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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는 어떻게 여론을 흔드는가
가짜뉴스의 고고학
최은창 지음
2020년 02월 20일(목) 18:44
요즘 방송 뉴스에서 자주 다뤄지는 코너 가운데 ‘팩트 체크’가 있다. 그만큼 조작된 정보가 뉴스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뉴스에서 팩트를 확인하는 팩트체크가 시작되고 전문적인 팩트체커가 등장한 것은 지난 1923년이다. ‘타임’ 매거진 창립자 비서였던 낸시 포드가 팩트를 체크했다. 그는 뉴욕시 공공도서관에서 기사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 일일이 대조를 했다. 이 같은 사실은 1920년대에도 여전히 가짜 뉴스가 일상적으로 유통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가짜 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덩달아 가짜 뉴스가 진짜 정보처럼 가공돼 유포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휘발성 있는 사건이 벌어지면 하루에만도 엄청난 양의 기사가 쏟아진다. 그 가운데는 사실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교묘하게 조작된 정보가 뉴스라는 이름으로 둔갑해 유포된다.

로마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허위정보는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는지, 가짜 뉴스의 역사를 다룬 책이 발간됐다. ‘사물인터넷이 바꾸는 세상’의 저자이자 소셜미디어 플랫폼 전문가인 최은창 씨가 펴낸 ‘가짜뉴스의 고고학’은 가짜뉴스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책임을 묻는다.

역사적으로 가짜뉴스 가운데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조지프 맥카시 상원의원의 발언이었다. ‘1950년대 미국 정부 고위직에 공산주의자들이 침투해 있다’는 발언으로 정국이 발칵 뒤집혔다. 나중에 청문회에서 그는 근거 없는 혐의만 늘어놓다가 역풍을 맞았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휘발성있는 사건이 발생하면 엄청난 양의 기사가 쏟아지지만 그 가운데는 가짜 뉴스도 적지 않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저자에 따르면 신문과 TV는 가짜 뉴스 발원지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같은 뉴 플랫폼을 지목한다. 일반적으로 전문성이 결여된 데다 정파적 관점과 자극적 소재만을 다룬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개인들이 만든 정파적 콘텐츠는 기존 언론의 보도를 토대로 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2016년 미 대선당시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한 가짜 뉴스가 많이 유통됐다. 대부분은 이를 근거로 가짜뉴스 덕분에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여겼다. 그러나 조사 결과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가짜뉴스보다 기존 언론의 보도 행태가 트럼프 승리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기존 미디어들이 트럼프에 대해 보도한 내용은 긍정이든 부정이든 정책을 다뤘다. 그러나 힐러리에 대해선 대부분 스캔들을 부각해 보도했고 이 차이가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마케도니아 소도시 벨레즈에서 한 청년이 엄청난 양의 가짜뉴스를 생산했다. AP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한 청년의 말이 이렇다. “진짜 뉴스인지, 가짜뉴스인지 상관없어요. 사람들이 뉴스를 보면 난 돈을 벌거든요. 가짜뉴스 웹사이트를 운영하면 하루에 2000달러는 벌어요.”

가짜뉴스 뿐 아니라 이들의 주 ‘무대’ 또한 돈을 벌지 않았을까? 플랫폼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검색 정보를 토대로 이들을 붙잡아준다. 수익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플랫폼이 게시물의 진위여부보다 수익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언론사 웹사이트보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기사를 접하고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링크 페이지가 그 역할을 한다. 분명한 것은 영향력이 크면 책임 또한 크다. 가짜뉴스가 사회문제로 부상한 작금에 소셜미디어 플랫폼도 영향력에 맞게 가짜뉴스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허위정보가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민주주의 취약점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면 저널리즘의 신뢰 회복, 정확한 보도 관행, 팩트체킹의 강화, 뉴스 정보에 대한 비판적 수용도 중요하다. 진정한 해결책은 개인 발언자를 추적하는 방식이 아니라 허위정보가 전달되고, 증폭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수단이 되는 플랫폼의 역할에서 찾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동아시아·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