대중(DJ) 전 대통령 아들간 다툼이 사람들의 입살에 올랐고, 롯데그룹 형제들도 부모가 남긴 유언장의 효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롯데그룹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가 남긴 유언장을 공개하면서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갈등을 빚었다. 마찰은 신동빈 회장 측이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고 신격호 회장의 유언장을 발견했다고 공개하면서 발생했다. 2000년 3월 아버지가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에는 “롯데그룹 후계자를 차남인 신동빈으로 한다”고 돼 있다며 그룹 승계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신동주 부회장 측은 아버지의 생전 뜻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사망 후 5개월이나 지나 유언장을 공개하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유언으로서 법적 효력도 없다고 맞선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적법 절차에 따라 작성한 ‘자필 증서’인 만큼 법적 효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DJ의 이복형제인 2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유산 다툼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해 6월 이희호 여사가 서거한 후 김 의원이 동교동 사저를 자신 명의로 바꾸고 노벨평화상 상금 8억 원을 찾아가면서 유산 분쟁이 시작됐는데 이것이 어머니의 유언장에 반하는 것이라며 김 이사장이 반발한 것이다.

이 여사의 유언장에는 “사저 보상금을 균등하게 나눠 가져라”라고 돼 있어 김 의원이 단독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증인이 유언 내용을 받아 적는 유언장의 경우 법원의 검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법적 효력은 없는 상태다. 다만 후속 조치는 미비했지만 유언 자체가 갖는 의미를 따라야 한다는 김 이사장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DJ 아들들의 유산 다툼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마음은 안타까우면서도 씁쓸하다. 일본이 유족 간 분쟁을 줄이기 위해 수수료를 받고 유언장을 정부가 보관해 주는 서비스를 오는 7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도 이젠 그런 세상이 된 것 같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