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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미술의 아름다움 시기별·유형별 탐색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책
한국 근현대미술의 미의식에… 이주영 지음
2020년 02월 21일(금) 00:00
인상주의의 한국적 토착화를 정착시킨 오지호의 ‘사과밭’ <미술문화 제공>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연작’ <미술문화 제공>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특수성과 보편성을 아우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적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나아가 한국적 미의식이라는 말은 무엇을 뜻할까.

일반적으로 한국적인 것은 “한국을 이루는 지역과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역사 및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특성”이다. 좀더 확장해보자면 “우리나라의 정치·사회·문화적 현실을 깊이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작품”, “우리 사회의 삶의 내용을 형식속에 담아낸 작품”, “한국의 역사와 상황들의 기억을 담아낸 작품”으로 정의될 수 있다.

20세기 한국미술의 아름다움을 조명한 책이 출간됐다. 독특한 시각으로 시대 초상을 형상화한 근·현대 작가들이 책의 주인공이다. 이주영 서원인문사회미학연구소 대표가 펴낸 ‘한국 근현대미술의 미의식에 대하여’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미의식’이 주제다. 책에는 홍익대 미대와 동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철학과를 수학한 저자의 지적 편력이 스며 있다.

그렇다면 한국 예술의 미의식은 무엇일까? 저자는 시기별, 유형별로 미의식을 탐색하며 구상, 추상, 리얼리즘, 극사실회화를 들여다본다.

먼저, 구상작가들은 충실한 회화적 기량, 색체처리, 화면 균형감에 집중했다. 사실적 재현의 초점은 인간과 자연, 환경이다. 인물이 중심이 되거나 자연과 어우러진 인간의 모습이 화두다.

“이러한 작품으로는 근대 서양화 기법을 처음 선보인 고희동, 김관호 등이 남긴 자화상, 인물화 등이 있다. 이종우, 도상봉, 손응성 등에게서도 인물을 대상으로 삼은 사실적 기법이 두드러진다. 작가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3차원적 양감과 자연색, 정확한 데생력이다.”

특히 저자는 인상주주의 한국적 토착화를 정착시킨 화가로 오지호를 꼽는다. 선명한 보라색과 청색의 대담한 사용은 인상파 기량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추상은 근현대미술사, 특히나 한국의 경우는 중요한 위상과 직결된다. 추상미술의 미적 가치는 ‘자연’과 연결돼 있으며 한국인의 자연관은 삶의 리얼리티를 반영한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는 자연환경이 미술에 미친 중요한 영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1957년 9월 초 남프랑스 니스에서 개인전을 하면서 니스 방송국에 초대받아 한국미술가로서 고국의 자연과 문화를 소개한다. 여기서 그는 푸르디푸른 하늘과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인들이 푸른 자기인 청자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진보적 성향의 미술가들의 주된 창작방법론은 비판적 리얼리즘이다. 그 가운데 ‘현실과 발언’은 ‘비판적 리얼리즘’(현실주의)을 지향하는 미술동인이다. 루카치가 제시했던 리얼리즘미술과 어느 정도 부합되는데 인간관, 현실관, 세계관이 그렇다.

저자는 “오윤의 작품은 민중의 전형을 형상화하고 그들의 미의식을 표현하여 리얼리즘미술과 민속미술을 결합한다. 임옥상의 ‘보리밭’에서 원근법을 무시한 소재의 배치와 형상의 강한 표현은 고된 노동의 삶을 살아가는 농민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극사실화는 80년대 한국의 신형상미술과 관련이 있다. 시각기호의 의미와 미적 가치가 중요 관심사로 인간과 자연의 소재를 다룬다. 이들은 “흙(서정찬), 돌(고영훈), 벽돌(김강용), 모래(김창영), 벽(이석주) 등과 같은 자연 대상이나 자연가공물, 그리고 주변 환경의 흔한 소재들”을 즐겨 사용했다. <미술문화·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