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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필요하다면? 귀뚜라미 소리 들어보세요
[곤충 소리 앱 만든 전남농기원 곤충잠업연구소 김성연 연구사]
연구원들 2년간 나주·장성 등서 채집…6종 울음소리 담아
소리나는 곤충의 가치 개발 목표…벨·알람 소리 출시 계획
2020년 03월 27일(금) 00:00
삭막한 도시에서 듣기 힘들어진 귀뚜라미 소리를 되살려 현대인에게 정서적 치유를 선물하는 이가 있다.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앱 ‘귀뚜라미 소리’를 개발한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김성연(여·30) 연구사다.

앱은 광주 지역 업체를 통해 개발했으며, 사진 등 자료는 연구소에서 직접 촬영하거나 곤충 전문가 안수정 박사에게 지원받았다.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앱에는 쌍별귀뚜라미, 왕귀뚜라미, 방울벌레 등 6종의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담겨 있다. 식용으로 수입된 쌍별귀뚜라미를 제외하면 모두 국내 토착종이다.

“2년 동안 광주, 나주, 장성 등지에서 연구원들이 직접 귀뚜라미를 채집해 소리를 녹음하고, 편집해서 앱으로 만들었어요. 원하는 곤충을 선택해 3분, 5분동안 들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앱을 통해 잠자리에 들 때나 쉴 때 등 언제든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김 연구사는 추후 알람 소리, 벨소리 등으로 이용하도록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간단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앱은 철저한 분석을 통해 만들어졌다. 김 연구사는 “곤충마다 특징이 다르고 소리가 다르다”며 “곤충별로 울음소리 파장을 분석해 나눴다. 암수끼리, 수컷끼리 있을 때 달라지는 소리 패턴도 분석해 선별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곤충잠업연구소는 지난 2018~2019년 2년 동안 ‘소재화를 위한 쌍별귀뚜라미 이용개발기술’ 사업을 진행했으며, 앱은 이 사업의 첫 결과물이었다. 귀뚜라미 등 ‘소리나는 곤충’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이었다.

사업을 주도한 김 연구사는 “귀뚜라미 등을 학습용, 애완용으로 상용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우리 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애완·학습곤충은 대부분 사슴벌레나 딱정벌레입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귀뚜라미뿐 아니라 다양한 곤충도 활용되고 있는데도 말이에요. 잘 알려지지 않은 ‘소리나는 곤충’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싶어요.”

김 연구사는 귀뚜라미 대량사육기술을 개발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사육 키트까지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월동 기간, 부화 시기, 사육 환경 등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귀뚜라미의 ‘힐링’ 역할도 중요하다. 이는 농촌진흥청이 지난 2015년 발표한 노인이 귀뚜라미를 기르면 우울증, 치매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바탕이 됐다.

김 연구사는 “마침 지난 6일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와 연계해 ‘힐링 귀뚜라미’를 가치 있는 농업·농촌 자원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귀뚜라미와 ‘소리나는 곤충’들을 채집하고, 이들이 식품·사료용 외에도 애완 동물로서, 치유 목적으로서 다양하게 활용되도록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 이로써 곤충 산업이 더 발전하고, 지역 농가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