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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하지 못한 말 최영미 지음
2020년 04월 24일(금) 00:00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이후 따라붙은 여러 꼬리표로 고립된 날들을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시인으로서 여성으로서 당당히 목소리를 낸다. 얼마 전에는 문단 미투를 고발하는 등 세상의 변화를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했다.

최영미 시인. 언급한 대로 베스트셀러 시인임에도 ‘근로장려금’ 대상자가 되고, 문단 내 미투 과정에서 외롭게 싸워야 했다. 물론 어느 누구든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으랴만, 시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이 땅의 현실은 그 이상일 터다.

이번에 최영미 시인이 산문집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을 펴냈다. 9년 만에 발간한 산문집에서 시인은 삶의 희망을 붙들게 하는 시선과 사유를 견지한다.

시인은 주위 사람들 권유로 지난 2016년 봄부터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해 일기를 쓰듯 독자들과 소통해왔다. 매일의 기록과 기록의 글들이 책의 모태가 됐다. 책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총 122 꼭지 이야기를 시간 순으로 배치했다. 페이스북과 지면을 통해 공개했던 글이지만 책으로 엮으려 문장을 다듬고 보충했다.

“세상과 넓게 소통하고 크게 부딪쳤던 내 삶의 궤적이 여기에 있다. 저 이렇게 살았어요, 이게 나라고 들이대려니 조금 민망하다. 나의 가장 밑바닥, 뜨거운 분노와 슬픔, 출렁이던 기쁨의 순간들을 기록한…… 시시하고 소소하나 무언가를 만들어냈던 시대의 일기로 읽히기 바란다.”

이처럼 책에는 ‘자신을 내버려두지 않기 위해’ 끝없이 변화를 향해 전진해 나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만고만한 소박한 일상이지만 시인의 사유와 눈을 통해 그 시간은 빛이 나는 순간으로 변모된다. <해냄·1만5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